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아난티 남해 주차장(09:20) ~ 임진성 ~ 귀비산 ~ 대부산 ~ 고실치 ~ 천황산 ~ 덕월마을(17:10) ~ 출발지점 (12km 남짓)
춘 날씨 쨍한 조망 덕분이었을까, 기대 이상 좋은 코스다.
귀비산은 묵고묵은 숙제였다. 수년 전 기회 있었으나 무슨 핑계인지 챙기질 못했는데 근래 겨울 조망산행으로 남도 산길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다시 눈에 띄었다. 찾는 이 많지 않아 소사나무 낙엽 푹신하게 밟히는 호젓하고 멋진 조망능선길, 관목 덤불 웃자라 자주 회초리 맞고 할퀴는 등로가 좀 까칠하다면 까칠한 편.
전후 멋진 숲길 거느린 귀비산은 기대만큼 조망도 좋았지만, 별 특징없어 보이던 천황산이 뜻밖의 조망 명산이었다. 남해 명산들을 거의 빠짐없이, 그것도 무척 멋스럽거나 당당한 자태로 바라본다. 천황에서 보는 망운은 망운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겠고, 돌아보는 귀비와 대부 너머 괴음 송등 호구 그리고 금산은 낯익은 모습과는 많이 달라 흥미롭고 새로운 눈맛이다.
아쉬운 건 역시 등로 상태. 하지산 전후는 우거진 능선 피해 임도 구간 걸어야 하고, 천황산 일대는 웃자란 관목 가지가 자주 까칠하게 군다. 첨부터 끝까지 능선따라 걸을 수 있도록, 그러나 과하지 않게 조금만 정비하면 최고의 조망을 품은 멋진 숲길 코스가 되겠다.
편의점 앞 들머리 안내판.
오늘 코스 도중에 자주 만나는 표지. 없는 것보담 낫겠지만 내용이 따로 놀아 헷깔리기도 한다.
가령 기림산은 대체 어디?? 하다가, 다시 읽으니 상당산=기림산? 짐작하게 된다.
전형적인 남도 섬산길
덤불 뒤집어쓴 나무들은 귀신놀이 하는 듯.
기왕산 지나 임진성 가는 길
임진성
나중에 보게 되는(내림길에 위치) 안내판
한바퀴 돌아본다.
바다 건너엔 여수 영취산릉. 가운데 섬은 대마도.
나중에 하산할 덕월마을
북쪽, 남구마을 뒤로 귀비 대부산 거쳐 고실치로 이어지는 능선이 든다.
아침햇살 쏟아지는 동쪽, 금산 방향
남으로는 고동 장등 도성산으로 이어지는 줄기.
몇 차례 설흘산행 때마다 늘 눈여겨보았던 줄기지만 아직 미답이다.
여수시와 돌산도(왼쪽) 방향
돌산도 드는 두 다리, 거북선대교(앞)와 돌산대교.
너머로 화양면의 산릉이 둥두렷하고 그 너머론 고흥 팔영산이 어렴풋하다.
임진성을 나와 돌아보다
이후 잠시동안 시멘포장길, 잔땡이 고개까지만이라도 직진등로를 개설했으면 싶다.
잔땡이 고개의 안내판. 술 한잔 주고받았다고 잔땡이일까? '잔등'이 변해 잔땡이가 되었을까?
이 안내판에도 위치를 알 수 없는 '시루봉'이란 지명이 보인다.
잠시 시멘길 따르다가... 도중에 오솔길로 치오르니 성씨 다른 여러 집안들의 산소들이 연이어 나타나는 능선이다.
공동묘지와는 또다른, 가히 산소 순례길이라 할 만하다.
산길은 한동안 이런 분위기.
고씨 집안묘를 마지막으로 산소군은 끝나고 가파른 오름길,
특징없는 명산봉 능선에서 혹시나 조망 나올려나 싶어 동남향으로 나가보지만 덤불에 시달리다 포기하고 돌아온다.
342봉 오름길에 만나는 겨울꽃, 비로소 조망도 트이려 한다.
꽤 추운 날씨라 시원스런 조망이다.
소나무 살짝 가리는 곳이 임진성과 기왕산릉. 왼쪽 뾰족봉은 고동산.
그러나 단연 눈길을 끄는 건 바다 면하여 화려하게 펼쳐진 아난티 왕국.
두 섬은 대마도(좌)와 목도(우)
춘 날씨인데 골프치는 이들 더러 보인다.
골프가 산행보다 더 추울 텐데...
왼쪽 골프장은 바다를 메운 듯하다.
해성고등 교정도 보인다.
평산항.
짐작컨데 바래길 시작하는 곳이 저기일까? 바래길팀 편승하여 고동~도성산 둘러보면 딱 좋을 듯.
