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휴양림 관리소 앞 주차장(10:40) - 지재미 독가촌(11:10) - 임도 이정표(11:32) - 임도따라 - 금원암 능선 들머리(11:48) - 금원암(12:19) - 주릉 삼거리(점심) - 금원산(13:48) - 누룩덤(15:23) - 책바위 - 기백산(15:54) - 하산릉 네거리에서 조망바위 왕복 - 임도(17:08) - 출발지점(18:20)
발목 다쳐 한동안 쉬었던 짱 컨디션 점검차 나선 산행.
당초엔 옹강 서지산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코스 버거워 보인다. 아침에 맘 약해져, 가본지 오랜 금원기백이나 다녀오기로 한다.
여유롭게 진행하다 보니 이 코스도 만만치 않다. 내려딛는 하산길이 생각보다 시간 많이 걸린다.
금원 기백산, 특히 기백은 정말 오랫만이다. 한창 시절, 친구와 둘이 휑하니 휘돌아 본 게 이십년은 족히 된 듯하다.
울긋불긋 물드는 지재미 봄빛 돌아보며 오른다. 손오공 얘기 같은, 금원산 유래 담긴 바위 금원암으로 향한다. 가파르게 치오른 능선길 호젓하고, 금원암에서 굽어보는 조망도 좋다.
오래 전 몇 차례 올라 낯익은 금원산정, 도로에서 보던 아침빛과 달리 사방 시야 많이 흐리다. 천수백고도 산릉도 아직은 겨울빛에 더 가깝다.
허나 시절은 사월, 대기는 따사롭고 부드러운 능선 곳곳 수줍은 처녀치마 꽃대 피워 올렸다. 흔치 않은 꽃인데 여기는 군락이다.
하 오래만이라 낯설고 반가운 누룩덤과 책바위에서 한참 어슬렁거린다. 흐린 시야일망정 장쾌한 조망과 붉게 물들어가는 자락 산빛... 오래오래 바라본다.
오두산과 진양기맥길 방향 조망바위 잠시 다녀온 후 출발지점으로 뻗어내린 능선따라 하산이다. 오후햇살 역광에 진달래 곱고 한동안 부드럽게 이어지는 길. 후반부 잠깐 가파른 구간과 마사토 조심스런 곳 있지만 조망 좋은 데도 많다.
능선 끝까지 이으니 정확히 출발지점으로 떨어진다. 땀께나 뽑은 날씨, 물소리 요란한 계곡에서 개운하게 씻고 돌아온다.
* 뱀다리:
여태 쓰던 카메라 노출조절버튼 고장나 a/s 보내고(어지간히 만지작거렸던갑다),
서랍에 처박혀 있던 구닥다리 꺼내든다. 십년전쯤 출시된 모델인데 투박한 덩치에 저장속도 느려터졌다.
모니터도 작아 사진이 제대로 찍히는지 어떤지 몰라 하루종일 은근 스트레스다.
허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때 참 열심히 들고 다니던 건데 고작 몇 년 새 왜 이렇게 되어버렸나.. 싶은 격세지감이다.
진화와 도태, 세상이 변해가는 것,
그 모두가 진보나 발전이 아니라 단지 적응의 문제란 사실이 새삼 절실히 와 닿는다.
진화는 속도다. 느리면 불편하고, 불편하면 버려지고 사라진다.
아직 스마트폰 쓰지 않는 터라 느린 세상에 나름 적응해 있는 나로서도 그러한데, 다른 이들은 오죽할까?
느리고 무딘 카메라, 내려놓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서랍 깊숙히 집어넣는다.
지재미향 길, 길옆엔 수양벚꽃 치렁치렁 피어나고 있다.
문바위 지나며
돌아보는 봄빛, 확실히 여기는 많이 늦다.
지재미에서
돌다리 건너
발그스레한 건 단풍나무들 아닌가 싶다.
지재미에도 집 더 늘었다. 좋은 일이다. 세로 생긴 집은 지금 농사일 한창이다.
예전엔 딱 한채 있었던 그 집, 하산길에 차 한잔 얻어마시고 쥔장과 잠시 얘기 나눈 적 있었다.
돌아보다. 나중에 내려오게 될 하산릉 쪽인 듯
완만한 비탈 산길 따라가다가... 임도로 오른다.
임도 따라 잠시 가다가... 다시 숲 가로질러 임도 만나면 이정표 있다.
1코스로 오르지 않고 임도따라 간다.
임도에서 보는 금원암.
전설에 따르면, 이 산에서 설치던 원숭이를 어떤 도인이 사로잡아 저 바위에 가두었다고.
그래선가, 멀리서 보면 원숭이 낯짝처럼 보이긴 한다.
