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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 조계산~닭봉~노고치 140414

by 숲길로 2014. 4. 16.

 

 

코스 : 선암사 주차장(08:15) - 작은굴목치(09:22) - 조계산 장군봉(10:00) - 접치(11:15) - 오성산(12:01) - 두모재 - 유치산(14:24) - 볏바위(11:15) - 닭봉(15:34) - 훈련봉(16:13) - 노고치(16:45)

 

 

사정상 불참한 전날의 정맥산행 땜빵이다.

미루면 영 가기 싫어질 듯하여 맘 변하기 전 후딱 다녀온다. 

 

오랫만에 조계산정 올라본다. 기억 더듬어 보니 이 계절엔 두번째쯤이려나..

모처럼 쾌청 하늘, 비교적 조망 좋다. 

모후 무등 백아가 눈시원하고, 지리 반야와 백운이 가물거린다. 남으로 눈 돌리면 아득한 여천반도 좌우 남해물빛도 희끗하다.

고도 탓일까? 활엽 주종임에도 산빛은 조금 이르다. 말발굽 두능선 사이 장박골은 더 캄캄해 보인다.   

 

오르내리는 길엔 진달래 지면서 철쭉 피어난다. 계절의 질주가 참으로 거침없으니

절기에 비해 무척 덥게 느껴지는 날씨다. 바람마저 거의 없어 꽤나 힘든 산행이다.

땀께나 뽑으며 숨차게 치오른 오성산과 닭봉. 별 볼품없고 가시덤불 걸리적거리던 능선길과 달리 일품 조망이다.

부신 눈 가늘게 뜨고 둘러본다. 낯설고 황홀하다.

반야는 어느새 사라지고 겨우 잡혀드는 구례의 오산 둥주리봉 능선... 봄날 안개에 묻혀가는 먼 산릉들 윤곽이 아쉽다. 

희아 너머 북으로의 산줄기를 가늠한다. 조망 좋다는 삼산과 봉두를 잇는 기약없는 코스를 그려본다.

 

쉼없이 오고가는 시절의 무궁무진, 쌓을 수도 채울 수도 없는 시간의 풍경.

하여 그 모든 산길, 몸으로 드는 순간 사라져가는 찰나의 기억들일 따름..    

 

비교적 이른 시각, 선암사 초록숲길 접어든다. 싱그럽기 그지없다.

몇 번이나 걸었던 길이지만 오늘 이번처럼 호젓하고 가쁜 마음으로 걸어본 적 있었던가... 

 

 

 

연두가 창궐하여 초록이 드니... 참 좋은 시절이다. 

 

 

 

 물가엔 수달래 총총 피어나고

 

 

 

 

 

 

뒤돌아보는 승선교, 물에 비치는 초록이 고왔다. 

 

 

선암사는 들르지 않는다. 이맘때쯤 치렁치렁 꽃피운 나무들에  황홀히 감탄했던 기억이지만

아무리 절집이라 해도, 신도도 아닌 주제에 아침 댓바람부터 들이대는 건 볼썽사납다.

다만 잠시 갈등한다.

큰굴목치 갈지, 작은굴목치 갈지, 혹은 대각사 거쳐 작은굴목치 오를지...

조망없는 정맥능선 일부 잘라먹고 작은굴목치로 향한다.

 

 

 

 산길 옆에 하나둘 눈에 띈다

 

 홍도일까 홍매일까?

 

 괴불주머니?

 

 

 

 엄청 많이 보인다.

 

 

 꽃밭길이다.

 

 

 

 작은굴목치 직전에 돌아보다

 

 작은굴목치에서 숨 돌리다.

바람없이 더운 날씨, 여기까지 오면서도 꽤나 땀뽑았다.

 

 배바우에서 돌아보다.

이어온 정맥 고동산 백이산과 오른쪽 멀리 존재산릉. 왼쪽엔 금전 제석산릉이 보인다.

