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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 오정자재 ~ 강천산 ~ 방축재 130922

by 숲길로 2013. 9. 23.

 

 

 

코스 : 오정자재(09:30) - 조망암봉 - 깃대봉 갈림길(11:05) - 북문(12:10 점심) - 산상산 - 시루봉(13:30) - 광덕산(14:30) - 뫼봉(16:10) - 덕진봉 - 방축리(17:00)

 

 

때로 풍경이 두렵다. 천천히 멀어져 가는 장면들을 일거에 쓸어내는 새로움이 있다.

한순간 가뭇없이 사라지는 것들, 거침없는 시간의 폭력...

폐허란 돌아보는 시야의 지평, 아슬하게 걸린 시간을 일컫는 단어다.

소실점 안쪽에 펼쳐진 광활하지만, 아직은 되풀이 없는 시간. 먼 별들이 굽어보는 땅의 시간. 

기억없는 전생처럼 보이지 않는 시원에 가 닿기 위한 경유지.

부신 눈으로 돌아본다. 징검다리같은 그 무인도마저 없다면

과거 미래 현재, 삼세三世로 범람하는 세상은 종내 부서져 흩어지고 말 것이니.   

 

다시 호남 산줄기 이어간다. 작렬하는 구월 햇살 아래..

계절 번갈아가며 드나들었던 강천산릉, 녹음철에 오르긴 첨이지만 별다른 감흥은 없다.

금성산성길 여기저기 자줏빛 억새 꽃대 일렁인다. 가을 봄 겨울, 묵은 이미지 위에 켜켜이 겹쳐놓고 싶은 또하나의 계절이지만

숨막히게 뜨건 대기와 쫒기듯 가야하는 종주모드가 마음의 여유를 앗아간다. 

 

오늘 구간에서 궁금했던 곳 중 하나인 522봉 지난 암봉. 기대만큼 멋진 조망 포인트지만 대기 워낙 흐려 정작 볼맛이 없다.

이후 강천산 디귿자 주릉 합류하여 북문까지 내치는 울창한 참나무 숲길, 은은한 황금빛 기억 어렴풋한데 길조차 흐리던 십수년전 그 때와 달리 지금은 탄탄대로다. 도중 480봉과 490봉에서 분통 쪽으로 뻗어내린 멋진 암릉 굽어보는 대목 기대했으나, 주등로는 봉우리 버리고 우회하며 간다. 아쉬운 마음에 능선으로 잠시 발길 들여놓았지만, 훗날 분통마을 원점회귀 코스 기약하며 되돌아선다.

북문 이후부터 등산객들 많이 보인다. 여전히 멋스런 산성길이지만, 넘쳐나는 햇살 뜨겁고 눈부시다. 태양에서 곧장 흘러내리는 폭포..

부른 배마저 무거워 조망제일 송낙바위는 미련없이 잘라먹고 간다. 검푸른 산비탈 굽어보는 북바위와 시루봉도 오를까 말까.. 

수월히 오른 시루봉, 장쾌한 조망도 조망이려니와 모처럼 날아갈듯 시원한 바람맞이다.   

이후 은근히 지겨운 오르내림 광덕산 가는 길, 안부에는 전에 없던 임도 빵빵하다. 질러가면 수월하겠지만 조망 놓칠 수 없어 다시 오른다.

네번째 오르는 광덕산정. 바람없이 후끈한데, 봄 가을 좋았던 기억의 그 곳 아니다. 웃자라버린 나무들 때문일까, 왠지 답답해졌다.

가파르게 내려서 후반부 구간 이어간다. 잠시 알바한 덕분에 알밤 줍기도 하며.. 

고만고만 300m대 세 봉우리 지나, 간간이 바람드는 오후의 울창숲길 따라 방축 향한다. 

능선 잦아들고 마을길 흩어지면 비로소 저만치 일과의 끝.

 

언제부터였을까,

즐거움 가득 흘러가는 과정 그 자체였던 내 산행이, 공허한 목표 따위에나 사로잡히게 된 것이...

