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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기맥, 지맥

남해지맥 2구간 서옥고개~망운산~평현 131030

by 숲길로 2013. 10. 31.

 

 

코스 : 서상리 뉴아일랜드 펜션(09:20) - 서옥고개 - 용두봉(11:50 점심) - 망운산 송신소 - 관대봉 갈림(13:22) - 망운산 주봉(13:35) - 관대봉 갈림 - 관대봉(15:15) - 공설묘원 - 연죽산 - 평현(16:40)  소풍모드로...

 

 

다시금 세상 밖으로 든다. 산으로 든다.

박무 가득한 남해섬의 사방, 태양조차 눈이 부신듯 흐리다. 게슴츠레 감은 눈,같다. 

가을산이 몰락하는 빛의 서사 아니랄까봐, 행여 또다른 밤으로의 먼 이야기 하나 보태놓을 기세다.

풍문으로는 물건너온 중국산 미립의 부질없는 운명이라 했다. 혹자는 우스개소리로 대륙 인구의 밥짓는 연기 탓이라 했다. 

허나 먼지가 갈 수 없는 곳은 없다. 내 카메라 렌즈 속에도 숨어 있다. 대체 어찌 들어갔을까..?

천지간 알수없는 곳을 떠도는 게 그들의 운명이다. 연무일까 박무일까? 저것들.

물먼지일까, 연기먹은 미세먼지일까?

 

보여지기를 거절하는 지척의 산들, 가까스로 검은 윤곽만 내어주고 사라진다.

난반사 눈부신 하늘 등지고 그늘짙은 숲으로 든다. 나무와 나무들 사이, 찢어지거나 일그러진 틈새로 희고 맑게 쏟아져드는 허공도 있다.

더러 나무들이 사이좋게 공유하는 하늘의 빈터도 보인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숲의 연대기는 허공에 새겨진다.

그게 더 바람직하거나 무방하다는 듯.

햇살 등지고 가풀막에 코박을 때마다 쉼없이 땀은 흐른다.

증기같은 대기 속에서 몸의 육질은 자꾸 물러지는데, 에워싼 가지들은 나날이 뾰족해진다.  

 

오리목은 사철 신비로운 자태를 지녔다. 대개의 나무들이 그러하듯, 무어라 정의할수 없는 착잡한 자세로 서 있다.

그들이 만드는 숲은 더욱 신비롭다. 늦게 물드는 잎들, 아직 푸른 모습 보며 버드나무 닮은 봄날의 수향을 기억한다.

버들 못지않게 물많은 나무거니, 내멋대로 분류해 버린다.

소사나무 가을 모습은 첨이다. 아니, 가을 섬산행 더러 다녔으니 첨 보는 게 아니라 지워진 기억회로에 되돌아온 처음이겠다.

불꽃처럼 피어난 가지마다 파삭하니 매달린 잎들, 조만간 우수수 흩어질 테니,

별 고운 기색도 없이 빛 떠나간 사이로 물들거나 메말라가는 것들.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뜬눈으로 풍화하는 억새들. 

누군가 그랬다. 떠도는 자는 꿈꾼다고, 길에서 죽을 수 있기를.

숲엔 메마른 바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예리한 저녁햇살만이 숲의 성긴 옆구릴 비집고 깊숙히 파고든다.

마르는 풀들 비추며 지나간다. 낮고 길게, 서에서 동으로.

찰나의 파란만장. 긴 한숨처럼, 돌아서면 잊혀질 실낱같은 이야기들처럼.

 

코스 참고:

지난번 삼봉산 내려선 현촌고개에서 가파르게 올라서야 지맥길이나, 

섬산줄기 잇기보담 망운산행에 주안을 두고 서상리와 평현리 잇는 코스로 잡았다.

예전에 화방사에서 올라 관대봉 거쳐 읍내쪽으로 한번, 용두봉 거쳐 서상리로 한번 내린 적 있는데,

오늘은 그 두줄기를 묶어 오르내리는 셈이다. 망운산행의 가장 추천할만한 코스기도 하다.

철쭉과 연두 봄날의 망운도 좋지만, 깊어가는 가을빛도 싫지 않다. 맥없이 풀린 날씨 흐린 조망이 아쉬웠을 따름.   

        

 

인심좋은 뉴아일랜드 펜션에 주차하고 포장길따라 접어든다.

뒤돌아보는 펜션 앉음새가 참하다. 늘푸른 마당 남해스포츠 파크 너머 먼바다 건너보고 있다.     

 

겨울철 전지훈련장으로 인기있다는 남해 스포츠 파크  

 

파크 너머론 난바다 흐리다. 10월 하순 날씨론 조망 최악 수준. 

 

소형차량이라면 저 묘원 아래 주차도 가능하겠다. 

김해김씨 남골묘원 같은데 퍽 세련되게 조성해 놓았다.

 

남해섬 입향조 비석 있는 걸로 보아,

남해섬에 사는 일가 산소를 다 모아놓은 듯하다.

시대변화에 부응하며 씨족 공동체성을 유지해가는, 썩 잘 돌아가는 문중으로 짐작된다.  

 

숲으로 접어들어 잠시 치오르면 돌무더기 표지가 눈길끄는 가물랑봉. 

가물랑봉에서 물야봉으로 이어지는 오리목 숲이 일품이다.

 

 

그윽하기 그지없는 오리목 숲길, 한동안 이어진다.

그런데... 예전에 함 내려왔던 코스임에도 전혀 기억이 없다. 

 

 

 

 

 

물야봉 향해 꽤 가파르게 치오른다. 

 

 

 

첫 전망바위에서 돌아본다. 워낙 흐리고 눈부시다.

