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추령(09:00) - 장군봉(09:55) - 연자봉(10:20) - 신선봉(10:50) - 정맥삼거리(11:25 점심) - 소죽엄재(12:43) - 새재봉( 영산기맥 분기 13:03) - 순창새재(13:07) - 백암산 상왕봉(14:00) - 도집봉(14:15) - 헬기장(정맥갈림 14:41) - 곡두재(15:35) - 명지산(430봉 16:06) - 감상굴재(강선마을, 지선교차로 16:30)
(오른쪽 장성군은 잘못 표기, 복흥은 순창군임)
호남정맥 6/26구간, 추령에서 감상굴재까지. 내장 백암 명산릉을 지나간다.
허나 비 막 그치고 개이는 날씨, 천지간 운무 가득하여 조망이 없다. 여름 내장의 색다른 풍광을 기대하였으나 못내 아쉽다. 하기사 비 맞지 않고 오전나절 내내 바람 쏘이며 시원하기 그지없는 능선산행한 것만도 다행이다. 또 코스 대부분이 국립공원 주등로라 진행 수월하다.
다만, 산행 막바지 명지산(430봉) 내려와 고개 건너 접어든 비산비야非山非野의 짧은 둔덕, 빤히 건너보이는 강선리 감상굴재 앞두고 호남정맥 덤불숲의 진수를 다시 맛본다. 종일 국립공원 뺀질한 등로만 밟다가 자칫 정맥산길 맛 잊어버리면 섭하지 않겠냐는 듯...
수계로 보는 오늘 구간, 추령에서 영산기맥 분기봉(새재봉)까지 능선 북쪽 자락물은 동진강으로, 남쪽 자락물은 옥정호 거쳐 섬진강으로 든다.
정맥줄기 유턴하듯 꺽이는 새재봉 이후, 동쪽은 역시 섬진강, 서쪽은 영산강으로 든다. 오줌 함 쌀때마다 서해물을 보탤지 남해물을 보탤지 고민(?)하는 재미가 대간정맥길만의 또다른 즐거움 중 하나.
첨부터 기분좋게 접어든다. 가을엔 인파와 먼지 폭폭하여 지루하고 재미없는 추령 능선길이지만
이 계절엔 바람 서늘한 울창숲길, 더없이 걷기 좋다.
비 긋는 하늘 올려다보며 부풀어오르는 일말의 기대감까지..
추령 들머리 한참 지나...
습기찬 렌즈 닦고 급히 한 컷 잡았는데 촛점 제대로 맞지 않았다.
저만치 앞에 조망바위 보인다
흐리나마 용케 조망 터진다. 추령봉과 멀리 망대봉까지.
또다른 조망처에 섰으나 많이 흐리다.
비 온 후 활짝 개지 않고 엷은 안개 무겁게 가라앉으며 시야 삼킨다.
다른 계절, 늘 붐비는 내장산만 보아왔던 터라 오늘의 이 분위기도 나름 별격이다.
고도 높여가니 능선엔 안개 짙어진다.
비온 후 촉촉한 숲길, 내내 서늘한 바람마저 불어오니 놀기보다 낫다. 피서산행 나온 듯.
그럭저럭 장군봉.
머물지 않고 바로 내려선다.
장군봉 내려서며
장군봉 아래 시야 툭 트이는 바위에서 잠시 배낭 벗는다.
발 아래는 벼랑, 건너편으론 나중에 가게될 백암산릉 한눈에 드는 곳이지만 오리무중이다.
허나 바람이 워낙 좋다. 무성한 초록 사이 점점 박힌 노랑 원추리들이 흔들리고 있다.
암릉 오르는 계단.
조망암릉에서 돌아본다.
가파른 비탈엔 원추리 한창이고, 지척의 장군봉은 어느새 안개 속이다.
줄기 검게 젖은 솔들 뒷쪽, 역시 멋진 조망처이지만 오늘은 전혀 궁금치도 않다.
능선과 골이, 허공과 땅이 안개의 한통속이다.
비그친 하늘 보며 마음이 간사하게 움직인다. 불어오는 저 바람, 어서 안개 좀 시원하게 걷어가 주면 좋으련만...
