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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흑산도 암동~선유봉~하늘단~심리 190318

by 숲길로 2019. 3. 20.



코스 : 암동 B/S(08:40)~219.3봉~343.9봉~선유봉~한다령 천사동상(11:40)~문암4봉 원형 석단(12:45)~3봉~심리(13:50) gps로 7.2km

2019-03-18 흑산도 암동~선유봉~하늘단~심리.gpx



흑산도 두번째 방문 이튿날, 암동에서 올라 선유봉과 한다령 거쳐 어제 못다한 문암 4봉과 3봉 하늘길 잇는다.

울창 상록숲과 오솔길이 예쁜 암동쪽 능선 걸어, 진달래 총총 피어나는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서남해 수평은 차마 꿈같은 그림이다. 상중하 태도 너머 아스라이 걸리는 가거도와 해무 어린 하늘빛 속으로 지워질 듯 아슬하게 떠 있는 점 점, 만재도... 사라짐의 자태로 응고되는 영원히 잊지못할 잔상이 바로 저런 게 아닐까 싶다. 

지난 번에 발견치 못했던 암동쪽 길 마주 접속하며 다시 찾은 선유봉, 영산도 너머 신안 군도와 진도쪽 조도 군도까지 아른거리는 조망이니 무얼 더 바라랴... 황홀경 삼매 다그치며 갈길 멀다며 짱이 길을 이끈다. 천사가 지키는 한다령 건너 하늘단 오르는 길 접어든다. 발목 흥건히 휘감는 사계의 상록 덩굴 숲길, 지나면 가지끝 발갛게 물들이며 봄으로 기울어지는 소사나무 숲길...

별도의 이름 있을 법한 문암 4봉, 펑퍼짐한 봉우리 주위로 테라스 이루며 펼쳐지는 조망능선이 일품이다. 사리 마을 아름답게 굽어보이는 너럭바위, 내력 궁금한 둥근 석단, 박진하게 펼쳐지며 다가오는 문암산릉 전경까지... 3봉 오르는 동안 이어지는 빼어난 조망이다.

  

흑산은 미련한 내 욕망의 속내, 그 어둠 더듬어가는 산길의 이름이다. 이번에도 시간에 쫒겨 갈라리(갈마리?)끝 등대엔 다다르지 못했고, 심리마을 에두르는 하늘단 둘레길 시점까지 잇지도 못했다. 욕심 같아선 문암4봉 지나 사리와 소사마을쪽으로 뻗는 능선길의 향방도 더듬어보고 싶고, 진리에서 심리까지 몇 고개 넘어 이어지는 옛길도 찾아 걸어보고 싶다. 흑산 산길이 이제야 조금 감이 잡힌다. 그러므로 한동안 묵혀야 할 흑산, 상록의 짙푸른 그늘로 무늬지는 욕망의 갈피따라 꼭 다시 찾아와야 할 흑산이다. 


참고:

칠락산~상라산 구간 이외 흑산도 산행에 유용한 정보는 많지 않다. 문암산까지 기록은 좀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등산지형도조차 없다.

산길 선답기록으로는 풀숲님의 daum 블로그 '풀숲의 하루'가 매우 유용했다. 근래 기록 아니란 게 아쉬웠으나 산길 외에도 지명등 다양한 정보도 꽤 풍부하다.

흑산도에서 만난 주민 중에는 개인택시 하시는 조성안님(010-9030-2921)과 해산물 판매하는 흑산어부 최승진님(010-5625-2214)이 비지정 등로를 많이 답사한 경험이 있어 코스와 길상태 등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주셨고 또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라 하셨다.

  


터미널에서 8시 버스편으로 와서 암동마을 들며 홍도쪽 건너본다.

높은 구름 엷게 덮인 하늘, 시야가 좋은 날씨다. 낮게 깔린 해무가 섬 아랫도리를 감싸는 저 모습이라니... 

  

홍도


암동마을에서


오르기로 맘먹은 능선 자락 빨간 지붕 집으로 간다. 마침 젊은 분이 계신다. 암동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묻는다.

