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유가사 종점(12:35) - 초곡(와우)산성(13:40) - 비슬산(16:25) - 대견사 위(17:25) - 출발지점(19:15)
산이 재미없어졌는갑다, 싶기도 하다. 아침일찍 부지런떨며 내달려가는 노릇이 근래 들어 부쩍 시큰둥해진다.
어저께 팔공산처럼, 오후에 올라 해빠지는 거 보고 내려오는 산행도 괜찮은 듯싶다. 다만 하산길은 위험부담 없는 코스라야 할 터.
궁금하던 초곡산성 능선과 이어 여유롭게 한바퀴 돌아본다. 겨울 눈산행으로도 몇번 올라본 비슬이지만, 찬바람만 울며가는 메마른 풍경도 나쁘지 않다. 호젓한 적막산길, 꽃철 유원지처럼 붐빌 때보담 한결 산이 산답다.
길 참고:
산길 들머리는 유가사 종점 주차장에서 개울 건너 보이는 솔농원 뒷쪽. 임도같은 널찍한 산소길 따라 잠시 오르면 능선에 붙고, 이후 한동안 여유롭게 간다. 그런데 마지막 산소 지나면 길 흐려지다가, 무너진 성축 만나기 직전(능선 올라서기 수백m전)부터는 무지막지한 덤불지대 나타난다. 줄기만 무성한 억새나 덩굴풀 따위가 아니라 가시많은 찔레같은 덤불이라 이 계절조차 능선고수는 불가능하다. 왼쪽으로 우회하듯 가다가 결국은 가시덤불 헤집고 기어오르니 산성 한 모퉁이. 파헤쳐진 지 오래지 않은 멧돼지 흔적들 역력하다. 먼지 뒤집어쓴 덤불에 갇혀 바짝 쫄면서 멧돼지길따라 잠시 악전고투. 주릉에 붙으니 길 뚜렷하다.
대구에서 비슬산 가는 길이 엄청 수월해졌다. 터널 여섯개쯤 이어지는 테크노폴리스 도로 덕에 삼사십분만에 날아간다.
대곡지구나 상인동에서라면 이십분 안짝이겠다.
마지막 산소이자 첫 조망처에서 건너보이는 비슬산릉
덤불지대. 도저히 뜷고 오를수 없어 왼쪽으로 우회한다.
가시덤불 뚫고 올라선 폐성축에서 잠시 숨 돌리며 건너보다
덤불에 갇혀 어디로 뜷고 갈까... 고민하며 돌아보는 서남쪽
가시덤불 좀 성긴 억새지대따라 이어지는 멧돼지길 답습하며 돌아보다
주능선 바위에 올라서서 흐뭇한 마음으로 건너보다
왼쪽이 초곡산성에서 가장 높은 지점
능선 이어지는 서남쪽, 양리쪽
뚫고 올라온 덤불지대
남쪽
진행방향 반대쪽으로 잠시 와서 돌아본 바위지대.
초곡산성 곳곳엔 이런 바위들이 많이 보인다.
당겨본 비슬 정상부.
아래 도성암도 보인다.
잠시 더 나가보니 서쪽으로 시야 트이는 곳 있다.
고령 개진면 휘감아도는 낙동강과 가야산릉이 한눈에 든다.
초곡산성 정상부
좋은 우회길 대신 산성축따라 진행한다.
길은 잠시 후 밭 옆을 지나오는 우회로와 만난다.
이 능선은 대부분 솔숲길
초곡산성 안내판으로 짐작되는 게 보인다.
초곡산성은 현재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가시덤불에 묻혀있는 장방형의 성축을 복원까진 아니더라도 훤히 드러나게만이라도 하면 좋겠다.
초곡산성에서 비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768봉 전까지는 대부분 구간 기복없이 우회하여 이어진다. 걷기 수월하다.
도통바위 능선길과 만나는 지점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다.
오른쪽 능선이 진행해온 길, 가운데가 도통바위 능선.
기온은 찬데 대기는 맑지 않다.
정상부
최정산에서 통점령 능선
나름 걸을 맛인 겨울 억새길
뒤돌아보다
앞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도통바우 능선과 그 뒤로 거쳐온 능선
앞산과 최정산릉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든다. 가운데 둥두렷한 곳이 초곡산성.
왼쪽이 도통바위.
빤히 굽어보는 도성암 조망이 좋은 곳.
유가사로 내려가는 최단 능선
멀리 가지 운문.. 영알 능선
겨울억새길
저녁햇살 드는 산비탈 돌아보다
건너 1034봉 능선.
당초 예정은 저기서 일몰을 보는 거였는데 시간이 좀 빠듯할 듯. 정상에서 너무 뭉기적거린 탓이지만
아무러면 어떠랴, 해야 매일 뜨고 지는 것이니...
노을빛 쏟아지는 길을 음미하며 걷는 이 순간이 다만 좋다고 느낄 따름..
모든 것이 붉어지는 시간.
하산릉 너머로 가야산이 봉긋
매번 올랐던 월광봉을 오늘은 우회해 왔다.
동쪽 하늘이 서쪽보다 더 붉은 듯
드디어 조화봉 삼거리에서
대견사 탑우로 지리가 걸린다.
990봉 너머로는 창녕쪽 산릉들..
조만간 오랫만에 관기봉쪽이나 함 가볼까나? 길 뚫려 들이대기도 수월해졌으니...
대견사 절 다시 짓는다 할때 무슨 씰데없는 짓인가... 싶었는데
오늘 첨 보니 그리 밉지만은 않다.
돌아보는 월광봉쪽
당초엔 1034봉 거쳐 능선따라 내려서려 했으나
데크길따라 수성골로 내려서는 게 수월하겠다 싶어 계곡 방향으로 향한다.
데크길에서 건너보다
그런데...
이 넘의 데크길이 계곡 향하는 하산로가 아니었다. 뱅뱅 돌다가 도로 능선으로 올라서는 꽃놀이길이다. 어둡지만 않다면 묵은 계곡길 찾아 내려설 수 있겠지만
지금은 도리가 없다. 가파른 계단 헐떡거리며 올라 다시 능선에 선다. 된장...!
이왕 능선으로 되올라섰으니 현풍 야경이나 즐기며 간다.
지리가 봉긋
또다른 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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