한숨만 폭폭... 

 

물야봉 직전 소사나무숲 나타난다.

조망이야 어떻든 섬산행맛 지대로 난다.    

 

 물야봉 조망바위

 

서쪽 해안. 많이 흐리지만 당겨본다. 

 

 

 

동남쪽 

 

 진행방향 산릉.

멀리선 보기론 별로지만, 억새와 암릉 어우러져 걷는맛 기막힌 능선이다. 

 

 

 

드디어 억새숲 접어들고.. 

 

철없는 철쭉, 더러 보인다.

남도 철쭉명산답다. 

 

 

 

눈맛 시원한 능선길 

 

 

 

뒤돌아보다 

 

 

 

 

 

 

 

역광 아니라서 아쉽다 

 

  

 

 

 

 

 

 

 

 조망암봉 향해..

 

 

 

용두봉

 

 

 

 

 

학선산이라 불리는 조망암봉에서 

 

 

 

 

 

용두봉 오르며 

 

뒤돌아보다 

 

용두봉 직전에서 

 

용두봉에서 뒤돌아본 모습 

 

 

 

 

 

서쪽.

광양쪽은 말할 것도 없고 지척인 여천화학공단조차 흐릿.. 

 

송신소 있는 망운산정.

정상석은 주봉에 있으나 저기가 실제 정상부. 

 

 

 

용두봉에서 점심 먹으며 한참 쉬다 

 

 

(이오직님 촬영)

 

 

 

 

 

용두봉 내려서 송신탑봉 향해 가며 

 

단풍놀이라긴 뭣하지만 제법 즐길만한 산빛이다 

 

 뒤돌아보다

 

 

 

 

 

 

 

 

유난히 빨갛게 물든 나무들이 뭘까 했더니... 

바로 화살나무였다.  

 

 

 

 

 

 

 

 

 

 

 

 

 

 오른쪽 학등산릉, 왼쪽 수리봉릉과 가야할 관대봉릉 후반부.

평현 너머 호구 송등 괴음산도 흐릿하니 드러난다.

 

 

 

송신탑봉 전, 조망정자 있는 곳에서 건너보니 시야 조금 나아졌다.

허나 억새를 죄 베어버린 건 좀 못마땅하다. 송신소 경비 편의와 산불에방을 위한 것인 듯.  

 

 남상리와 염해쪽.

조망 좋다면 참 예쁘게 보일 지형인데... 아쉽다.  

 

 

 

옥상옥처럼 멋대가리 없던 정자.

편의성만 고려했을 뿐 볼품이라곤 눈꼽만큼도 생각지 않은 걸 보니 전형적인 공무원 안목인 듯.  

 

억새 베어버리지 않고 남아있다면 천관산릉 한 대목 방불케 할 능선.

물론 저 임도와 전봇대가 썩 볼썽사납긴 하다.  

 

 

 

 

 

 

 

 

 

 여기부턴 억새가 남아있다

 

 

 

 

 

 

 

 

 

 

 

 

 

광양 하동쪽 

 

수리봉 능선 

 

 

 

 

 

 

 

 

 

두번이나 올랐던 망운산, 담엔 저 수리봉 능선 함 가봐야지 했지만 이번에도 해당이 없다. 

 

 

 

 

 

 

 

 관대봉 능선 분기봉

 

망운산 주봉 향해 가며 

 

 

 

망운산정에서 굽어보는 망운암 

 

 

 

하동쪽. 금오산이 흐릿하다. 

 

 

 

 

 

관대봉 삼거리로 되돌아가다 

 

 

 

뒤돌아보는 주봉 

 

 굽어보는 관대봉과 담에 갈 호구 송등산릉

 

 

 

 

 

 

 

 

 

 

 

관대봉 

 

 

 

관대봉에서 뒤돌아본 망운산릉 

 

 남해읍쪽

 

 

 

 

 

 호구 괴음 송등 귀비산릉(왼쪽부터)

 

 멀리 설흘산릉

 

관대암봉에서 굽어본 암릉과 단풍

 

 

 

속시원히 조망 터지는 능선이다 

 

남쪽나라답다. 

 

한없이 부드러운 산책길 

 

 

 

 

 

묵은 성축인지 집터인지... 

 

뒤돌아본 관대봉 

 

룰루랄라~ 기분좋은 숲길 이어진다 

 

 

 

 

 

산자락 묘원 있는 연죽산도 보이고.. 

 

 

 

호구산이 엄청 뾰족해졌다 

 

 

 

 

 

 

 

공설묘원 내려서며 보는 수치산(왼쪽)과 연죽산(오른쪽). 너머로는 귀비산릉도 보인다. 

 

위 지도와 달리 산악회 배부 지도에는 수치산을 우회하도록 되어 있다.

묘원 예정지인 산자락따라 길 될 듯하나 수월하게 도로따라 곧장 안부로 간다.

연죽산 오름길, 눈여겨두었던 커다란 바위에 올라 돌아본다. 

 

 연죽산 조망바위에서 돌아본 묘원과 망운산.

오른쪽, 수치산 자락 헐벗은 사면에도 길 보인다. 우린 건물옆 도로따라 왔다. 

 

연죽산은 오늘 코스 중 가장 길 묵은 편이고, 정상부에도 아무 표지가 없다.

 

연죽산에서 돌아본 망운산 

 

연죽산 내려서 임도 건너고,

특징없는 마지막 봉우리도 지나면...

 

덩굴과 낙엽이 융단처럼 덮인 바위무리 만난다.

조망 있을까 기웃거리지만.. 아니다. 

 

 

오늘의 종점 평현고개.

왼쪽 산자락이 담에 올라야할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