 

 연산봉릉

 

 연산봉릉 산빛에선 봄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능선 너머론 모후산 삐죽.

 

 동쪽, 선암사와 상사호쪽.

멀리 여천반도 오른쪽엔 순천만 물빛 희끗하다.

 

 산빛 굽어본다. 정맥 능선과 연산봉릉 사이 장박골과 달리 봄빛 제법이다.

 

 

 

당겨본 선암사쪽 

 

 

 

 

 

 정상 가기 전 조망터에서 배바위 돌아보다. 멀리 존재산릉도 시원스럽다.

 

 옛길따라 정상 올라서며

 

 정상에서 돌아보다

 

 멀리 광양 백운산릉. 이어지는 산줄기는 호남정맥길 남은 구간이기도 하다. 

 

 

 

 백운산릉 오른쪽

 

 흐릿한 반야봉. 당겨본다.

 

 반야 오른쪽으로 왕시리인 듯한 봉우리 가늠되고...

더 오른쪽 뒤로 흐린 뾰족봉은 천왕일까 삼신일까?

 

 연산봉 왼쪽 망일봉 능선,

연산봉 뒤로 멀리 가로지르는 줄기가 화순쪽 호남정맥일듯.

 

 모후와 무등

 

 멀리 까칠하니 가장 높은 백아산릉

 

 정상 내려서는 길엔 제법 싱싱하고 꽃빛 짙은 진달래..

 

 능선 우회하는 사면길엔 끝물 얼레지가..

 

 꽃진 자리 또한 꽃길

 

 고도 낮아지니 철쭉 피어나고..

 

 

 은은하니 연한 빛깔의 철쭉 만발이다

 

 접치, 호남고속도 건너며

 

 오성산 오르며 돌아보는 조계산릉.

정맥길은 건너편 산소 보이는 능선인데, 우린 조망좋은 산소 거쳐 옆 능선으로 오른다. 산길 좀 허접하다.  

 

 

 구슬붕이들도 한창이다. 썩 많이 보인다.

 

 조망좋은 오성산정에서.

고사리 뜯고 있던 산불감시원 아저씨, 반갑게 인사 건넨다.

 

 모후와 무등,

왼쪽 바로앞 봉우리는 연산봉에서 이어지는 시루산 등학산.

 

 창촌(주암면)쪽

 

 창촌 북쪽에 우뚝한 아미산(오른쪽)

 

 오늘 코스 후반부 구간, 유치산릉(앞줄기)과 닭봉(가운데), 훈련봉(오른쪽)

 

 담구간 문유산 능선.

뒤로 멀리 보이는 줄기는 도솔 따리봉에서 백운산 억불봉까지

 

오른쪽 휘어지는 도로는 호남고속도, 그 오른쪽 산릉 너머가 순천시.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는, 정맥 담구간 바랑산에서 남으로 나뉘는 능선상의 국사봉인 듯.

 

 

오성산 내림길,

그늘좋은 조망처에서 점심 먹으며 건너보는 유치산릉과 닭봉.

닭봉 아래 벗겨진 산비탈은 차밭.  

 

 유치산에서 서쪽으로 이어진 형제봉릉과 봉긋한 아미산

 

 

 

 

 

 

돌아보는 봄산빛, 초록 나비 하늘 가득이다.

 

사실 오늘 코스 진행방향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현재까지의 진행과, 코스 최고봉이자 봄빛 궁금한 조계명산을 느긋하게 즐기고 싶은 욕심에서 남에서 북으로 결정했지만

결과적으론 반대반향이 더 좋았겠다.

새순들 반짝이는 봄산빛은 역광이라야 은은한 듯 화려한 제맛이고, 바람마저 남풍 쪽으로 바뀐 계절이니 더운 날씨엔 시원한 맞바람이 유리하다.

물론 정면으로 햇살을 내내 받고 가야하는 부담도 있다.

 

두모고개 지나 오르며 뒤돌아본 두모마을쪽.