임진성
목도 너머 보이는 암릉은 영취산
월포 해안 너머 금산릉과 노도
월포
342봉 지난 능선에서 건너보는 귀비산과 대부산(좌)
고실치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 망운산릉
오늘 코스 내내 인상적이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당겨본 망운암
정상부 시설물
예쁜 길이다.
귀비산 전후 능선길은 천황산 하산로 막바지 구간과 더불어 특히 운치있다. 이후 진행할수록 수북한 소사나무 낙엽 밟으며 걷는 느낌이 아주 좋다.
부근쯤이었을까? 바람 들지 않는 양지에 자리잡고 일찌감치 점심상 편다.
모처럼 조리식으로 1시간에 걸쳐 제법 거한 점심식사.
이런 앙증맞은 돌담 산길은 이 구간과 천황산 내림길에도 만난다.
오늘 코스가 좋았던 건, 남해의 다른 명산들이나 지맥길과도 또다른 깨끗하고 운치있는 이런 길 걷는 맛 때문이기도 하다.
숲 사이로 당겨본 송등산 자락 삼형제같은 바위.
당항마을에서 오르면 거치는 지점일 듯.
섬산답게 소사나무들이 점점 많이 보인다.
우회하지 않고 바로 올라본 496봉 전 암봉에서 건너보는 귀비산
가운데 임도로 띠를 두른 천황산. 특징없이 시시해 보이지만 알고보니 특급 조망을 품었다.
산줄기 드러난 설흘산.
그 앞으로는 고동 장등 도성산릉.
지나온 능선
탱커나 컨테이너선으로 짐작되는 배들이 많이 보인다
송등산릉 분기봉인 496봉 가며
496봉은 오르지 않고 왼쪽으로 우회한다.
능선에서 돌아보니 송등산 방향으로 발길 흔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시간 고려하여 송등산까지 다녀올 생각도 있었으나 포기.
귀비산 오르며 돌아본 괴음산릉 지맥 줄기.
496봉 좌우로 괴음 송등산
오른쪽으로 금산까지...
귀비산의 조망이 기대 이상이다. 하나 아쉬운 건 송등에 가려 호구가 보이질 않는다.
진행방향 대부산릉 너머 망운산릉.
그리고 그 너머 가물거리는...
대부산 북동능선 곳곳 바위 불거지는데 저기도 좀 나가볼까 싶다.
망운산릉 오른쪽 너머 걸리는 지리산릉. 서쪽으로는 얼추 명선 토끼봉까지인 듯.
더 당겨본다.
왼쪽 세석부터 써레봉까지, 통신골도 선명하다.
올해는 지리산엘 한 번도 안 갔다. 근데 아직 눈이 별로 보이질 않는 듯?
당겨본 하동 금오산.
근래 짚와이어인가 먼가 생겼다 하니, 다시 가볼 일 없게 되어버린 듯.
귀비산 정상부
이 방향으로도 저 덤불 뚫고 내려가면
시원한 조망바위 있겠지만 굳이 그럴 거야 없겠고...
여하튼 여수 고흥쪽 산릉들이 참 아기자기하다.
왼쪽 앞줄기 낮게 깔리는 돌산도 너머 뚜렷이 가늠되는 건 만댕이 펑퍼짐한 백야도 백호산, 화양면의 여수지맥 산릉, 너머 가장 멀리 우뚝한 팔영산 등등.
까칠한 팔영산
고동산릉 너머 돌산도와 그 너머 금오도?
저 교량이 어디일까.. 했더니
금오도와 안도 잇는 안도대교. 그럼 오른쪽 둥두렷한 봉우리는 금오도 망산이겠다.
대부산릉과 비렁길 이어 돌면서 망산은 올랐으나 안도대교는 건너지 못했다.
좀 전에 올랐던 조망암봉 너머 노도. 오른쪽 조그만 섬은 눈물같다 했던 소치도.
금산에서 서남쪽으로 뻗어내린 줄기, 저기도 천황산이 있다.
지나온 능선 너머 설흘산릉.
기회된다면 조망좋은 날 골라 고동 장등 도성산과 설흘산릉을 이어보고 싶다. 넉넉한 하루거리 코스가 될 듯.
두곡 월포와 노도 소치도
월포마을
영취산 자락 유화산단 방향
너머 어른거리는 줄기는 조계산쯤일까?
한참 머문 귀비산 등지고 대부산 향해 간다.
한동안 조망암릉 이어진다. 가마저수지가 드러나온다.
불꽃같은 나무들.
남도 산릉에서 소사나무숲은 자주 만났지만 그 낙엽을 오늘만큼 많이 밟아본 적은 없는 듯.
유명산들은 길이 워낙 뺀질하여 낙엽이 별로 남아있질 않았다.
