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합천 봉산면 압곡리 신기마을 회관(07:55) - 첫 봉우리(09:05) - 숙성산(09:45) - 말목재(10:35) - 미녀봉 능선 첫 봉우리(11:05) - 점심 - 미녀봉(문재산 12:40) - 오도재(13:20) - 오도산 능선 도로(13:55) - 정상부 왕복(30분) - 547.8봉(16:25) - 신기마을(17:05)
아쉬움과 만족 교차하는 산행.
전자는 조망제일 오도산을 최악의 날씨에 올랐다는 것이고, 후자는 은근 걱정스럽던 압곡리 원점 길 잇기를 매끄럽게 마무리했다는 것.
미녀봉과 숙성산은 전답 있으나 오도산은 이제사 초행이다. 조망좋다 소문났지만 거창한 통신시설물과 산정 도로가 영 구미 당기지 않았던 탓이다.
미녀봉은 안전시설 너무 늘었다. 조망마저 흐리니 그저 심드렁... 기억조차 흐린 숙성산이 그나마 새로운 맛이었다.
안개 하늘이라 진면목 실감치 못했지만 오도산 조망은 과연 대단하겠다. 다시 함 와야 할 듯한데 코스 어떻게 엮어야 할지 고민이다.
하산길로 잡은 서남릉, 전반 세 봉우리까지는 조망 포인트 많다. 특히 1068봉 내려서는 암벽은 고도감 좋고 꽤 멋스럽기까지 하다. 허나 가파르게 내려서 옛고개길 만난 이후로는 조망 전혀 없고 먼지폭폭 낙엽만 밀고 간다. 게다가 건너 능선 산 하나 통째 들어내는 석재공장(동양산업?) 소음과 먼지가 걷는 맛 적잖이 빼앗는다.
좀 긴 코스라(도상거리 20km쯤?) 일찍 나섰는데, 동트기 싫어 미적대는 듯한 하늘빛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차에서 한숨 더 자겠다는 짱 채근하여 신기리(새터마을)로 뻗어내린 산자락 가파르게 치오른다. 오르며 보니 마을 입구 산소 오른쪽으로 산자락 감돌아 능선으로 오르는 길 뚜렷하다.
능선끝에 자리잡은 시야 툭 트인 산소에서 돌아본다.
건너보이는 저 줄기가 나중에 하산할 능선인데, 산소들 돌아 보이는 안부에서 이쪽으로 내려서게 된다.
내내 솔숲길, 첫 봉우리까지는 꾸준한 오름이다.
잠시 시야 트이는 구간 있다. 봉산면과 합천댐 건너본다.
시야 깨끗하지 않았어도 바람 차가우니 해 달면서 차차 개이리라 여겼다. 하지만...
오도산, 하산하게 될 능선의 굴곡이 제법이다.
전반적으로 조망 트이는 곳 거의 없는 능선, 마침 길 옆에 바위 있어 올라본다.
안부의 묵은 헬기장에서 올려 보는 숙성산. 이 지점 지나 오른쪽으로 흐린 갈림길 있다.
이후 숙성산 오름은 좀 가파른데 뚜렷한 줄기 없는 사면형 능선이다. 길 역시 흐지부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묵은 발길 흔적도 있다. 허나 그 방향으로 발달한 능선으로 올라버리면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너무 멀다. 길 흔적 무시하고 개중 능선이라 할만한 솔숲따라 곧장 치오른다(지도 참고).
정상 능선 조금 아래 왼쪽 조망 트일만한 바위 있어 올라본다.
지나온 능선과 합천호.
시야 깨끗하다면 참 보기 좋으련만... 너무 흐리다.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100미터도 채 못가 정상. 그 방향 조망 트이는 곳 있나 싶어 더 나가보니 삼각점봉. 정상석봉과 삼각점봉이 다르다.
정상석봉이든 삼각점봉이든 남쪽으로 하산길 보이지 않는다. 오르면서 본 바로 그쪽 사면은 너덜성 바위 많은 숲이라 오르내리기엔 상당히 애먹을 듯하다.
정상 조금 동쪽 전망대에서 보는 미녀와 오도.
진행할 산줄기도 한눈에 든다.
안개에 묻힌 가조분지
건너 시리봉과 오도
미녀봉 오르며 뒤돌아본 숙성산(오른쪽)과 시리봉
머잖아 둘러보려 하는 박유산(오른쪽 뾰족봉) 일산봉(가운데) 감토산 등등..
건너보는 미녀봉 능선
첫 봉 전망대에서 건너보다
숙성산 쪽.
가운데 희끗한 곳이 좀 전에 미녀봉릉 조망하던 곳
하산할 능선. 쪼까 길어보이네~
다가가며 보다. 암릉구간이라 조망없는 날씨엔 그나마 볼거리.
