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과 여행/(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 가인연수원 - 치재산 - 오정자재 130825

by 숲길로 2013. 8. 27.

 

 

코스 : 가인연수원(08:45) - 천치재(10:10) - 치재산(11:40) - 용추봉(13:15) - 오정자재(15:10)

 

한더위 물러가는 듯하다. 걷기 조금 나아졌다. 저번 구간 비해 거리 길지 않고 기복도 심하지 않아 한결 여유롭다. 

담양호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추월 강천산릉 윤곽이 유난히 아름답게 새겨지는 능선, 돌아보는 백암 내장이 아득히 출렁이는 눈맛도 좋다. 뿐이랴, 용추봉 건너 당차게 뻗으며 치솟는 세자봉과 여분산 너머 회문산 장군봉과 큰지붕이 발걸음 잡으며 유혹한다. 물길따라 남으로 휘돌아가는 호남길이니 지금은 등지고 가지만 언젠가는 이어서 함 밟아보고 싶은 능선이다.

영산강 발원 가마골을 품어안듯 감싸고 흐르는 산줄기 곳곳, 다른 계절, 아니 사계절 모두 함 더듬어보고 싶은 조망 포인트들이 있다. 특히 용추봉 남릉 506봉 일대 조망암릉은 가마골 신선봉 고래등같은 능선과 이어서 함 돌아보면 참 좋겠다. 지난 번엔 제대로 못본 가마골 일대 알뜰한 답사도 겸하여.  

 

 

가인연수원에서

 

가인街人(거리의 사람)은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의 호. 

일제하에서 독립운동가 변호활동을 했고, 정부수립 후에는 초대 대법원장이 되었다. 워낙 곧은 성품으로 반민특위 해체나 시국사건 등에서 이승만과 자주 맞섰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여기 순창 복흥 중리 출신인데, 오는 길에 생가 표지가 있었다.

 

유난히 부침성 많던 녀석, 갈길막고 다리에 감기는 통에 잠시 난처했던...

 

새벽까지 비 내린 듯 길에도 물 줄줄 흐른다. 폭염 한풀 꺽이고 대기 서늘하다.

 

수수밭 지나며 올려다본 하늘, 점차 개여오지만 아직은 대기 흐리다.

 

연수원 돌아보다.

늦가을에 보았을 땐 텅빈 밭이었는데, 작물 우거진 모습 보니 또다른 느낌이다. 

 

산길 접어든다. 비에 젖어 빛깔 짙어진 나무들.. 숲향 물씬하다.

 

 

 

북추월봉쯤이던가, 나무 틈새로 시원스런 물줄기 당겨본다.

이 동네도 꽤 가물었다던데, 모처럼 많은 비 내린 모양이다.

 

 조망바위에서 돌아본 추월산릉. 거대한 구렁이같다.

 

 돌아보는 북추월봉

 

 천치재 오르는 길과 천치마을.

천치라 함은 하늘고개란 뜻일 텐데... 그럼 지금 우린 하늘길을 걷고 있는 겐가.

 

삐끔한 담양호 옆으로 강천산릉이 구름에 잠겨있다. 철마봉만 어럼풋 드러나는 듯.. 

 

 다시 숲길 총총~~

 

계요등? 유난히 꽃 많이 매달렸다.

 

 29번 국도 천치재 내려서며 건너보는 서북쪽

 

 숲 사이로 보이는 강천산릉. 오른쪽 철마봉의 특이한 윤곽은 그 이름에 걸맞은 모습이다.

 

 천치재 건너 오르며 보는 치재산

 

임도 접어들어...

정맥능선길 버리고 임도로 간다. 예전에 걸었던 능선보다 오늘은 임도가 더 궁금하다.

바람없이 텁텁하던 능선숲과 달리 바람도 살랑이는 걷기좋은 길이다.

 

 많은 비 온 후라 길 옆 배수로엔 물소리마저 청량하게 울린다.

 

 곳곳 물골은 작은 폭포 이루고 있다. 뛰어들고픈 유혹마저 느낀다.

급기야 적당한 곳에서 옷 입은 채 물맞이하고 간다.