지겹도록 더딘 계절 끝에 서서히 무너져내리는 정체모를 무엇.  

 

 

오정자재 올라서면 완만한 오름길 

 

 522봉 내려서며.

아래 보이는 건 청계 저수지, 가운데 멀리 둥두렷한 봉우리는 강천 깃대봉릉에서 이어지는 무이산.

 

 건너보는 조망암봉과 강천산릉 왕자봉과 산성산

 

 

 

조망암봉 오르며 돌아보는 522봉. 왼쪽 분통마을 방향 지능선에 조망 트이는 지점 있다.

분통리 원점회귀 한 코스로 삼아도 될 듯.

 

522봉 북쪽, 거쳐온 능선 

 

 조망암봉 오르며

 

돌아보다. 깃대(심적), 백방, 치재 등이 가늠되지만 환절의 불가피한 착시일까, 많이 흐리다. 

 

오늘 코스에서 가장 궁금했던 장면이다.

툭 트이는 시야 아니지만, 분통마을에서 이어지는 두 산줄기와 바위가 비교적 잘 드러난다. 

 

 

 

 

이후 이어지는 능선이 부드럽다.

 

늦가을이라면 걷는 맛 아주 좋을 터.. 

 

강천 주능선. 즉 깃대 천지봉 방향.

십수년전 가을, 맨 첨 강천산 찾았을 때 들머리에서 곧장 저 능선으로 올라 호젓하기 그지없는 단풍길 누렸었다. 

지금은 별 운치 없다 할 정도로 길 많이 넓어졌다.  

 

 왕자봉 삼거리에서.

조망없는 왕자봉은 들르지 않는다. 예전에 들렀다가 애개개~ 실망했던 곳이기도 하니 더더욱. 

 

숲 사이로 보이는 광덕산과 시루봉(우)

 

 

북문까지는 룰루랄라~~ 즐거운 숲길. 490봉은 둘다 우회한다.

언젠가 다른 코스로 올라볼 기회 되려나..

 

 북문에서 돌아보다.

두 490봉 모두 정상부나 지능선에 조망 포인트 있겠다. 특히 저 앞쪽 희끗한 암릉 지점이 눈길 끈다.

멀리 흐리나마 백방, 고당, 치재, 용추, 세자, 여분, 회문... 등이 보인다. 

워낙 눈에 익은 정경이라 대충 담고, 새로 생긴 누각에 신발 벗고 올라 여유로운 점심. 

 

 

 

 담양호 너머 멀리 병풍산이 흐릿

 

 추월 전경

 

북문 등지고 가며 

 

다시 돌아보는 추월 

 

 뾰족한 광덕산 오른쪽 순창 아미산, 맨 오른쪽 담에 가야할 설산 괘일산릉까지..

 

 산성길은 짱배기 벗겨질 듯 햇살 따갑다. 짱은 앗! 뜨거라,며 총총 내뺀다.

 

돌아보는 왕자봉 너머 멀리 여분 회문산릉이..

 

햇살 불구하고, 예전에 못본 계절의 풍미도 있다.

  

 

 진행방향 멀리 서암산과 설산 괘일산릉.

조망 좋다면 백아와 무등산, 모후산까지 떠오를 테지만 오늘은 영 아니다.

 

 

 

 시절의 기록이라 싶어 전후 부지런히 담아보지만...  

 

 

 

 돌아보는 산성산. 강천산릉 최고봉(어떤 지도엔 603m)이다.

 

 

 

 

 

 

 

 

 

 

 

 

 

 북바위 건너보며

 

 

 

 

 

 북바위 오르며 돌아보다

 

 

 

북바위는 건식 사우나다. 그늘에서 돌아본다.

 

 북바위 벼랑에서 진행방향 굽어보다

 

 

 

 광덕산 자락 감도는 임도는 전에 못 보던 것이다.

왜 저렇게 산자락을 찢어야 할까?

예전에 전국각지 여행하며 느낀 바로는 전라도 사람들의 안목이 좀 더 나은 듯했다. 옛모습 지키며 마구잡이 훼손은 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허나 그 착각이 깨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전국이 다 똑같다.  