주등로는 역시 남쪽 계곡따라 오르는 길이라 한다. 서쪽 능선으로는 어떠냐 물으니 역시 가능하다고, 따라오시라 하더니 마당을 가로질러 뒷밭 왼쪽으로 난 길을 가리킨다. 이런 고마울 데가...!


등산 채비하며 돌아보다.


역시 이쪽 길은 묵었다. 막바지 적당히 치올라 능선에 붙어오르니 길 흔적 뚜렷하다.  


...... 다녀간 지 오래지 않은 듯.


조망없는 219.3봉 이르러 등대쪽(길은 묵었다) 욕심을 슬그머니 내비치니 짱이 그럴 시간 어딨냐며 한방에 뭉갠다. 깽~!

맞는 얘기다. 오늘 배타고 나가려면 심리에서 오후 2시 15분 버스를 타야 한다. 그렇잖으면 3시 남짓 하산해서 택시 부르든가, 늦게까지 걷고 하루 더 묵든가....   


선유봉 방향으로 가는 길이 참 예쁘다. 전형적인 흑산 숲길.

길에 취해 오르는데 저만치 앞에 조망바위 보인다.


오호, 저기가 어디여~~?


흐미~ 상중태도(우), 하태도(좌) 너머로 가거도.

두차례 흑산도행이지만 가거도를 볼 수 있으리라곤 기대조차 못했다.


홍도쪽

왼쪽으로 뻗는 능선이 등대 방향.


홍도 장도...




걸어온 능선과 심리, 문암산쪽

 

흑산도 종주능선에 해당되는 깃대~문암~선유로 이어지는 줄기


세 봉우리로 이루어진 선유봉 능선








갓산이라던가?(풀숲일기 참고)


울창숲길이 넘 좋다


하늘 캄캄해서 상록터널 들어서기가 무서울 정도...

 

갓산 직전 또다른 조망처에서 돌아보다.

왼쪽 산자락 끝 희끗한 곳이 등대 있는 지점일 듯. 




이 골, (풀숲일기에 의하면) 잔서세미라는 곳인데 예전에 한 가구가 살았다고.

그러고 보니, 암동에서 올라오는 계곡길 만나는 곳이 3거리 아닌 4거리라 갯바위길이라 여겼는데 잔서세미 가는 옛길이었던 셈.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가거도는 진작 가보고 싶었지만, 태도 역시 오늘 이후 무척 가보고 싶은 곳이 될 듯...


하긴 아직 홍도도 못 가봤네, 흑산에 발이 묶여서리...ㅎㅎ


슬쩍 우회하는 갓산 정상, 지나치다 일부러 올라 보았으나 조망이 없고, 암동쪽 능선으로 조망좋은 바위벽이 흘러내린다.

언제 기회 있을까?


갓산 등로에서 선유봉쪽(정확히 큰나무4거리)으로 이어지는 길은 능선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난 자락을 따른다. 여태 진행방향에서 직진하면 해안쪽 지능선으로 빠지므로 갓산 정상을 감돌듯 좌회전하며 묵은 길 나 있다. 저번 선유봉 산행때 길 잇지 못한 산소와 딱 맞아떨어질 듯한 경로다.

과연~! 산소에서 길은 정확히 만난다. 산소 주변 둘러싼 덤불과 상록수림으로 개구녕처럼 길 이어지니 전엔 보질 못했던 것. 

큰나무4거리 쪽에서 가다가 만나는 산소 뒤로 1시 방향, 비스듬한 능선쪽이다(아래 참고).



큰나무4거리에서 선유봉 향해 오른다. 익숙한 길이다.


다시 요런 예쁜 길 지나...


343.9봉 오르며 옥녀봉쪽 돌아보다.

능선 우로 아득히 떠 있는 만재도... 


점 점.. 만재도(위사진 일부)

섬의 정체성은 하늘인 듯 바다인 듯...


영산도 너머 신안군도


오른쪽 조그만 섬은 무인도인 교맥도.

가운데 멀리 우이도(정약전 형제의 상봉 실패 이야기 얽힌 그 섬), 뾰족봉은 상산봉(361.1m). 영산도 너머론 비금 도초도.








맘은 바쁜데 걸음은 안 떨어지고...




교맥도쪽 가물거리는 것들...