 

 

 

 다시 능선길 만나는 지점.

임도 들머리에서 헤어졌던 일행들 다시 만나는 걸로 보아, 놀지 않고 걸었다면 임도가 더 빠르겠다는 결론. 

이제 치재산 오르는 완만한 숲길 접어든다.

 

 

 조망바위에서 건너보는 추월산릉과 지나온 정맥길, 북추월봉과 신선산 등..

 

 528봉 좌우로 강천 추월산릉

 

왼쪽 치재산정까지 

 

 멀리 백암산릉. 당겨본다.

 

 가운데, 바위 드러난 옥녀봉 위로 특징있는 윤곽의 가인봉이 오똑하다.

왼쪽 멀리 보이는 산릉이 백암과 추월 사이 정맥능선이 될듯.  

 

치재산정 오르며

 

조망없는 치재산 정상부

 

 치재산 내려서며 보는 세자봉(가운데) 깃대봉(좌) 여분산릉(우).

하늘 점점 깨끗해지니 먼산릉 보는 맛이 제법이다.

 

 여분산 오른쪽. 아는 바 없어 까막눈이다.

 

 

 진행할 정맥길(뒷줄)과 강천산릉. 오른쪽 펑퍼짐하게 높은 곳이 왕자봉쯤일 듯.

 

 

 강천산정(산성산)과 철마봉

 

 다시, 세자봉과 여분산릉

 

세자봉 왼쪽. 깃대봉과...

 

 

 신선봉 갈림길 지나 임도 내려서는 길.

 

구름다리 있는 신선봉 능선과 가마골, 용연폭포 등은 여름산행지로 꽤 유명하다. 지나온 분기점엔 최근에 다녀간듯 국제신문 리본까지.  

치재산 아래 가마골은 영산강 발원이기도 한데, 아까 우리 목욕했던 물이 담양호 거쳐 영산강으로 들게 된다.

어쨌거나...

전에 찜해둔 코스와 정맥구간 조망대를 엮어 좋은 계절에 함 돌아보아야겠단 생각.   

 

 바람 살랑이는 임도 삼거리에서 점심식사

 

식후에 무건 몸, 느리게 용추봉 오르며 꽃들이나 똑딱인다.

 

 난의 일종일까?

 

 ??

 

 

 꿩의 다리?

 

 

 며느리밥풀

 

?? 

 

 산죽숲 가로질러..

 

용추봉 오른다. 펑퍼짐하고 전망좋은 공터봉이다.

 

가장 관심가는 방향, 세자봉과 여분산

 

 돌아본 백방 너머 백암 내장산릉

 

 당겨본 백방산 좌우 백암 내장산릉. 왼쪽 가인봉부터 오른쪽 추령봉 써레봉까지..

 

 추월산릉과 치재산

 

 이제 가야할 정맥능선과... 강천 추월산릉

 

 돌아본 여분산. 오른쪽 뒤로 보이는 게 회문산릉 같은데.. 확신이 없다.

회문산릉은 잠시후 바위 전망대에서 뚜렷이 자태 드러내게 된다.

 

동쪽. 달덩이처럼 둥두렷한 산릉 중 앞쪽이 무직산 뒷쪽은 성미산인 듯. 그 오른쪽은 두류봉..

성미산 뒤로 빼꼼 솟은 봉우리가 순창명산의 하나 용골산인 듯한데 확신이 없다.

그렇다면, 오른쪽 멀리 흐리게 보이는 줄기는 풍악산릉쯤일 테고, 더 오른쪽으로 문덕 고리가 있을 텐데 숲에 가린다.

 

울창한 치재산정에 비해 용추봉은 대단한 조망명당이다. 맑은 날이면 무등과 지리산릉까지 한눈에 들겠다. 허나 위 사진들에서 보듯, 주변 나무들 땜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유명 관광지니만치, 높직한 조망정자 세우고 주변산릉 안내판 하나 곁들여도 좋을 듯...  

 

 벌목지 지나며 하늘 돌아보다

 

 닭사리마을쪽. 구림저수지도 삐죽 보인다.

