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유둔재(08:55) - 저삼봉(09:35) - 백남정재(10:06) - 북산(11:03) - 너덜에서 점심 - 규봉암(12:42) - 장불재(13:25) - 낙타봉(14:05) - 안양산(14:45) - 둔병재(15:20) - 602봉 - 625봉(16:08) - 어림고개(16:40)
(지도제작 : 버반님)
저것은 허공을 받치는 시간의 뼈, 검으나 물결무늬 각진 모서리들은 한때는 바람에도 마음이 있었다는 증거.
지금은 와글대는 발길 눈길들에도 미동없는 무등, 함부로 골 내비치지 않은 채 크고 고요하게 무너져 앉은 어미가슴을 닮았다.
바람에 들썩이는 옆구리 잔뼈들과 이마에 박힌 검은 보석들도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
날로 희어지는 11월 억새밭에 그림자 떨구며 새들 날아간다. 갈기능선 가로질러 서西로 비스듬히 머리 향한다.
광활이 있다면 날렵도 있다. 장불재 너른 벌판 너머 백마릉 걸린다.
주상절리 수직과 억새초원 수평이 바람과 수작하여 낳은 활주의 원호, 출렁이는 살肉의 율동을 매듭짓는 검은 뼈마디들.
극과 극을 잇는 최적 최단의 경로를 따라 호남길 능선이 흐른다. 쉼없이 비질하며 하늘 쓸고 간다.
하늘로 난 직립의 바윗길 비껴 귀기울이고 돌아본다.
백마능선 푸른 허공에 새겨진다. 곧고 검게 서 있는 누천만년 낡은 돌기둥들 쉼없이 달그락대는 소리들.
여물대로 여문 갈망으로 벼려낸 기하학적 추상이거나, 둥근 무등 타고 흐르는 바람으로 둔갑하고픈 시간의 뼈들.
그러므로 무등은 선線이다.
덕산 지공너덜 바위들조차 돌아서면 각잡고 다투더란 소문이다.
낙타봉을 고쳐 적는다. 백마봉, 갈기능선에 서다.
내달려 솟구치는 원호의 날개, 물결치는 억새밭에 피할 데 없는 빛 쏟아져내린다.
넘쳐흘러 오히려 어둑해지는 태양의 기슭, 제 뼈 두드리며 탈혼과 둔갑을 연습하는 묵은 바람들의 언덕이다.
허나 모든 산에는 문門이 없으니 자주 밖으로 나도는 그 산의 바람들
품 이미 식었으니 내도록 돌아올 줄 모른다.
편안히 바라보시라.. 그 이름일까, 안양쯤 이르러 비로소 고요해지는 숨결 있겠지만, 새삼
뉘라서 돌아보겠는가. 기개는 사라지고 이름만 남은 무리 이끌고 둔병屯兵고개 넘는다.
망연히 돌아본다. 무등 이마에 부스럼마냥 흉한 시설물들, 멀어 조금 더 다소곳해진 뿔이다.
보름 기다려 또 한 고비 넘는다.
우왕좌왕 구비구비 이어가는 호남 천릿길.
가을빛 무르익은 유둔치 하늘 올려다본다.
밤사이 내리던 비 그치고 빠른 속도로 하늘 개이고 있다. 멋진 조망산행 예감한다.
꼽꼽하니 젖은 낙엽내음 뭉클하게 피어나는 길,
들머리부터 기분좋은 산길이다.
산소 너머 건너본다.
무등산정은 구름모자 벗으시는 중이고, 북산 안부 희끗한 억새밭이 어서오라 유혹한다.
그리 굵지 않은 삼나무숲도 지나고...
이삼봉 아닌 저삼봉 오르며 길옆 바위에서 돌아본다.
아슬하게 트이는 시야로 지난 구간 산릉이 든다.
가파르게 오르내렸던 저삼봉 지나 다시 부드럽게 이어간다
백남정재 지나 북산향해 가는 길,
곳곳 늦단풍이 곱다.