 

 

 

 

 

 

477.3봉 오르는 도중 산불지대 지나며

 

뒤돌아본 오성산과 조계산릉

 

 

 

 

기이한 죽음의 자태 옆으로 신록은 돋아나고...

 

 

 

붉은 철쭉도 많이 보인다. 조만간 터질 듯.

 

지도상의 유치산은 조망없는 삼각점봉이다.

닭고개란 뜻의 유치酉峙 옆 봉우리라 그리 부르는 듯한데 별 설득력이 없다(유치산 정상석은 볏바위에 있다). 

일대엔 닭과 관련한 지명이 많이 보인다. 닭봉과 유치(닭고개), 그리고 닭봉 올려다보는 마을 유흥리까지.

닭봉 정상 직전 봉우리인 '뱃바위' 역시 무슨 뜻일까, 했는데 '볏바위'(닭벼슬바위)의 와전일 듯.

짐작컨데 유흥리에서 올려다보는 닭봉 능선이 닭형상 아닐까 싶다.

 

 

 

꼬인 채로 살아가는 칡덩굴.

스스로 꼰 걸까, 누군가 지나가며 꼬아놓은 걸까?

 

 

닭고개

 

뱃바위.

생김으로 보아 볏바위의 와전이 분명할 듯. 뜻이 살아있는 볏바위란 이름을 되찾았으면 싶다.

 

뱃바위 오르기 전 조망터에서 숨 돌리며 건너본 훈련봉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사진으론 별로 드러나지 않지만) 뱃바위는 코박고 오른다.

 

뱃바위에서 건너다본 닭봉

 

 

 

돌아보다

 

유치산에서 형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 모후산릉

 

 

굽어본 차밭

 

 

 

 

훈련봉쪽 능선과 너머 담구간 문유산릉

 

뱃바위 떠나며 돌아보다

 

닭봉 오르며 돌아보는 뱃바위

 

 

 

 

 

닭봉에서 건너보는 희아산릉과 뾰족한 봉두산 오봉산릉

그 오른쪽 멀리 흐릿한 줄기는 구례 오산에서 둥주리봉 천황치 거쳐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일 듯. 

 

월등면 소재지 뒤로 멀리 흐릿한 백운산릉,

 

노고치(도로) 건너 정맥 이어지는 문유산릉

 

 

 

닭봉 내려서며 조망바위에서

 

 

 

뒤돌아본 희아산릉.

원달재 건너 봉두로 이어지는 줄기가 좀 더 드러난다.

 

정맥줄기와 희아 봉두 능선에 둘러싸인 분지같은 월등면

 

 

 

오늘 코스 마지막 조망처일 듯한 곳에서 담구간 문유산릉 다시 건너보다

 

조계 오성 뒤돌아보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육산 훈련봉 능선은 꽃길

 

오후햇살 등지고 가며 뒤돌아보다.

성큼 키 낮아진 햇살이라 초록이 한층 곱다.

 

 

 

진달래 철쭉 피고지는 길...

 

 

 

노고치 내려서며

 

노고치 도착하여...

선암사에 두고온 차를 회수하려 택시를 청하니 의외로 수월치 않다. 순천 택시도 월등 택시도 다들 예까진 오기 싫댄다.

할수없이 이십여분 기다려 지나가는 트럭 얻어탄다.

순천 산다는 중년 호남, 여기는 택시도 잘 안 오고 지나다니는 차도 거의 없다며 기꺼이 옆자리를 내어주신다.

인사 주고받다가 자연스레 화제는 산으로 흐른다. 한때 산께나 다녔는데 지금은 여름 지리산골이 젤루 좋더라는, 등산과 마라톤 자전거까지 즐긴다신다. 잠시나마 산과 운동 얘기로 심심치 않다.

승주읍에서 선암사행 버스 정류소 앞에 내린다. 사례라도 좀 하겠다 하니 막무가내 손사래다.

좋았던 산행, 큰 불편없이 마무리하게 해주신 호의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