 

용추골 갈림길 네거리 안부 지나,

 516봉 향해 다시 치오른다.

 

 삼각점 있는 516봉

 

 506봉 조망바위에서 건너보는 치재산. 남으로 신선대 암릉 드러난다.

치재산 왼쪽 백방산, 오른쪽은 장군봉일 듯. 

 

 528봉과 치재산 사이 멀리 백암산릉

 

 동쪽

 

 남쪽. 가야할 정맥능선과 오정자재, 너머 강천산릉 왕자봉까지 이어지는 줄기

강천산릉에서 왼쪽으로 뻗어 솟은 봉우리는 무이산일 듯.

 

 

 

 가장 궁금했던 곳이다. 담양호 사이에 두고 강천 추월산릉 마주보는 저 매혹적인...

 

 

 

 돌아보는 여분산과 그 오른쪽 뒤로 회문산릉

 

 워낙 조망 빼어나 따가운 햇살 무색한 짧은 바윗길 가며.

이 바위 내려서며 줄기 나뉘는데 정맥은 왼쪽이다.

그런데 가마골에서 오른쪽 능선따라 올라 이 조망바위 거쳐 신선봉 고래등 능선으로 이으면 꽤 괜찮은 코스 될 듯하다.

 

다시 건너보는 치재산쪽. 당겨본다.

백방산 왼쪽으로 내장 신선봉이 비껴보인다.

 

걸음 떨어지지 않아서리...

 

 

 

 

 

 

 

 

 

 

 마지막으로 함 더...

 

 

 

 

 

528봉 능선과 치재산릉 사이 깊고 깊은 가마골. 한때 빨치산 거점이였던..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너머로 담에 가게될 강천산릉

 

 

 

 ??

 

 

 

 지나온 길 뒤돌아보다. 조망좋던 암릉이 보인다.

 

 눈여겨보이던 건너편 줄기. 516봉에서 분기한 능선이다.

 

마지막 봉우리는 내내 조망이 좋다. 치재산 함 더 돌아보고 가다.

 

 

 

 농원 울타리 옆길따라 간다

 

우거진 꽃밭 옆을 지나... 

 

 담에 오를 구간도 눈여겨 보아두고..

저 두 철탑을 다 거치게 될 듯.

 

 두 밭 사잇길 따라 오정자재 내려선다.

 

 다섯 정자 있었다 하여 오정자재.

전남 담양 용면과 전북 순창 구림면 경계다.

 

 

덧붙임:

이번 산행에서 짱이 데리고 온 식구가 있었다.

산에 다녀온 지 하루 지난 월욜, 등에 뭐가 난 거 같다 하여 살펴보니 이상한 게 붙어있다. 쥐젖이라 불리는 사마귀 종류 같았다.

떼내면 피가 많이 나겠다 싶어, 실로 묶어두면 조만간 저절로 떨어질 거라 경험에 입각한 충고를 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도 없던 사마귀라니, 영 꺼림칙했던 모양이다. 어떻게 떼 냈는데 그게 살아있는 거 같다고.

자세히 보았더니 저런 경악할 물건이다.

 

등쪽. 길이는 4mm정도.

 

배쪽

 

부랴부랴 검색해보니,

근래 살인진드기로 악명을 날리는 작은소참진드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알려져 있는데, 녀석들 중 보균 개체 비율은 1% 정도라 한다.

옛말에 여윈 말이 물 거 많다더니,

맨다리 맨팔로 나대는 피둥한 넘 놔두고, 삐적 마른 몸뚱이 머 뜯어먹을 거 있다고 저런게 붙었을까?  

깨물고 피 빨아먹던 자국이 빨갛게 되어 있는데, 현재 별다른 증상은 없다. 허나 SFTS의 잠복기가 6~14일이니 아직 두고볼 노릇이다.  

이 괘씸하기 짝이없는 넘을 대체 어찌할까~ 하면서도 별다른 궁리 내지 못한다.

그래서 그냥 투명용기에 보관하다가 사진을 찍었다. 이틀간 배불리 피를 먹어서 아직 팔팔하게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