모처럼 눈길 끄는 나무
북산 오르기전 안부 억새밭에서.
정면에 북산
바람이 사납다
오늘 코스가 한눈에 든다.
무등에서 안양, 둔병재 너머 625봉까지.
오르며 뒤돌아보다
멀리 날카롭게 이빨 드러낸 백아산이 눈길 사로잡는다. 당겨본다.
이빨 빠진듯 움푹한 곳, 마당바위 암릉 부근인데 지금 구름다리 설치공사 중.
수피 눈부시게 하얀 자작.
북산정 직전 바위에서 돌아보다.
오른쪽 안양산에서 이어지는 호남정맥 줄기, 가운데가 별(오)산.
왼쪽 우뚝한 봉우리는 모후산, 그 뒤로 다시 호남정맥 줄기. 밋밋하지만 가장 높은 곳이 존재산 쯤일터.
왼쪽 백아산, 오른쪽 맨 멀리 조계산.
물빛 드러나 보이는 동복호 뒤로 옹성산.
북산정 이정표. 사봉실 마을은 방향표지 있으나 출입금지랜다.
국립공원 되고나니 대뜸 불편해진 대목이다.
뿐 아니라, 이정표 지나치게 총총하고 곳곳 현수막 지저분하다.
말 났으니 얘긴데, 대구 팔공산도 국립공원 맹글자는 얼빠진 주장이 있다.
무등산이 국립공원 되니 배아픈 자들과, 등산객 많아지면 잇속 늘어나는 자들의 짝짜꿍일 터이다.
그러나 등산 즐기는 이들로선 하등 실속이 없다.
무엇보다, 동네 뒷산 올랐다 벌금 무는 황당한 꼴 당하기 십상이다.
물론 자연환경 그만큼 잘 보호된다면 모르겠는데 실상은 그 반대다.
국립공원 되었답시고 더 우르르 몰려오니, 호젓하던 오솔길 돈들여 포장질이고,
여기저기엔 가라, 마라, 잔소리와 훈계질로 산이 난잡해진다.
지금 울나라 국립공원 정책은 보호가 아니라 개발이다. 이용 위주다.
결국 산은 유원지 공원이 되어 더 망가진다.
북산에서 보는, 지나온 호남정맥길 조망(아주 선명친 않다).
왼쪽 추월에서 가운데쯤 강천 설산 괘일산 그리고 그 이후 구간..
또 가운데쯤 회문산릉이나 순창 아미산, 오른쪽으론 문덕 고리도 보인다.
가운데 병풍 불태산릉, 그 왼쪽 뒤로 영산기맥(?).
병풍에서 추월 사이 뒤로 내장 백암산군. 방장은 병풍에 가린 듯.
위풍당당 무등. 때이른 초겨울 날씨라 꽤 선명한 하늘금이다.
광주 시가.
신선대에서.
주상절리 위 저 산소, 참 대단하다.
산 댕기며 보고 느낀 바로, 명당에 대한 집착은 전라도 사람들이 더 강렬한 듯하다.
이 경우는 가히 경악할 수준인데, 과연 기대만큼 발복했을까?
혹시 청개구리처럼
비만 오면 묘 떠내려갈까.. 전전긍긍 아닐려나?
신선대,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심신 시원한 곳이다.
무등 향하여
뒤돌아본 신선대
다시 억새숲 굽어보며
억새숲 지나오며 뒤돌아본 북산과 신선대
아담하게 봉긋한 젖무덤같은 북산 윤곽, 무등산권 산릉답게 선형이 퍽 아름답다.
여유만만 소풍 산행. 부럽네~~
다시 억새숲길로~
호남정맥은 정상을 넘어야 하지만, 출입금지이니 자락 우회길 접어든다.
돌포장길이다.
게다가 근래 늘 조용하게 산행하다 많은 사람들 만나니 어색하다.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단풍은 거의 가셨지만 고도에 따라 끝물 남은 곳도 있다.
