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오어사 주차장(10:15) - 자장암 - 대왕암(11:50) - 운제산(12:05) - 시루봉(14:20) - 산여고개(14:40) - 422봉(운제중봉 15:25) - 헬기장 왕복 - 원효암(16:05) - 출발지점(16:30)
지난 무장 토함산행에서 둘러본 일대 산세는 기대이상 깊고 울창했다.
경주 시내 굽어보는 토함산릉보다 북으로 겹겹 산릉들이 더 신비롭고 그럴듯해 보였다. 하여
곧장 이어 둘러본다. 무장 함월산릉에서 돌아보던 아득한 그 산줄기들 속살에 대한 궁금증 가시기 전에...
걷는 재미 산행 재미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편이다.
포항시민들 애용하는 산책로이자 오천 해병들 애증어린 행군로답게 대부분 구간 산길이 지나치게 너르고 뺀지랍다.
혹시나 기대했던 시루봉 가는 길조차 줄곧 능선 우회하는 임도다. 아주 일부 구간만 호젓한 산길이다.
조망처 또한 운제산정 부근에 집중되어 있을 뿐, 시루봉 능선도 원효암쪽 능선도 하산할 때까지 주변산세 살필만한 포인트 한군데도 없다.
게다가 대도시에서 동떨어진 무장산쪽보다 운제산이 더 따뜻한 걸까? 산빛이 초록으로 우거지며 연두를 떠났다.
덕분에 철쭉은 제철이다. 운제산릉 오름길부터 시루봉 능선까지 산길 단조로운 와중에도 심심찮은 꽃놀이다.
하산후 아쉬웠던 또한가지, 원효암쪽 능선 북쪽 헬기장에서 망설이다 되돌아오는 바람에 오어사쪽 굽어보는 조망처를 놓쳤다.
산길 재미 부족에도 불구하고, 주변 산세는 기대했던 만큼이다.
시루봉에서 무장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오어지로 합수하는 수갈래 골짜기들 가을 모습이 궁금해진다.
하늘 푸르러지고 산빛 짙게 물드는 가을날, 대골이나 산여계곡 또는 오미골과 시루 무장 능선을 잇는다면,
운토종주 코스도 마무리하면서 산책길이 아닌 태백산맥 끝자락 운제의 또다른 면모를 엿볼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날아가실듯 화려하게 청기와 올린 절집.
예전에 한번 와보았던지 어떤지 기억 가물거리지만, 절구경은 하지 않는다.
산책 나온 지역민들과 초파일 앞두고 절 찾은 이들 북적이는 분위기에, 이거 영 잘못 찾아온 거 아닌가...
싶은 걱정까지 슬몃 동하는 상황.
게다가 어저께 무장산과 달리 산빛은 벌써 와저리 시퍼렇노?
봄물빛 덩달아 짙푸른 오어지, 네고기도 내고기도 보이질 않네~~
오름길에 올려다보는 자장암
벼랑끝에 암자 짓는 마음을 아직 나는 모른다.
송화 피어나는 오월 신록이나 보일까말까~일 따름..
낯익은 꽃인데, 예전에 함 들었을 법한 이름은 그새 잊어버렸고..
초파일이 머잖았으니 연등 치장이 곱다.
이 세상을 고통과 번뇌의 바다라 여기셨던 부처님조차, 오채로 빛나는 이승의 아름다움을 멀리하지 않고 찬탄하셨다 하니...
고통과 번뇌의 대비로 더욱 빛나는 게 세상의 아름다움이라면,
인간사 희비극에 무심한 자연의 표정이야말로 아름다움이란 가치의 윤리적 뿌리가 아닐런지...
암자 옆 벼랑에서 굽어보다.
단풍시절쯤, 저 골따라 함 걸어올라도 좋을 성싶다.
포장길 만나면 능선으로 오르면 되고.
저기는 물 건너기 곤란할려나?
암자 마당으로 돌아와서 건너보는 남쪽.
대로같은 능선길 오르다 숨 돌리며 건너보는 포항시쪽
길가엔 철쭉 총총이다.
