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오천리 거석마을(10:30) - 도중에 점심 - 마당목재(12:55) - 정상(13:15) - 신평리향 첫 바위봉 왕복 - 442봉 - 오천리(15:40)
산 또한 첫인상이 중요하다. 역시 타이밍...
오래 벼르던 곳임에도 택일이 좋지 않았던 게다. 진종일 뿌연 안개, 계절의 미립에 파묻혀 자주 한숨 뱉으며 간다. 바다 물빛 없으니 퍽 단조로운 섬산행이다. 너르게 펼쳐진 활엽숲도 붉은 열기 안으로만 머금었을 뿐 봄빛 활짝 풀어놓기엔 아직 이르다.
정상까지 오름길 거의 전구간 땡볕길이라 짱배기 꽤 따갑고, 올 들어 가장 풀린 듯한 날씨에 자주 팔다리 걷어부치고 싶어진다.
높고 펑퍼짐하니 꽤 규모있는 섬 산, 시야 좋은 능선에서 보는 맛은 완도 상황봉이나 거제 노자 가라를 연상시킨다. 허나 어느 쪽에 비하든 개성 떨어지는 느낌이다. 난대성 식생 인상적이던 완도에 비해 숲은 소사나무 일색이라 보기에 단조롭고, 근육질의 역동적인 굴곡 일품인 노자 가라에 비하면 능선들이 길고 너르지만 맺힌 구석 없이 조금은 무덤덤해 보인다.
하지만 때가 때니만치 은근히 기대했던 노루귀는 많이 만났다. 기름진 육산이라 조금만 더 있으면 산릉에도 봄꽃들 물씬 피어나겠다.
굳이 다시 찾을 기회 된다면,
늦가을이나 초겨울 바다 물빛과 조망 좋을 때나, 삼월말 사월초 봄꽃들 다투어 피어나는 시절이 좋겠다. 물론 그 때는 햇살 많이 따가울 터.
코스는 미답인 용두봉 능선과 이어 그늘 좋은 오천리 동쪽 능선이나 신평으로 하산하면 될 듯.
마을 벗어나, 산자락 들머리에서 '노루야, 노루야' 나직이 두어 번 불러본다.
아니나 다를까...!
가파르지 않으나 날씨 포근하여 꽤 숨차게 오른다.
한겨울 채비한 이들도 많이 보이는데 어지간히들 애먹겠다...
돌아보다.
바다 물빛이 전혀 없으니.... 섬산행 맛이 나질 않는다.
전망바위와 기차바위
안전 시설물이 잘 되어 있다. 좀 지나치게 친절하다 싶도록.
기차바우
기차바우 가며
금장, 익금 해수욕장 쪽
굽어본 산빛
지나온 길 뒤돌아보다
가운데 528봉, 오른쪽이 정상
468봉에서 돌아보다
528봉 가며
528봉에서 돌아보다
정상 직전에서 돌아본, 지나온 능선
정신없이 붐비는 정상부.
참 오랫만에 붐비는 산에 와 보니 한편으로 신기하고 재미있다.
신평리 쪽 저 바위까지만 다녀오기로 한다
바위 앞에서 돌아본 정상부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가다. 트랜스포머처럼 생겨먹은 저게 혹시 매바위?
하산능선에서 굽어보는 오천리
아주 걷기 좋은 능선이다. 종일 땡볕길만 걷다가 이나마 그늘 있으니 살만하다.
북동쪽, 홍련마을
여유로운 하산길, 다시 노루귀나 만났으면 싶어 또 두어번 불러본다.
과연! 3초도 지나지 않아 흰노루귀 출현.
스스로 생각해도 신통방통하다. 이정도 주문빨이면 멍석깔아도 되겠다.
전망바위에서 굽어보는 오천리
청석마을 쪽
고도 낮춘 산자락에는 노루귀 많이 보인다.
계속 이동하며 똑딱대는 산행 스냅에 익숙한 터라
저 조그만 꽃 앞에 서면, 부서지기 쉬운 선물을 받아든 악동처럼 당최 막막하고 암담하다.
어쩔 수 없이 엉덩이 치켜들거나 낮추며 뱅뱅 돌기도 하다가... 한참을 뭉기적...
유난히 짙은 분홍이 신기해서리..
능선 끝자락에서
마지막으로, 올랐던 능선 함 건너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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