다시 조망처에서
모후산 앞으로 담 구간 오(별)산.
여긴 아직 제법...
점심먹은 너덜에서
백아산 뒤로 지리산릉. 오른쪽으로 왕시리 거쳐 백운산릉, 맨 오른쪽 조계산.
당겨본다.
희끗한 암릉 드러낸 백아산릉 뒤로 지리산릉.
맨 왼쪽 만복대, 반야, 노고단, 중봉 천왕봉, 촛대 시루, 그리고 왕시리, 삼신(?).
맨 뒤 백운산릉, 따리봉에서 억불봉까지 뚜렷하다.
동복호에 거친 발 담그고 있는 멋진 줄기는 옹성산, 그 왼쪽으로 휘어져 이어지는 둥근 한동산.
그 뒷줄기 가운데 높은 산은 호남정맥 살짝 벗어난 희아산인 듯.
모후에서 안양까지.
맨 왼쪽 뒷줄 조계에서 모후 뒤로 이어지는 줄기가 호남정맥 보성 순천권 산릉일 듯.
규봉암에서
뒤돌아본 규봉암
지공너덜에서
너덜에서 보는 안양에서 낙타. 사이로 흐린 산줄기들 당겨본다.
뾰족한 용암산, 그 뒤로 멀리 둥두렷한 건 제암산일 듯.
빨간 지붕이 석불암, 그 앞 돌로 쌓은 곳 뒷쪽이 지공너덜 안내문에 언급된 나옹선사 수도석실.
숲 사이 당겨본 낙타봉
장불재 가며 보는 입석대
장불재에서 가야할 능선 건너보다
입석대 서석대는 가지 않는다.
예전에 무등산 올때마다 가 보기도 했거니와, 오늘은 붐비기도 하다.
게다가 천연기념물에다 국립공원까지 지정되었으니 필시 울타리 치고 불썽사나운 시설까지 했겠다.
굳이 이전 기억 떠올리며 불쾌해하고 싶지 않다.
그저 잘 생긴 윤곽만 함 더 뒤돌아보고 간다.
바람부는 억새길 가며
당겨본 규봉암, 위에 반야가 떠 있다.
바람찬 백마능선 걷는다.
무등은 선이다. 젖무덤처럼 부드럽던 윤곽이 갈기 휘날리며 역동 넘치는 백마로 돌변한다.
굽어보는 서남쪽, 저 멀리 바위 더러 불거지는 새인봉 능선도 보인다.
만연산릉. 오른쪽 너릿재부터 왼쪽 큰재까지 기역자 능선이 보기좋게 시야에 든다.
곳곳 조망바위 좋던 저 능선, 허나 몇 년전 그날은 지척의 무등조차 그리 선명치 못했던 기억이다.
기회되면 다시 함 더 걷고싶은 산줄기다.
안양 너머 모후와 조계를 바라보며..
둥근 젖무덤 능선을 뒤집으면 저 다이내믹한 원호가 그려진다.
무등을 바라보며 교감하던 사방 봉우리들, 끝내 서로 닮아가버린 사연이거나
미끈한 지평 속에 감추려다 풀어놓는 봉봉 저마다의 곡절이거나.
몸의 기억이란 게 참 신통하다.
우회해와 돌아보니, 예전엔 저 암봉 넘었었구나 싶다. 그래서 이번엔 이어지는 미답 억새능선을 걸어보기로 한다.
무등이 빚어내는 멋드러진 선형에서 저 봉우리의 역할은 낙타봉이나 안양산 못지 않다.
도드라지는 강세로 멋진 한박자를 더한다.
우리 일행같다.
백마능선을 저 방향으로 진행하는 등산객은 우리 팀 뿐인듯.
시각 달라지니 그만 둔중해져버린 낙타와 안양.
남쪽. 호남정맥 비껴가는 용암산이 내내 눈길 끌고
만연산릉과 백마릉 사이 수만리가 참 아늑해 보인다.