결국 요점은 돈이었다.  

 

2010년 1월 기록인데 임도 보이지 않는다.

기억컨데, 저기엔 광덕산 안부에서 주계곡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만 있었던 듯.  

 

 시루봉 가며

 

 

 

시루봉 오르며 돌아보다 

 

 시루봉에서 보는 노적봉 쪽. 저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는 시루봉이 아주 이름다웠던 듯.

멀리 병풍 불태산릉 윤곽은 좀 더 선명해졌다.

 

 노적에서 철마로 이어지는 능선.

시루봉에서 북문까지 뺀질하게 툭 트인 성곽길보담, 시루 노적 철마 북문 코스가 훨 다채롭고 좋았던 듯.

 

 철마와 산성산

 

금성면.

산인지 언덕인지 앙증맞기 그지없는 봉우리들과 사이사이 가을 들판들.. 한없이 바라보며 앉아 있고픈 시루봉. 

좀 높아보이는 산릉 일부가 정맥길. 덕진봉에서 고지산, 봉황산 서암산 설산 괘일산과 그 이후 정맥 능선이 한눈에 든다.

무등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비교삼아 예전 기록(08년 4월)에서 한장 옮겨본다.

 

왼쪽 설산 괘일산 뒤로 백아산, 그 오른쪽 멀리 뾰족한 모후산. 

오른쪽 가장 높이 둥두렷한 무등.

 

역시 가장 만만한 아미산. 오늘 코스 후반부 내내 보며 간다.

 

 

 

 

 

 

 뜨건 방구에는 와 자꾸 올라가노... 숨막히누마는.

 

 돌아본 시루봉

 

치받는 광덕 앞두고 있어 은근 지루하게 느껴지는 구간이지만, 솔숲 그늘이라 그나마 다행  

 

 

 

문암제 저수지와 그 뒤 350봉 아래 자리잡은 혜림복지재단.

 

어느 계절에 보아도 눈 시원한 정경이다. 

 

 

 

 

 

 

 

 며느리밥풀꽃 군락

 

 안부에는 들국 만발하고..

 

 광덕산 오르며

 

유일하게 조망 트이는 방향이니 더욱 자주 건너본다.

 

광덕산정에서.

기억에 비해 이번엔 무척 실망스러웠던 곳. 왜 그랬을까...?

 

 내림길 잠시 알바하며

 

알바 중인 임도에서 돌아본다. 놓친 능선과 내려선 산소 보인다.

(5만 지도론 잘 식별되지 않는) 지능선 갈라지는 지점 좀 지나, 등로 급우회전하는 곳에서 그냥 내친 능선이 알바길이었다. 시야 트이는 산소에서 오른쪽으로 정맥줄기 보였지만 돌아서기 싫어 그냥 좋은 길(땡볕길!) 따라 올라 능선 접어들려는데...

문득 발아래 알밤과 밤송이 수북하다. 길 잇는 것도 잊고 밤을 줍는다. 제자리서 잠깐 주운 게 거의 한 되.

나중에 먹어보니 별 맛이 없다. 괜히 배낭만 무거웠네...ㅠㅠ

 

 250봉 일대 알바 벗어나 접어든 등로,  고만고만 세 봉우리 오르내리며 이어지는 숲길

 

 

 

뫼봉 전 봉우리에서 돌아보는 350봉. 좌우로 시루봉과 광덕산  

 

광덕산에서 옥호봉, 무이산까지 

 

 가야할 덕진봉, 좌우로는 산릉 일부 가려보이는 서암과 고지산, 왼쪽 멀리 설산 괘일산

 

돌아보는 강천 시루봉릉 

 

 덕진봉 가며

 

 

 

 돌탑 있는 덕진봉(어떤 지도엔 독진봉인데 그 또한 그럴듯한 이름)

 

 

 

밭길 따라가는 방축재향 마루금 벗어나 방축리 내려서며 보는 아미산.

오래 전부터 벼르던 미답산이라 더욱 눈길 간다.

조만간 조망좋은 날 골라 함 들이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