대왕암 가며 건너보는 시루봉쪽. 꽤 육중한 맛이다.
대왕암 너머 무장 동대봉산릉쪽
동남쪽. 호미지맥 줄기?
대왕암.
이름은 좀 과장이다. 그냥 무슨 바위쯤이면 좋을 것을..
그러나 사방 조망은 그 이름에 걸맞게 오늘 코스 중 최고다.
대왕암에서 건너보는 운제산 정상부 능선
463봉 방향
운제산정에서 산불초소봉 너머 이어지는 줄기
당겨본 산여계곡 하류.
원효암 뒷산줄기(동쪽).
나중에 저 헬기장에서 좀 더 나가보았어야 오어사 굽어보는 조망바위에 닿는데, 그냥 되돌아와 원효암으로 하산해 버렸다.
너머로는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들.
조금 더 오른쪽(동남쪽)
산여고개쪽(남쪽) 무장봉과 동대봉산쪽
조금 더 당겨본 모습
시야 좋다면 호미곶으로 휘어지는 영일만 해안선 윤곽이 보일 텐데...
운제산정에서 보는 시루봉릉
초소봉 쪽
산불초소봉은 우회로 있으나 조망 좋을 듯하여 바로 올라본다.
산불 초소봉에서
초소봉에서 뒤돌아보는 운제산정과 대왕암봉
시루봉쪽.
오른쪽 능선너머 보이는 건 도투락 목장 쪽인 듯.
시루와 무장 동대봉산릉? 언젠가 이어보아야 할..
초소봉 내려서 대송면 갈림길 지나면 호젓한 오솔꽃길이다.
오늘 코스 중 가장 맘에 드는 산길 구간.
이후 내내 이런 멋진 산길이려니, 기대했는데 홍계리 갈림길부터 다시 너른 임도다.
능선에서 점심 먹으며 내다본 463봉쪽.
북쪽
산비탈 희끗하게 파먹은 곳은 경주 강동 산업단지 조성지인 듯하고 그 뒤로는 형산(257m)?
홍계리 갈림길 지나면..
임도같은 길 이어진다.
큰 기복없는 능선인데 그나마 에두른다.
걷기야 좋지만 별 재미가 엄따~
무슨무슨 길, 걷기 나온 듯~
잠시 다녀와야 하는 시루봉 삼거리.
무장봉쪽으로 내치고 싶은 맘은 꿀떡 같은데, 오늘 목표는 거기가 아니니 담에 더 존날 더 존 코스 골라 가기로 한다.
시루봉 정상표지는 세개다.
제각기 개성 뚜렷하여 아주 보기 싫은 놈은 없다...ㅎㅎ
최근에 들어선 듯 잘난 놈은 혼자 폼 잡고 북향했고, 기죽은 두 놈은 다정하게 나란히 동향이다.
산여고개로 간다. 말이 고갯길이지 가파르지도 않고 무슨 둘레길같은..
산여고개
고개 지나 뒤돌아보다
고개에서 건너보는 운제산릉.
맨 앞에 머리 치켜든 곳이 대왕봉, 맨 뒷쪽이 초소봉.
슬쩍 당겨본다.
산여고개 지나 오르는 길,
그닥 가파르지 않지만 바람없이 더운 오후라 잠시 땀 뽑는다.
422봉, 운제중봉이라 적힌 표지 있다.
위치나 고도로 보아 그럴듯한 작명이다. 조망없음이 아쉬울 따름.
북으로 이어지는 능선
애기나리도 제철이다.
마지막 헬기장에서 돌아보는 422봉.
조망이 기대만큼 시원치 않고 햇살 따가워 오래 머물진 못하겠다.
건너보는 대왕암 능선
동남쪽.
오늘 내내 눈에 들던 가운데 저 봉우리, 호미지맥 만리성재(봉 428m) 아닐까 싶은데 확신이 없다.
원효암에서
오어사로 나가질 않고 '추락위험'이라며 막아놓은 오어지쪽으로 가 본다.
저수지 보긴 좋으나 과연 위험하다.
자칫 미끄러지면 그냥 오어지로 입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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