바람부는 억새밭 가며
주등로 아니니 오솔길이다. 헤치고 가느라 허우적~ ㅎㅎㅎ
또다른 일행
재밌는 장면이다. 손들엇!
낙타봉 역시 정교한 기하학적 형태의 인상적인 암봉이다.
동쪽 골짜기 굽어보다. 그나마 아직 산빛 남아있는 곳.
화순 이서 들판과 동복호쪽
안양산 너머 오산과 모후산 조계산..
뒤돌아보다. 바람 피해 기막힌 곳에 자리잡고 앉은 이들 있다.
동복호와 옹성산 당겨본 모습.
담 구간 오산릉에서 동복호를 눈시원히 굽어보는 포인트 있으려나?
우회로 대신 접어든 암릉길에서 돌아보다.
절리대 날등 타고 가는 재미가 괜찮다.
무등 닮아 둥글고 둥근 안양. 그러므로 무등은 또한 모(母)등.
길지 않은 바윗길 끝까지 간다.
오늘 코스 곳곳, 저 빨간 열매 많이 보인다.
다시, 만연산과 수만리
안양산 오르며 뒤돌아보다
다시 당겨본 규봉암.
저기 역시 절리대 규모가 상당하다.
또다른 우리 일행.
안양산에서 돌아보다
동복호쪽 당겨보다
가야할 602봉에서 625봉 능선. 왼쪽 철탑 지나는 곳이 어림고개.
저 능선 뒤로 이어지는 줄기가 오산 이후 정맥길이고, 오른쪽 멀리 천운산도 보인다.
산자락 철탑 총총 박힌 오(별)산.
자라산이란 뜻이겠는데 넙적펑퍼짐한 생김이 그럴듯하긴 하다.
오늘은 다시 못볼 듯한 백아와 지리산쪽, 마지막으로 함 더...
안양산 내림길, 예전엔 어지간히 가팔랐다. 한 걸음 오르고 반 걸음 미끄러지곤 했다.
근데 이제 지그재그 포장길이다. 긴장하는 재미도 없다. 최근 개설된 걸로 보아 국립공원 된 탓이다.
국립공원이 무슨 유원지 놀이터냐고 투덜대는데 앞서가던 이가 힐끗 돌아본다.
공단직원같다. 들으랍시고 더 씹는다.
자연을 보호하자는 공단인지, 산림 개발해 먹자는 토건회사인지 모르겠다고...
휴양림으로 향하는 임도에서
화순읍과 이서면 잇는 도로인 둔병재 건너는 출렁다리에서
602봉 오르기 전 정자에서 돌아본 안양산
한동안 가을빛 좋은 임도 따른다
삼나무숲길도 나타나고..
602봉 직전 길옆 바위에서 건너보다.
동면 서성제 저수지 뒤로 담 구간 천운산(한가운데)이 보인다. 오른쪽 뾰족한 용암산까지.
사진 왼쪽 돌출한 바위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조망 궁금하여 나중에 등로 벗어나 다녀오게 된다.
결과적으로 말해, 조망은 별로였지만
놀랍게 저 벼랑 위에도 산소 2기 있었다. 봉분 덮고 있는 건 잔디 대신 자갈...
또다른 지점에서
돌아보는 만연산릉(오른쪽)
등로 벗어나 다녀온 조망바위에서 보는 남쪽.
서쪽
조망바위에서 혹시나 기대했던 안양산쪽.
신통찮다. 역시 각도보다 고도가 문제였다.
625 삼각점봉에서 까치발로 돌아보는 안양과 무등
숲 사이로 보는 담코스 별산
별산릉 옆으로 당겨본 백아산 암릉
어림고개 가는 길에 건너본 옆줄기 산빛
오늘 마지막 봉우리 오르는 임도에서 돌아보다.
625봉 슬쩍 비켜 무등 정상부와 북산 드러난다.
어림고개 내려서는 막바지 내림길이 잠시나마 산빛 곱다
어림고개에서 다시금 무등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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