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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낙남정맥

낙남정맥 신어산 120306

by 숲길로 2012. 3. 7.

코스 : 상동면 매리(09:30) - 동신어산(10:35) - 감천고개(11:20) - 478봉(11:40 점심) - 531봉(장척산 13:00) - 생명고개:13:30) - 동봉 - 신어산(14:20) - 서봉(14:55) - 가야 C.C. - 영운이고개(15:55)  이정표상 14.3km

 

 

낙남정맥 북진 첫 구간.

시절이 좋다. 춥지도 덥지도 않으니, 봄 재촉하는 비 내린 후 촉촉히 젖은 땅 자주 살피며 간다.

까막눈에 드는 기미 없어도 젖은 활엽숲 빛깔이 겨울같지만은 않다. 바람없이 고요한 구름 더디게 오른다. 눅고 젖은 땅으로부터 피어나는 묘한 기운이 안개를 적시니, 굽어보는 골짜기 숲들이 은은 붉어온다. 

 

들머리는 김해 양산 거대 산업지역 한가운데.

잠 덜깬 몸이 난데없이 소음과 냄새에 던져졌으니 도망치듯 숲길 접어든다. 뿌리치지 못하고 근 삼십여분 따라오는 그 날것들... 

등지고 살다보면 자주 그 존재를 잊어버리는 체제의 동력이며 야성野性이지만, 산맥 훑어가는 긴 여정의 들머리에서 맞닥뜨리는 문명의 맨얼굴은 퍽이나 당혹스러운 데가 있다.

 새벽까지 비 내린 후 푹신 솔숲길 걷는 맛은 좋다. 허나 사오백대 봉우리 쉼없는 오르내림이 은근히 힘들다. 동신어산 능선에서 보는 낙동강쪽 조망 궁금했으나, 제멋에 겨운 구름이 야산릉 감싸며 게으르게 노닐고 있으니 끝내 난망이다.

까치산 능선 만나는 405봉 이후는 오래 전 한 번 걸었던 구간이고, 낯익은 신어산 대로길은 적당히 곁눈질하며 내쳐 간다. 억새와 철쭉 무리 지나며 문득, 두번이나 오른 산임에도 산빛 좋은 시절은 보질 못했다는 생각이 스친다. 꽃철 단풍철 아닌 비수기에만 산악회 코스 잡히는 탓이다.

서봉에서 가야 C.C. 로 내려서는 길은 겁나게 가파르다. 능선이라기보다 냅다 쏟아지는 사면이다.

 

골프장 통과하는 노릇도 만만치 않다. 산자락 벗어나  불쑥 골프장으로 내려서니, 다들 '저건 머하는 자들임? ' 하는 뜨악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자신의 무례에 낯뜨거워지는 황당 시추에이션이다. 이왕 저지른 실례 무릅쓰고 산비탈 가로질러 412봉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윗쪽에서 그리 오면 안 된다고 소릴 지른다. 고이 되돌아서 도로따라 간다.

남은 구간도 굳이 능선 잇는답시고 나댈 맛 나질 않아, 도로따라 영운이 고개까지 간다. 차량으로만 드나드는 골프장, 인도가 없으니 위험스럽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능선을 제대로 이을 수도 없는 골프장 구간은 우회가 마땅하다. 나밭고개까지 가야 한다면 또 모르되, 영운이고개에서 끊느니 묵방으로 직진하거나 은하사 쪽으로 내려서는 게 낫겠다.

사전허락 없이 사유지 운동장에 난입하는 무례가 용납될만큼 정맥산행이 대단한 노릇은 아니다. 행여 공에 맞는 사고라도 나면 얼마나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일까? 혹 자신의 종주산행을 참으로 대단하게 여기는 이라면, 정중히 사전허락이나 양해 구하여 그 대단함에 걸맞는 예의와 품위를 갖출 일이다. 

정맥산행 기록 찾아보니 대개 우회없이 무대뽀로 골프장 난입하고 있다.  무례하고 개탄스런 일이다. 지워진 마루금 잇기가 애당초 불가능임을 감안하면, 그건 어쩔수 없음을 빙자한 무의미한 마스터베이션에 지나지 않는다. 산행이든 골프든 저마다 취향껏 즐기는 운동이다. 자기 영역에서 즐기는 이들에게 민폐 끼치고 눈쌀 찌푸리게 하는 건 스포츠맨쉽에도 어긋난다. 종주산행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책임자들의 양식있는 태도가 아쉽다.     

 

들머리 올라서서

 

고속도로 굴다리 지나와서 돌아보다.

 

낙강 쪽. 대기 맑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동신어 향해 가며

돌아보다

동신어 오르기 전 조망 구간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서쪽

동신어 정상에서

 

 

499봉 오르며 돌아보다

 

 

478봉에서 백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478봉과 481봉

 

478봉에서 이른 점심

 

감천고개 내려서며 보는 522봉과 장척산

 

까치산(우)과 백두산

 

예기치 않았던 표지. 장척산이름도 그렇고 대감이란 지명도 재미있다

 

생명고개에서 보는 까치산(좌)

 

동봉 오르며 지니온 길 돌아보다. 장척산 뒤로 동신어도 보인다.

 

동봉 오르며 보는 신어산

 

돛대봉과 김해공항 쪽. 중국 민항기 참사 있었던...

 

까치와 돛대

당겨본 모습

당겨본 낙강 하류

 

 

신어산 정상 향해 가며

 

억새밭 너머로 토곡산릉

 

철쭉밭 너머 김해시가

 

뒤돌아보다

 

정상에서. 오늘 구간 거리가 나와 있다.

 

아련한 낙남 능선

 

 

토곡쪽

당겨본 모습

 

동신어쪽

 

서봉 아래 헬기장에서 본 돛대봉 능선

 

은하사 쪽 하산길

 

가야 c.c. 너머 낙남능선들

 

서봉에서 뒤돌아보다

 

굽어본 가야 c.c.

 

가파르게 내려서 골프장 만나기 전, 아주 잠시 기분좋은 솔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