뒤돌아보다
휴양림 계곡
정상부 지나와 돌아보는 미녀봉
미녀봉 정상에 문재산이라 적힌 바위 놓였다. 낯간지러울 정도로 자세하게 신체 부위 특정하며 묘사해 놓은 산이 저리 점잖은 본명이었다고?
웬 듣보잡? 싶기도 하며 저으기 뜬금없고 황당한 느낌이다.
사실 산릉의 굴곡과 형태에서 그 자체의 구성적인 아름다움이나 조화를 찾기보다, 굳이 여체를 상형하고 상상하는 것은 세련된 미적 안목과는 거리가 있다. 뿐 아니라 다분히 물신숭배의 냄새마저 난다. 물론 한편으로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성관념의 발로라거나 오랜 토속 정서의 표현이랄 수도 있다.
허나 신체 부위 시시콜콜 특정하며 명찰다는 노릇은 미녀봉이란 이름을 금방 자가당착에 빠뜨리며 우스꽝스럽게 만든다. 머리 입술 유방까진 그렇다 쳐도, 가장 높은 정상이 불룩한 아랫배에 해당되는 지경에 이르면, 우리 미감은 만족은 커녕 모종의 통쾌한 혼란과 은근 외설스러움마저 느낀다.
아름다움과 외설, 예술과 외설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흔히 얘기하곤 하지만,
벌렁 드러누워 몸 풀고 있는 듯한 저 임산부 형상이 뿜어내는 변태적인 아름다움과 외설스러움은 기어이 짖궂은 시비 자청하니
미녀봉이 아니라 해산봉이 훨 어울리는 이름이며 자태 아니시겠냐는...^^
가운데 숙성을 돌아보다.
가조벌과 비계 두무산릉이 시원하지만 대기 너무 흐려 볼품 없다.
조망 욕심 비우고 오도재 건너 정상 향해 꾸역꾸역 오른다. 고작 1km도 안 되는데 어지간히 가파르다.
오르며 돌아보다
도로에서 굽어보다.
원래 너덜이었을까? 일부는 도로개설하며 발파한 바위들인 듯 모서리 날카롭다.
정상부 가며 돌아보다.
숙성산이 실제보다 훨 높아 보인다. 앞 봉우리가 1068봉인데 그 위로 얹힌다.
오도산 가파른 사면.
비오면 빗물이 흘러내리는 게 아니라 자유낙하하듯 그냥 굴러떨어지겠다.
수포대와 두무산쪽 능선. 즉 수도지맥
도로따라 걸으며
묘산(산제)쪽 능선. 도로 올라오는 방향이기도 하다.
두무산 전경.
성기리에서 산제까지, 능선 종주를 함 하고 싶은데 자가차량으로 원점산행하기엔 당최 동선이 그려지지 않는다.
1068봉에서
준희님 수도지맥 표찰 달린 1068봉은 되돌아나오는 게 좋겠다. 냅다 직진하면 난처한 꼴 난다.
절개지 비탈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낙석방책 안에 갇혔다. 만만한 개구녕도 없다.
저만치 방책 끝나는 지점까지 가서 빠져나와야 한다. 물론 잠시지만 좀 황당한 경험.
절개지 지나 다시 능선 잇는다. 곧 암벽 조망대 나타난다.
오른쪽이 하산릉
되돌아보는 1068봉 암벽
이후 몇 군데 조망 포인트 더 있고 휴양림 계곡쪽 시원스레 굽어보이기도 하지만 사진은 없다. 워낙 흐린 탓이다.
먼지 폭폭 낙엽 밀고 가려니 카메라도 집어넣고 내쳐 걷는다.
몇 구비 오르내리면 지도상의 547.8봉. 최근 측량 결과인 듯 548.3봉으로 수정되어 있다(아래).
이 548.3봉에서 수도지맥과 권빈양지 방향으로 길이 나뉜다. 권빈쪽 길이 더 좋다.
뜻밖에 좋은 길 걸으며, 어디서 권빈길 버리고 압곡리향 능선을 잡아챌까 살핀다. 마땅치 않다. 가파르거나 잡목과 덤불 우거졌다.
막판 몇 걸음 줄이자고 덤불에서 욕볼 거 없이 그냥 권빈삼거리로 내려서서 도로따라 가지 머, 맘 먹었는데...
진행방향의 왼쪽, 권빈양지 마을 내려보이는 이 지점에서 곧장 저 산소로 내려서면 양지마을에 닿을 터.
허나 우린 갈길은 반대 방향. 유심히 오른쪽 살피니...
옳거니! 저만치 산소들로 이어지는 노루길이 덤불숲 사이에 보인다.
신기마을과 올랐던 산릉이 저만치 굽어보이는 산소에서.
도로 건너고 겨울논 한 빼미 가로지르니 바로 앞에 산행 시작했던 마을, 하산릉에서 최단 경로로 출발지점까지 가는 셈.
신기마을 가는 논길에서 바라보는 먼 미녀봉 능선.
왼쪽 산자락 끝이 아침에 올랐던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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