며칠 전엔 너무 덥지나 말았으면 했고, 어저께는 비 너무 많이 오지 말았으면 싶다가,
그런 걱정 다 사라진 지금은 능선 조망이 궁금하다.
욕심은 끝이 없다.
암릉 좌우 철책 난간 손잡이가 나무로 바뀌었다. 벼락칠 경우 대비인 듯.
연자봉이 구름을 드나든다. 신선봉쯤에서 조망 기대해 본다.
연자봉 옆 벼랑에서 바람 맞으며 기다린다. 행여 잠시나마 구름 걷힐까...
문필봉쪽 슬쩍 드러날까 싶다가...
그냥 그러다가 만다.
울창숲길, 앞서거니 뒷서거니 내쳐간다.
육봉 문필은 우째 지나쳤는지도 모르겠다.
몇 차례 걸은 능선이지만 계절 산빛 다르고 안개 우거지니 전혀 다른 느낌.
어느 새 금선계곡 내려서는 고개
다시, 잠깐 숨차게 치오르니 신선봉이다.
살필바 없으니 내장산 조망 능선의 즐거움이 없다. 투덜투덜...
엉덩쉼하면서 숨돌리며 물 한모금 마시고...
예전에 찜해둔 화개산릉 들머리 찾아 잠깐 기웃거리지만, 이정표 있는 대가 방향 외엔 별다른 길 보이지 않는다.
신선봉 내려서며 굽어보다. 엷은 안개속 저만치, 잘룩한 소죽엄재 보인다.
우회로 두고 바윗길로 내려서본다
소죽엄재가 좀 더 뚜렷이 드러난다.
뒤돌아본 신선봉. 금선대 바위벽이 조금 드러나면 더 멋질 텐데...
다시 돌아보는 신선봉
정맥 삼거리
까치봉 향하는 암릉에서 이른 점심 먹으며 기다린다.
조망 기대할만큼 개이면 까치봉 다녀오고, 아니면 말고...
연지봉 지능선 너머로 보이는 용산저수지
건너보는 까치봉과 연지 망해봉.
구름 더 개일 것 같지 않아 까치봉은 가지 않는다.
내장산 발굽능선 벗어나 소죽엄재로 이어지는 정맥길. 융단처럼 깔린 녹음이 싱그럽다.
다른 계절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다. 신선봉에서 화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올가을엔 함 밟아볼까?
백암산릉. 왼쪽부터 722봉 도집봉 상왕봉
눈길끄는 연지봉 지능선.
가야할 새재봉(맨 왼쪽)에서 영산기맥, 삼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눈길끄는 바위구간도 보인다.
소죽엄재 앞두고..
소죽엄재. 역시 푸른 풀밭이 인상적.
소죽엄재에서 올라선 첫 봉우리, 유래 모를 석축이 있다. 봉수터는 아닐 듯하고...
북으로는 가파른 벼랑, 남으로는 깊고 너른 골짜기이니 지형 이용한 산성축일까?
조금 더 지난 지점에도 석축 보이고 옆으로 조망 트여 나가본다.
연지봉 능선 뒤로 망해가 머리 내밀었다. 슬쩍 당겨본다.
연지봉에서 이어져 내리는 능선, 함 걸어보고 싶을만치 시원하고 멋스럽다.
다시, 삼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저 골이 소죽엄재로 이어지는 계곡이지만, 연지봉으로도 오를 수 있는 듯하다.
저수지는 서당제인 듯하고(윗쪽 건 물말랐다), 그 아래 계곡 들머리가 서당촌.
저기서 시작하는 내장산 등로가 궁금하여 기록 찾아보니... 서당촌에서 보는 연지봉릉 암봉과 망해봉 모습이 기막히다.
기회되면 조망좋은 계절에 삼성산과 연지봉 잇는 원점코스를 함 그려보아도 되겠다.
영산기맥 분기 새재봉.
영산기맥은 장성새재 지나 입암 방장산 거쳐 고산 불갑산 지나 목포 유달산까지 이르는, 영산강 북쪽 분수령이다.
순창새재.
서쪽은 정읍과 장성으로 이어지고 동으로는 순창.
장성새재와 함께 옛날엔 교통 썩 빈번했을 고개.
요즘 한창 피는 풀꽃들
백암산 향해 꾸준히 오른다. 바람은 오전보다 많이 잦아들었다. 덥다.