임도에서 보는 현성산과 그 너머 거창의 산릉들...
애당초 금원봉이 목표는 아니었다. 지재미에서 본 금원봉이 멋스러워 새로운 코스삼아 가 보기로 한 것.
들머리 찾기 위해 임도따라 계속 간다.
금원봉 능선에서 뻗어내린 줄기 하나 잡아채고 오르려니 들머리가 선뜻 띄지 않는다. 눈에 썩 띄는 바위라 길 좋을 거라 여겼는데 그렇지도 않은갑다.
금원암 줄기와 금원산정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줄기 사이 계곡까지 가니, 계곡따라 흐린 길 보인다. 계곡길도 금원암으로 이어질지 모르나, 확실하게 능선으로 붙어오른다.
능선엔 길 제법 뚜렷하다.
장난감 기차바위도 지나고...
금원암 직전에 돌아보다
금원암 바위 표면이 울퉁불퉁 재밌다.
굽어보는 산자락과 현성산
건너 기백산과 오두산릉
원숭이 바위 내려와 능선으로 향한다. 가파르게 치올린다.
도중에 만난 이게 멀까 했는데...
처녀치마였다.
능선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다. 시야 넘 흐리다.
정상 가기 전에 한두군데 더 조망처 있다.
창선계곡과 창선마을
월봉 거쳐 남덕유, 삿갓..
덕유능선
정상에서
기백으로 이어지는 능선
기백에서 오두산릉
금원에서 기백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마냥 부드럽다. 기분좋게 간다.
능선 너머 황석 거망
처녀치마 군락에서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오른쪽엔 원숭이바위, 금원암도 보이고
누룩덤과 책바위가 멋스럽다
용추골 건너 황석 거망
조망데크에서 뒤돌아보다
조망데크에서
다가가며 보는 누룩덤과 책바위
누룩덤 오르며 뒤돌아보다
누룩덤에서
하산할 능선과 오두산릉
위천벌판
누룩덤에서 뒤돌아보다
누룩덤 지나 책바위 가는 길에
책바위
오랫만에 모델 좀 제대로 부려먹네...
책바위에서 돌아보다
책바위는 내 실력으론 통과 불가능. 저 바위까지 올랐다 돌아온다.
우회
우회하여 뒤로 오른 책바위 꼭지
누룩덤과 책바위 돌아보며 기백산정 향해 가다
기백산정에서 건너보다.
하산릉 갈림 지나 잠시 더 가본다.
저기서 오두산과 진양기맥 줄기가 나뉜다. 두 능선 다 탐난다.
언제 함 이어서 걸어볼까? 기백산 왕복은 옵션으로 하고...
하산할 능선
오두산릉
진양기맥 줄기와 감악산릉.
기맥은 저 능선 오른쪽으로 끝까지 이어지지 않고 거청 함양 경계따라 이어지고 88선 춘전재 건너 소룡 바랑산 쪽으로 간다.
하산릉 들머리에서 돌아보는 기백산정
워낙 많이 보이니 심심풀이삼아 또..
하산길 접어들었는데, 잠시 후 길이 능선 벗어난다.
혹시 이러다 임도따라가야 하는 거 아닐까 싶어 비탈 가로질러 능선에 붙는다.
비탈 가로질러가며
능선은 진달래 꽃길
잠시 후 주등로가 옆구리로 다가와 이어진다.
아주 부드러운, 걷기좋은 길이다.
역광에 진달래는 곱지만...
이 능선 임도 가로지를 때까지는 조망처 없다.
임도 지나고 복합산막쪽 등로 나뉘는 836봉 지나면 조망 포인트 자주 나타난다. 길도 조금 까칠해진다.
건너 금원산릉 보는 맛이 좋은데... 역광이라 아쉽다.
오전에 이 코스로 오르면 금원기백릉 속살 들여다보는 재미 아주 좋을 듯하다.
밧줄 잡는 곳도 있고...
814봉 직전에서 돌아보는 기백산릉.
다른 지점에서 보는 금원산쪽. 유안청 계곡이 한눈에 들여다보인다.
기회된다면, 이 능선으로 올라 오두산릉으로 내려와보는 것도 좋을 듯.
상천지
정면으로 보이는 현성산릉. 미폭골 좌우 두 능선 대비가 뚜렷하다.
오른쪽 능선이 암릉 재미 쏠쏠하므로 주로 그리 오른다. 반면 휴양림에서 오르는 등로는 울창 솔숲길이다.
하산 날머리도 보인다
오른쪽으로도 능선 이어진다.
오두산릉과 잇는 준원점코스라면 저리 오르는 것도 괜찮겠다. 길상태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금원기백산릉 함 더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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