다시, 정상에서 뒤돌아보다




갓산쪽 능선과 홍도.





선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바삐 간다.


위사진 일부.

교맥도 좌우로 흐릿한 그림자들, 진도와 조도군도. 저기도 올 봄, 더워지기 전에 가볼수 있으려나?

교맥도 오른쪽 줄기 중 가장 뾰족한 봉우리는 조도 돈대봉인 듯.


사리 앞바다 형제들








선유봉에서


왼쪽 멀리 보이는 점같은 섬, 칠발도.

뒤로 겹쳐지는 높은 봉우리는  자은도 두봉산(364m)으로 짐작된다.

 

암동, 올랐던 능선.

결과적으로 보건데, 저 조망없고 우거진 능선길보담 계곡길로 오르는 게 시간계획상 더 나을지도...  




돌아본 선유봉


암동과 심리

 

암동, 그 집. 촛점이 ...ㅠㅠ


지나온 선유봉 세 봉우리 돌아보다.






잘라논 콘크리트같은...


휘리리 내려와 천사동상 앞에 선다. 홍도가 빤히 건너보인다.




당겨본 홍도




길 건너 들머리. 산소 보이지만 그쪽으로 가지 말고 왼쪽으로 곧장 능선으로...

물론 천사동상 뒤 절개지로 바로 오를 수도 있을 듯.


발목 휘감는 짙은 상록 덤불이 좀 우거진 길이다.


환장하것네~ 이 상록의 울창함이라니...

그나저나 얘들, 나무들 다 잡아먹겄다야~


이어지는 소사나무 숲길


길옆 바위에 올라 심리 방향 하늘단둘레길 능선 건너보다.

오른쪽 저 바위가 어제 우회했던 곳이겠다.

 

심리


선유봉쪽.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든다.


문암3봉쪽. 저 위가 하늘길이란 겨?


또 조망처


당겨본 선유암봉과 옥녀봉(왼쪽뒤)





하늘단 능선에 올라 4봉쪽(왼쪽)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 길로 간다. 너럭바위 있다고 했던... 


과연, 선유봉릉과 사리마을이 멋지게 보인다. 




지나온 능선


당겨본 사리마을 유배공원.

오른쪽 위가 사촌서당, 파란 지붕이 공소.


탐방객들이 제법 보인다.


이걸 하늘단이라 하는 건가? 3봉에도 흡사한 게 있었다.

굳이 인위적 시설물 아니라도 이 자리 자체가 하늘단이다.

 



좀 전에 너럭바위에서 저 방향 잠깐 기웃거려 보았는데 꽤 우거졌다.

뚜렷한 길 이어지는지 모르겠으나 그럭저럭 뚫고 갈수는 있을 듯. 그러나 오늘은 아니다.


소사리로 내려설만 할려나?


펑퍼짐한 4봉 정상부 에두르는 조망바위 따라간다. 




이 계곡으로도 길 된다면... 엄청 울창하다. 


2시 버스 못타면 못 타는 거고... 까이꺼~

어정거린다.


5봉쯤에 해당될 저기도 가보고 싶은디...쩝~






깃대봉에서 3봉까지, 문암산릉 전경

2봉이 1봉 정상을 가려 군시설이 2봉에 얹힌 듯.







3봉으로 간다.

그런데 4봉 정상부 통과가 아니고 기슭따라 길흔적 있어 좀 질러가려 들어섰는데 길 흔적은 곧 사라지고..

돌아가기 싫어 숲을 뚫고 다시 능선에 붙는다.


3봉 가는 길에 돌아본 선유봉릉




돌아본 4봉.

건너편 벼랑이 좀 전에 서 있던 곳.


조망없는 3봉 거쳐 하늘단 둘레길따라 심리로 향한다.

시계를 보니 1시15분. 잘 하면 2시 버스 탈 수 있겠다. 종주모드로 바꾸어 휘리릭~ 내친다.

 

심리로 내려서며






여유롭게 하산하여 심리에서 2시 버스 기다리며 건너보는 선유봉 능선.

오른족에서 왼쪽으로 저 능선 다 밟아왔으니, 어제 여기서 보던 것과는 또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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