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백암산에서 내장산으로 111114

by 숲길로 2011. 11. 17.

코스 : 반월리 도로변(10:40) - 곡두재(11:10) - 구암사 갈림(12:10) - 상왕봉(12:40  점심) - 순창새재(13:50) - 내장산 능선 만남(15:00) - 까치봉 - 내장사 - 상가끝 주차장(16:40)

 

(경로는 연두색 선)

 

백암 내장 잇는 산줄기,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소둥근재라는 별난 이름의 고개 때문에 더욱 그랬다.

산악회 내장산행에 편승하여 두 산 잇는 줄기와 들날머리 도로까지, 꽤 긴 코스 그려본다.

가파른 백암산봉 숨차게 치올라 내처 걷는다. 단풍 떠나버린 능선이지만 모처럼 기온 떨어지고 바람 차가워져 초겨울 맛이 난다. 내내 뿌옇던 대기도 썩 맑아졌다. 굴곡 멋스런 낯익은 산릉들, 돌아보고 건너보는 맛이 좋다.

요즘은, 한 코스 다녀오면 또다른 코스가 하나둘 묻어온다. 내장산 신선봉에서 남으로 내리는 화개산, 중간에 길게 뻗은 암릉이 인상적이다.          

 

 

곡두재 가며 본 백암산릉. 왼쪽 봉긋한 가인봉, 흰 암벽 백학봉, 가운데 뾰족한 게 올라야 할 첫 봉.

오른쪽 완만한 능선을 따르면 수월하겠지만 우린 곡두재에서 정맥길따라 가파르게 치올라야 한다.

  

내장 신선봉에서 뻗어내린 화개산릉.

왼쪽 멀리 보이는 건 백암 내장 잇는 정맥 줄기고 맨 오른쪽은 장군봉일 듯  

 

고개 같지도 않은 고개, 곡두재 지척에 두고 돌아보니 백방산이 우뚝하다

 

야산릉 밭길 옆으로 가며 건너보는 가인봉과 백학봉 암벽

 

올라야할 봉우리, 어지간히 뾰족해 뵌다.

 

정맥길인데... 반칙이다^^

정맥 줄기 대신 골 건너 왼쪽 줄기로 오른다. 잠시 되돌아와 다시 확인하니 정맥줄기로는 발길 흔적 거의 없다.

우리야 정맥꾼 아니니 아무런들 어떠랴만 제 줄기 고집하는 이들로선 좀 찜찜할 듯.

 

길 벗어난 바위 전망대에서 돌아보다. 덕흥마을, 자포마을이 보이고 한가운데 백방산이 우뚝하다.

맨 왼쪽은 추령봉, 오른쪽 끝엔 추월산 깃대봉... 

 

조금 당겨본 모습

 

전망바위에서 숨 돌리며 백양사 굽어보다

 

왼쪽이 추월산이니 그 사이 산릉들은 정맥길이 될 듯...

 

다시, 백방과 추월

 

가인봉릉 너머 장성호 건너보며...

 

구암사 갈림길에서 시간 가늠해 본다. 위 그림상으론 5시간 이상 거리.

 

다들 쉬어가는 조망바위에서

 

                                           조망좋은 도집봉이지만 이번엔 우회. 갈길이 멀기에...

 

상왕봉에서.

왼쪽 입암산릉과 뾰족한 삼성산 너머 정읍시 

 

관심있게 살펴본 내장 신선봉과 화개산릉. 뒤로는 장군봉

 

 백암산 내려서며 돌아보는 사자봉 가마봉 능선의 암릉. 아쉽게도, 저 멋스런 굴곡을 시원히 조망할 포인트가 능선상에는 없다.

   

순창새재에서 정규 등로는 능선을 버리고 운치 있고 걷기좋은 계곡길로 우회한다(아래 지도 참고)

정맥종주라면 당근 능선을 이어야겠지만, 그도 아닌 우리야 조망없는 봉우리 몇 개 오르내리며 힘 빼고 싶진 않으니...  

 

잘못 그려진, 혹은 잘못 놓여진 지도 이정표.

이름 별난 소둥근재. 소가 뒹굴어 죽었다 하여 소둥근재 혹은 소죽엄재라 부르는 곳이 호남정맥 능선상에 표시되어 있는데, 정작 이정표는 완만한 계곡 분기점인 까만 동그라미 지점에 놓여 있다(정규 등로는 정맥능선이 아니라 가늘게 덧붙여 넣은 계곡과 옆 능선 우회길).

그런데 여기는 소가 나둥그러질만큼 가파른 곳이 아니다. 일대 계곡이 대개 그러하듯 깊은 상류임에도 불구 분지처럼 아늑하고 부드러운 지형이다. 그래서 옛날 소(달구지?)를 끌어가며 장성새재와 순창새재 소둥근재 등을 거쳐 정읍 장성 순창 드나들었던 모양이다. 입암산행하며 본 장성새재엔 집터들도 있었으니 그만큼 교통량 많고 상주인구(주막 따위)도 있었단 얘기다.

썩 궁금해진다. 실제의 소둥근재는 과연 어디일까? 여기일까? 저 능선 위일까? 달리 말해, 그림이 틀린 걸까, 이정표가 잘못 놓인 걸까?

또 소둥근재란 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무엇일까? 그건 소가 뒹굴만큼 가파르다는 은유일 수도, 과거에 일어났던 명백한 사실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전자라면 정맥능선상의 고개여야 하지만 후자라면 현재의 이 지점도 무방하다. 놀랄만한 구체적 사건의 장소라면 고개 바로 아래도 '재'라 부르는 융통성쯤 가능할 터.

어쨌거나...

소둥근재 별난 이름 곱씹으며 계곡 벗어나 능선 치올라 땀 씻으며 돌아본다. 발아래 펼쳐지는 산세와 내 몸이 기억하는 두 새재는 저토록 부드럽기만 하다.

소가 비명 지르며 뒹구는 놀랍고 섬뜩한 광경. 그건 어쩌면 가파르고 고된 길을 음미하는 상상력의 산물이거나 구체적 사실과 사건의 기억일 수도 있겠지만, 세월에 풍화하며 이미 둥글어질대로 둥글어진 이름... 입안에 구르는 그 이름엔 더 이상 어떤 위태로움도 느껴지지 않는다. 

가차없는 세월처럼 내달리며 오가는 걸음 걸음들, 그렇게 길은 쉼없이 흘러가고 변해간다. 

 

조망 트이는 곳, 추월산 방향 건너보다

 

신선봉

 

까치와 연지

 

순창 새재와 우회한 능선. 너머로 입암산릉, 너머로 방장산도 빼꼼...

 

 

변산을 당겨보다. 의상봉과 쇠뿔바위가 두드러진다.

 

까치봉 향해 치올리기 전 한 숨 돌리며...

 

드디어 내장 주릉에서. 신선봉 방향

 

 

삼성 입암과 방장. 뾰족한 게 갓바위(입암)같다.

 

신선봉릉과 금선대 바위

 

장군봉 왼쪽으로 백방산이 고개 내밀었다

 

 

              하산길, 잎진 숲에 드는 오후햇살이 곱다

 

숲 사이로 써레

'산과 여행 > 전라 충청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월산 2  (0) 2011.11.17
담양 추월산 111115  (0) 2011.11.17
백암산 가인봉 능선 2  (0) 2011.11.09
장성 백암산 가인봉 능선 111107  (0) 2011.11.09
내장 추령봉에서 백방산으로 2  (0) 201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