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골재 이후론 많이 느긋하다.
아무도 없으니 길막고 엉뎅이 치켜들고 꽃 들여다봐도 쪽팔리거나 민폐 끼칠 일 없다.
조망 트이는 곳 나타났지만 안개는 비로 변하고...
너덜에서 올려다보다
산 아래 굽어보다
별이,보다 벌거지가 더 귀엽다고 하면....?
멋진 너덜이다.
다시 굽어보다. 숲 가장자리엔 생강나무 많다.
폼 좀 잘 잡아보라고~
사진보다 훨 운치있는 오솔길
얘들도 입 다물었나, 아직 덜 피었나?
생강나무
별이와 벌거지
미황사쪽 다가갈수록 꽃은 보이지 않고...
어지간히 등산객 괴롭히는 녀석인데, 죽은 듯하던 관절마다 새순이 돋는다.
바위들 칭칭 묶은 저 담쟁이들도 머잖아 청춘일 터.
느리게 가며 귀여워 보이는 새순들 두고 재미삼아서리...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 함 걸어보고 싶은 길. 닦고 넓혀 더 망가뜨리기 전에...
'미황사 천년 역사의 길'이란 명찰 보인다. 우린 오랜 절집 등과 같은 옛것에서 지나치게 정물화한 역사를 본다. 보고 느끼는 법까지 가르치는 모범답안과 거기 그대로 붙박이로 불멸하는 양식화된 고전 이미지들.
그러나 공간화한 시간인 역사는 끊임없이 풍경화한다. 우리 마음과 시선은 매순간 사람과 사물, 머무는 것과 흐르는 것을 쉼없이 유기적으로 재구성한다. 풍경으로 흐르는 역사 공간을 빚어낸다. 풍경이 역사이며 역사가 풍경이다.
부도밭은 부도밭 가는 길 벗어나 존재하지 않고 미황사는 달마산의 사계와 동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 망가지거나 바뀌면 서로가 바뀌고 모든 것이 바뀐다. 다칠 수 없이 박제된 역사만의 공간은 없다.
도솔암 오르는 시멘트길에서 시작하여 미황사까지 이어지는 오솔길 들머리는 장비 동원한 공사 진행되고 있었다. 첫눈에 보아도 찻길처럼 너무 넓다. 미황사 부도밭길 전철 밟을까 퍽 염려스럽다. 망치고 나서 북구하겠단 발상은 실로 토목적이다. 그래선 안 된다. 풍경이 다치면 역사도 다친다. 한 번 다치면 돌이킬 수 없다. 망가진 풍경과 상처 이후의 역사가 있을 뿐...
강을 삽질하는 마음이 저 길에까지 닿아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봄과 가을, 서로를 잊은 듯.
서부도밭.
서부도밭엔 바다생물들이 재밌게 새겨진 부도들이 많아, 미황사가 물 건너 온 이들에 의해 세워졌다는 설도 있다.
동부도. 좀 근엄한 분위기다.
분무기로 물 안 뿌리고 방사능비 맞은 동백 하나 찍어보려 하는데...
스님들 두 분 나타나선...
머시라 얘기 나누며 둘러보신다. 부도로 남은 고승과 이승의 스님들이 나누는 대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새순 구엽다며 짱이 압력 넣어 찍은...
미황사 동백숲에서
미황사 마당에 드니 매향이 코를 찌르는데, 비오는 절집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다.
꽃밭에 수선화 만발했고 목단은 싹 틔우는 중
매향 한번 더 심호흡하며...
총총 돌아나오다.
'산과 여행 > 전라 충청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마산 2 (0) | 2011.04.16 |
---|---|
해남 달마산 110414 (0) | 2011.04.16 |
해남 달마산 안개산행 110403 (0) | 2011.04.04 |
남도 꽃놀이 2 - 산수유마을 (0) | 2011.03.26 |
남도 꽃놀이 - 매화마을 110325 (0) | 2011.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