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소토리 감결마을(10:30) - 어곡 갈림(12:00) - 능걸산(12:55) - 습지쪽 민둥봉 왕복(점심) - 혜월사 - 좌삼리(15:20)
일대 산릉들 어지간히 다녔지만 여태 미답으로 남은 산, 조망산행삼아 부담없는 코스로 다녀온다.
코스 자체만 본다면 제법 괜찮다. 오르내리는 능선의 솔숲이 대도시 근교산치곤 상당히 인상적이고, 정상 부근 깔끔한 암릉도 아기자기한 즐거움이다.
천마산 삼거리 지나 어곡 갈림길까지 명품 솔숲은 태백산맥 금강송숲 부럽지 않을 정도고, 가파르지 않는 하산릉 묵은 소나무들 역시 조선시대부터 있었을 법한 예쁜 산길과 더불어 기분좋게 눈길 사로잡으며 잠시나마 깊은 산중에 든 듯한 착각을 준다.
문제는 이 산의 입지와 애증 엇갈리는 조망이다. 오르며 돌아보는 일대, 올라서 휘둘러보는 사방은 정말이지 정신 사납다. 천성과 영축의 거산릉 힘차게 뻗어가고 금정과 매봉이 예쁜 윤곽 자랑하지만, 거침없이 훼손되고 망가진 산자락들과 현란한 공단 건물들은 외면할 수 없는 풍경의 현실이다. 부산과 더불어 날로 번창하는 지역의 위세 입증하듯 지금도 곳곳 토목공사 끊이지 않는데, 남쪽 어곡산 자락은 문어 다리 하나씩 잘라먹듯 지능선 하나 통째로 들어내는 공사 중이고, 공원묘지 흉한 북쪽 오봉산 자락은 산릉 가로질러 송전 철탑 공사 중이다. 금정 천성같은 명산릉들을 위시하여 이 일대는 유난히 철탑들 많고 볼 때마다 숫자 늘어나는데, 숲 아무리 우거졌다 한들 미끈한 맨살에 침 꽂아놓은 듯 거슬리고 산만한 풍경은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일대 산들은 산세나 규모에 비해 정상석 유난히 거창한 편인 듯하다. 터무니없는 그 크기에서 자꾸만 허세가 읽히는데, 내 편견인지 모르나, 공단지역에 특유한 지역성의 표현 아닐까 싶다.
성불암 지나 산길 접어들다
돌아보다. 춘 날씨지만 남쪽지방답게 아직은 바람 훈훈하다.
너른 산길 따라...
잠깐 억새밭도 지나고
솔숲 가로질러 능선에 붙는다
솔숲 능선에 불거지는 바위에서 돌아본다. 흐린 하늘 아래 금정의 윤곽이 예쁘다. 당겨본다.
계명 장군 고당봉이 저마다 날카롭다. 왼쪽엔 장산 오른쪽엔 백양.
천성과 정족산(왼쪽) 건너본다. 요통환자 침 꽂아 놓은 듯 총총한 철탑이 거슬린다. 아래 벌거벗은 산자락은 양산 cc.
다시 돌아본다. 오르는 길엔 가장 자주 눈길 가는 곳이다.
어곡산 매봉과 오봉산릉(왼쪽)
소나무들은 이제 능선에만 남아 있는데 그나마 참나무와 섞여 있다.
따듯한 남쪽이니, 점차 온난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머잖아 저 솔들도 사라질지 모를 일.
솔숲길이 제법 대견하고 멋스럽다.
능걸산 정상부와 멀리 죽바우와 영축산릉
정상부 짧으나마 강렬한 인상을 주는 암릉
첫 바위에서 올라온 능선 돌아보다.
건너 어곡산과 토곡산
다시, 천성산
에덴벨리 쪽. 전에 없던 바람개비도 생겼고 인공눈도 희끗하다. 당겨본다.
바위무리들
돌아보다.
그런데 바람이 넘 차고 사납다. 오래 머물지 못하고 부지런히 간다.
내려가기가 마땅찮다. 우회하여 내려서서...
뒤돌아본다. 잘 하면 그냥 내려올만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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