백암 상왕봉 직전봉에서 한숨 돌린다. 겨울이면 상고대 곱게 피는 봉우리다.
진행방향으로 뾰족한 도집봉과 정맥분기 722봉(헬기장봉)
백암산정에서 보는 사자봉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까칠한 암릉이 눈길 끈다.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640봉 너머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정맥능선 보인다. 나뭇가지 걸린 잘룩한 곳이 소죽엄재겠고, 멀리 흐릿한 뾰죽봉이 삼성산일 듯.
백암산정 살짝 내려선 조망바위에서 바람 맞으며 잠시 휴식.
암릉 굴곡이 눈길 끄는 저 시루봉릉도 함 가봐야지 하면서 아직 미답이다. 길 좋지 않아 은근히 까칠하더란 후문.
도집봉 아래는 원추리 총총.
별을 닮은 꽃, 바람불면 어떤 소리가 나야할까 궁금해지는...
도집봉 오르며
뒤돌아본 상왕봉. 사자봉은 안갯속이다.
진행방향
헬기장봉과 백학봉
한동안 기분좋게 이어지는 백암산 주등로
명물 소나무
백학봉과 백양계곡. 뒤로 흐릿한 옥녀봉 능선
정맥분기점.
정맥 능선은 현수막 뒤로, 백학봉 능선은 이정표쪽으로 이어진다.
백양사쪽. 넘 흐리다.
계곡 빚으며 나란히 이어지는 가인능선과 옥녀봉 능선이 아름다운 곳인데...
복흥벌판 굽어보다.
백방이나 추월산 등, 주변산줄기들 꽤 볼만한 곳이지만 오늘은 영...ㅠㅠ
진행방향. 앞 두 봉우리가 오늘 가야할 능선, 오른쪽 봉우리는 대각산.
추월산도 멀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다.
옥녀봉(좌)과 백양사. 뒤로는 가인능선 끝자락. 당겨본다.
곡두재 내려서는 길이 가파르다. 살짝 조심스런 바위벽 구간도 있는데 겨울엔 위험해 보인다.
게다가 가파른 절벽 피해 마루금마저 벗어나 우회한다. 결국...
이렇게 메마른 골을 건넌다. 반칙구간이다.
곡두재 지척에 두고 야산릉 옆구리 따라간다
밭둑에서 건너보는 내장산 신선봉(좌)과 화개산릉
옥녀봉과 백학봉 사이로 가인봉릉이 멋스럽다.
특히 가인암봉은 유독 두드러지는 미모라 곧잘 눈길을 끈다.
곡두재
곡두재 촌닭(입맛 다시지 마시오!).
곡두재 지나 오르는 솔숲능선, 수목장림이다.
수목장림답게 잘 가꾸어진 솔숲이다
430봉(명지봉) 치오르기 전 한동안 걷기 좋은 숲길
쬐끄만 맥문동꽃도 제철
명지산릉은 울창하게 우거졌다. 바람없이 숨막힐 듯 덥다. 힘든 막바지...
명지산릉 내려서며 건너보는 담 구간 대각산릉.
이 묘지만 내려서면 오늘 코스 끝인가 했다.
그런데 지도 꺼내보니... 헐!
산같잖은 한 꼭지 더 남았다. 그런데 바로 그 같잖은 구간이 호남정맥 진수다. 잠깐이나마 가시회초리 휘두르는 덤불숲이다.
회초리덤불 벗어나니... 잠시 칡덤불. 이건 양반이다.
돌아보다. 봉긋한 430봉(명지산).
강선리 내려서며 보는 대각산.
버스 있는 지점이 감상굴재. 사진 오른쪽, 더 높아보이는 곳은 대각산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고개.
옥녀봉과 가인봉릉, 그리고 그 사이 백양사 계곡까지 국립공원권이다.
백양계곡 물을 받아 장성호로 드는 약수천은, 담양호 북쪽 용추계곡과 함께 영산강 최상류가 된다.
산악회측 빈틈없는 배려로 시원한 지하수로 목욕이다. 여름산행의 또다른 진미..
개운한 몸으로 들이붓는 얼음막걸리, 빈독에 물 붓듯 연거푸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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