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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순천 금전산 160217

by 숲길로 2016. 2. 19.



코스 : 낙안온천(14:15) - 금강암 - 금전산(15:45) - 궁글재 - 구능수 - 불재(17:05)


제석산 다녀와서 금전산 오를 생각에 맘이 바쁘다.

금둔사 절구경은 내키지 않아 궁금하던 매화만 기웃거린다. 얼마전 강추위에 얼었을까, 홍매는 상태가 좋지 않다.

문향이라기도 뭣하게, 두어 그루 백매만 집적이다 돌아나온다. 인연 닿으면 훗날 있을 터...


한낮에 오르는 금전산, 싯누런 바위가 씻어놓은 듯 광채가 난다.

금강암 일대는 좀 산만한 풍경이다. 기도 시설이 어지러워 자연스러움 찾는 산객 눈에는 좀 거슬린다.

휴양림쪽 길 접어들어 원효대 굽어보는 능선으로 오른다. 짧은 바윗길과 막판 산죽까지, 잠시나마 자연스런 산길 맛이다.

불재 하산길, 오후햇살 받는 동녘 산릉들은 더욱 뚜렷해지고, 저만치 바닷가 도시는 희고 곧은 금속 줄기들의 속살까지 선연히 드러난다. 


하루에 남도 두 산길, 이른 상춘 욕심에 꽃구경까지 우겨 넣었으나

스쳐가는 밭자락 매향이 귀히 자란 절집 매화 못지 않더라 함은 

언제나 뒤늦게 깨닫는 밖으로의 길.


금둔사 일주문.


글씨엔 전혀 까막눈이란 전제 하에

아래 편액만 보면 좀 약해보이는 느낌 드는 필치인데,

위 사진의 일주문 전체 속에서 보면 오히려 섬세하고 부드럽게 조화하는 멋이 있다.

화려하고 육중한 일주문 건물을 슬쩍 들어올리는 유연한 힘이 느껴진다, 랄까...  





3층탑 등 보물급 유물을 포함하여 분위기 좋은 절집 곳곳을 기웃거리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테니

들머리에서 멀지 않은 매화만 기웃.

어차피 맘은 콩밭(금전산)에 가 있으니...
















나오는 길에 본 일주문 뒷쪽의 편액.

추사의 글씨라는데, 집자인지 직접 써준 건지는 모르겠다. 아마 후자일 듯?


성당(盛唐)시인 왕유(王維)가 쓴 ‘육조혜능선사비명’의 ‘세계일화 조종육엽(世界一花 祖宗六葉)’이라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세계는 하나의 꽃이며 조사의 종풍은 여섯 잎이라는 의미로

초조달마에서 육조혜능까지 내려온 중국 선종(禪宗)의 전등(傳燈)을 절묘하게 표현한 말이다.

 - 법보신문에서 인용 -


절구경은 담으로 미루고 얼른 금전산 들머리로 간다. 


금전산 오르며 돌아보다.

뾰족한 건 아마 호남정맥 백이산인 듯.

백이산릉은 민둥한 억새능선이라 조망 좋았는데, 우리 갔을 당시엔 박무로 좀 불만스러웠다.




정면 암릉을 오르는 길이 있을까?




돌아본 낙안벌


당겨본 낙안읍성






저 지점에서 정면 암릉쪽으로도 길 흔적 뚜렷한데,

얼마나 오를 수 있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맘도 바쁘고 잔설도 보이니 그냥 좋은 길따라... 


산중턱의 대숲이 이채롭다.


금강암 오르는 계단에서


극락문


극락문 지나니 고드름이 살벌하다. 제대로 맞으면 진짜 갈 수도 있을 듯.

죄진 게 많아 후딱 지나간다.

1~2분쯤 지났을까, 커다란 얼음덩어리 떨어지는 굉음이 등 뒤로 들려왔다.


금강암


좀 어수선한 듯..


깜놀이야! 이쁜 부처님아~~


기계로 깍은 듯 정교하여 오히려 감흥이 일지 않는 마애불이다.

사실적이라기보담 현실(세)적인 표정이 마애불이 가져야 할 신비감을 앗아가는 듯하다, 랄까.


다시금 낙안벌 굽어보다






건너보이는 고동산(철탑쪽)과 조계산.

고동산은 민둥한 철쭉군락지였던 기억.

백이 고동산릉은 조망좋을 때나 꽃시절에 다시 함 걸어도 좋을 텐데...  


정상 바로 오르지 않고 휴양림길로 가면서 금강암 굽어보다








건너보는 오봉과 제석(오른쪽)

제석산 신선대는 단연 뾰족하게 두드러진다.


사진 왼쪽 위, 전망데크 있는 곳을 거쳐 휴양림길 이어지는 듯하나

우린 능선따라 정상으로 오른다.

금전산도 여기저기 조망바위 기웃거리려 맘먹는다면 꽤 시간 걸리겠다.




어쩌면 저 바위도 다녀올 수 있겠고..


오른쪽 계단이 정상 가는 주등로


조심히 올라오셔~~


오봉 제석 건너보는 눈맛이 좋아 줄곧 담아본다








헬기장 공터 지척에 두고 전망데크 건너보이는 지점에서



바위 벗어나니 지척인 헬기장까지는 산죽 혹은 덤불 우거진 숲,

가시덤불보단 산죽이 만만해 보여 그냥 뚫고 오르니 금새 길 만난다.  


정상에서 보는 오봉과 제석



광양쪽.

왼족 높은 건 하동 금오산인 듯하고 광양 오른쪽 너머로는 남해 망운산일 듯.


슬쩍 당겨본 모습.

저 교각은... 이순신대교?


하산길에 당겨본 지리산릉,

만복대에서 반야까지

 



동교제 저수지와 휴양림


궁글재 지나 오르며 뒤돌아본 금전산


불재 향해 내려서며


백운산릉


















교통편 관련 뱀다리:

불재 내려서 '낙안읍성 민속택시'를 부르니

택시가 딱 한대 뿐이라면서 20분쯤 기다리라 한다. 불재는 버스도 자주 다니지 않는 곳이던데...

최대한 빨리 좀 오시라 해 놓고 옷 털고 배낭 챙기는데, 다시 전화가 온다.

벌교택시 편에 연락해 두었으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잠시 후 나타난 벌교택시, 입담좋은 연세 지긋한 분이 낙안온천까지 데려다 주고

벌교가 아닌 낙안택시 기준으로 7000원만 달라신다. 낙안택시 기사님의 부탁이라면서.

낙안택시 기사분의 성의와, 그 성의를 감당해주는 벌교택시 기사분의 마음이 참 고맙다.

전화위복이랄까, 자칫 택시 오래 기다리며 낭패스러웠을지도 모를 상황이

오히려 기분좋게 마무리.


돌아오는 길은,

대형 물류차량 붐벼 정신사나운 남해선과 구마선을 버리고

첨 달려보는 순천~완주 고속도 거쳐 거쳐 88선을 탄다.

해 지기 전 눈덮인 노고단 만복대 지리 장릉과 구례 곡성 남원의 명산릉들 휘둘러보는 눈맛이 좋다. 

길은 곧고 한적하다. 날아간다.

거리 좀 멀지만 쌩쌩 달리니 시간은 오히려 단축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