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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들...

똑딱이 이야기 - 삼성 VLUU EX1

by 숲길로 2011. 5. 6.

 

산에 들고 다니며 똑딱대는 카메라, 키 낮은 꽃들 좀 수월하게 찍고 싶어 회전형 아몰레드 모니터 달린 삼성 블루 ex1 장만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여태 쓰던 파나소닉 루믹스 lx3와 비교해 못마땅한 점 너무 많다. 익숙해져서 잊어버리기 전에 불편한 점과 문제점들 몇몇 두서없이 정리해 본다(차차 덧붙이자. 쓰다보면 슬슬 드러날 장점들까지).

 

 (사진은 진짜 뽀대난다. 실물보다 낫네^^) 

 

화질.

해상력은 좋은데 색감이 좀 그렇다. 삼성 디카 특유의 붉게 번지는 푸른색 계통이 강하다. 연두나 초록 경향의 깔끔하고 서늘한 느낌인 lx3에 비해 좀 텁텁해 보인다. 조심스런 후보정이 필요할 듯.

 

셔터 속도.

기존 lx3 의 워낙 특별한 셔터속도에 익숙한지라  f=1.8의 밝은 렌즈 무색할만큼 셔터속도 느리게 느껴진다. 참고로, lx3는 자동모드에서 좀 낮다 싶은 조리개 값과 엄청 빠른 셔터속도 조합을 보여주는데 결과물은 꽤 만족스러웠다.

 

접사 성능.

기대만큼 실망 크고 아쉽다. 꽃얼굴에 렌즈 바짝 들이대지 않으려고 동급 기종들 1cm 접사와 달리 5cm 준접사임을 알고 샀지만, 진짜 문제는 초점을 금방 못 잡고 버벅댄다는 것. 현호색은 찍는데 쬐그맣고 이쁜 애기괭이눈이나 개별꽃은 5cm 거리 여부를 떠나 당최 초점을 못 잡는다. 프로그램(P) 모드에선 덜한데 조리개우선(A) 모드 최대 개방으로 찍으려니 한참 헤매거나 뒤쪽을 잡는다.   

lx3와 달리 스팟 초점 모드가 없어 그럴까? 아직 손에 익지 않아 그런 걸까? 회전형 모니터의 막강 쓸모는 포복 않고 키낮은 들꽃 찍기인데, 당최 역부족이니 커다란 회전 모니터가 그만 멋쩍고 때로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fn(기능) 버튼으로 조작되는 초점 모드 변경.

통상 fn 버튼은 메뉴 중 비교적 많이 쓰는 기능 하나만 골라 간단조작토록 하는 것이다(니콘, 캐논, 파나소닉 등). 그런데 ex1의 fn 키는 또다른 잡다 메뉴 버튼이다.

풍경과 키작은 꽃들 함께 찍으며 가면 초점 모드를 자주 바꾸는데 그 때마다 몇 차례 버튼 조작 할려니 순발력 떨어진다. 게다가 전원 끄면 초점 모드 항목이 원래의 후순위로 밀려나 매번 다시 찾아들어가야 하므로 짜증스러운 노릇이다. 장면(SCN) 모드 항목들처럼 이전의 기억이라도 좀 유지했으면 싶다. 

다행 측광모드 버튼은 따로 나와 있어 편하다.

 

이동 초점 모드에서는 사진의 질감이나 색감을 선택 조절할 수 있는  '사진 스타일' 기능을 쓰지 못한다. 포커싱과 이미지 처리, 즉 서로 간섭하거나 제약하지 않는 기능과 메뉴를 함께 쓰지 못하게 하는 발상은 그저 황당한 따름. 완성도 떨어지는 운영 프로그램의 한 사례같다.

 

풍경 모드를 자주 활용하는데 전원 켤 때마다 ok버튼으로 확인해 달라니 귀찮고 번거롭다. lx3는 그 확인을 반셔터로 하니 없는 듯 편했다. 조작편의성의 요체는 손가락 동선의 단순화인데...

 

렌즈 캡 닫힌 상태에서 카메라 켰다면 캡 열고 다시 켜야 하는 번거로움 있다. lx3는 셔터만 건드리면 되었는데... 역시 손가락 동선의 문제.

 

똑딱이로선 투박한 크기와 무게에 비해 그립감 떨어진다. lx3는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카메라를 단단히 쥘 수 있으나 ex1은 미끄러진다. 무게 탓 아닌 인체공학적이지 못한 형태 때문이다. 카메라가 손에 착 달라붙질 못하고 엉거주춤 뜬다.  

 

셔터가 유난시리 예민하다. 손가락 끝으로 반셔터하다 그만 눌리고 마니 검지의 넓은 면이나 차라리 엄지를 쓰게 된다. 곧 익숙해지겠지만 여태 쓰던 것들과 다르니 불편하고 별나게 튀어 보인다.

 

렌즈캡이 닿거나 눌리면 쉽게 벗겨진다. lx3 캡은 산행 중 나무나 바위에 부딪쳐도 잘 벗겨지지 않았던 편.

 

2G 메모리 넣고 RAW 파일로 찍으면 lx3는 170여장인데 ex1은 불과 80여장. 화질이 월등히 좋은 것도 아닌데 왜 파일이 비경제적으로 클까? 납득 안가지만 lx3 아닌 다른 기종 경우는 모르겠다.

 

메뉴 조작음이 거슬려 셔터음과 AF 작동음만 남기고 끄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 작동음 항목을 분명 껐는데 메뉴 버튼 누르면 여전히 삐삑거리는 식이다. 에휴, 촌시럽기는...

 

제공되는 매뉴얼이 넘 조잡하다. CD에도 내용 그리 풍부하지 못한 매뉴얼 있지만 손쉽게 펴볼 책자가 아쉽다. 이런데서 비용 절감하려니 그만 싸구려 냄새 풍긴다. 일본 카메라는 이보다 싼 제품들도 포장 훨씬 그럴 듯하고 책자 매뉴얼 두툼하고 자상하다.  

 

정품 배터리가 케이스도 없고(어캐 들고 다니랴?) 충전기 대신 카메라 삽입 상태로 충전하는 아답터만 있다(충전기 별매!). 짠돌이 같으니... 이 역시 싸구려 분위기에 일조한다. 충전지와 저용량 메모리 하나 정도는 기본이라 여겼는데 세상 인심이 다 같진 않은 듯....  

 

 

어쨌거나 국산 삼성 디카 함 써 보고 싶던 차,  평이 좋은데다 마침 절실하던 회전형 아몰레드 모니터가 급땡겨 첨으로 샘숭표 질렀는데... 내가 몬 짓했나 싱숭생숭해진다.

아직은 회전형 아몰레드 모니터 외엔 장점 보이지 않는다. 그조차 접사능력 부실로 판명될 경우 거추장스런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lx3에 비해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마무리, 조작성이 세련되지 못하고 거칠다. 운영 프로그램(펌웨어)도 빈약하고 완성도 떨어지는 편이라 업그레이드 필요하겠는데 홈피엔 별 내용 보이지 않는다.

포장 역시 싸구려 티가 난다. 여러 모로 좀 많이 다듬어져야겠다. 

 

다행인 건 그나마 화질이 좋아 기본 충실하고, 근접 촛점 잡기만 숙달되면(?) 회전형 모니터 진가를 지대로 누려볼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 살아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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