대부 너머 망운, 아무리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자태다.
도중, 호구산이 수줍게 머리 내미는 지점이 있다
대부산 마당바위
귀비 송등 돌아보다
사천 방향 건너보며
와룡산과 창선도의 산릉
대부산정의 조망은 신통치 않다. 북동쪽으로 나가본다.
역시!
남해읍이 한결 시원스레 보인다.
조금 더 가니 귀비 대부 능선이 한눈에 든다.
도중에 불거진 바위가 마당바위.
이 지점 이후론 진행이 수월치 않다.
관목이 넘 우거져 아주 우회하거나 한바탕 사투를 각오해야 할 듯.
실컷 조망 후 돌아선다.
다시 당겨본 금오
남해읍 앞바다
창선쪽
대부산정 내려서는 지점에 뜬금없는 시설물 치장된 전망바위 있다.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든다.
뾰족한 고동산이 단연 두드러지는데 조망도 일품이라 하니 꼭 함 올라보아야 할 듯.
돌아본 귀비산
고실치 가기 전 한동안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걷는다.
어느 쪽도 마뜩찮다. 임도는 재미없고 산길은 잔가지들이 걸리적거린다.
남해 서면과 남면 나누는 고실치
통신 안테나 쪽(북쪽, 진행방향 오른쪽)이 등로인데, 아래 안내판에 이끌려 왼쪽(남쪽)으로 오른다.
고실치 남면 쪽에 있는 안내판.
안내판 뒤 흐린 길따라 올랐더니 반대쪽으로 버젓한 길이 있었다. 산소길. 좋은 길은 산소에서 끝나고 이후부터는 관목 가지들이 걸리적거린다.
오늘 코스 중 가장 등로상태가 안 좋은 편인데 여름엔 꽤 애먹겠다.
천황산 자랑을 저리 거하게 풀어놓았으면 등로도 걸맞게 좀 정비하면 좋을 텐데...
전정톱과 전지가위만 들고 꾸준하게 작업해나가면 며칠이면 될 일인데, 관청은 늘 크게 일 벌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오리나무 많이 보인다.
정상 지척에 두고...
정상 직전,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천황산 정상부는 양방향으로 너덜이 조망대 역할을 한다.
바위 불거지는 귀비 대부 능선 너머 괴음 송등 능선, 그 너머로 호구도 살짝 머리 내밀었고, 오른쪽으로는 금산릉 바위들이 오후햇살에 빛난다.
금산 왼쪽으로 지맥 분기 666봉(안테나), 그 왼쪽으로는 순천바위?
광양쪽
한참 머물며 남해 명산릉들을 싫증나도록 바라본다.
망운산릉도 시야각 달라지니 한결 입체적으로 보인다.
귀비산 쪽에선 의젓했는데 여기선 역동감이 좋다.
찬 서풍 맞으며 산정 서쪽으로 나가 보니 시야 툭 트이는 너덜.
이어지는 등로도 될 듯.
바람 피해 앉아 해지는 쪽 바라본다.
왼쪽 백야도 백호산
여수 시내의 산들.
조망 좋은 곳 많겠지만 워낙 어수선하기도 할 터이니 그닥 궁금친 않다.
뜬금없는 이정표가 멋드러진 바위에 볼썽사납게 서 있다.
누가 무슨 생각으로 저기 설치했을까? 내용도 엉터리거니와 위치 선정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늦은 오후햇살에 부피감 살아나는 설흘산쪽
당겨본 임진성
남해읍
산만하게 우거진 길 지나...
잠시 가파르게 내려선다.
길이 덕월마을쪽으로 방향을 트니 문득 예뻐진다.
바위와 자연석 석축이 잘 어우러진 옛길. 다른 계절에 다시 걸어보고픈 아름다운 길이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 길담을 쌓은 이유가 뭘까? 산 헐벗었던 시절, 사정없이 들이치는 바람 때문이었을까?
덕월마을
에구~~ 해 지려 하네~~
귀신같은 나무들
마을에 들어서 마주친 패딩으로 꽁꽁 여민 두 할매, 얇은 바람막이만 걸친 채 추위에 시퍼래진 꼴로 인사 건네니
뻔히 알면서도 궁금 가득 머금은 표정으로, 머 하고 댕기는 노릇이냐 묻는다. 산에 갔다 온다고, 근데 날씨가 쪼까 춥네요~ 라고, 멋적게 웃으며 대꾸하니
알 만하다는 듯 실실 웃으며, 아~ 산에~~? 하신다.
마을 등지고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에 오뎅과 붕어빵 파는 포장마차 보인다.
먼 귀가길 대비 요기 겸해 뜨끈한 국물로 몸 좀 녹이고 나오니
서쪽 하늘엔 해가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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