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육십령(08:45) - 할미봉(09:50) - 교육원 삼거리(10:50) - 서봉(12:35) - 점심 - 남덕유 주봉(13:40) - 월성치(14:20) - 합수점(14:50) - 또 합수점(토옥동 15:50) - 송어양식장(16:05) - 양악 저수지 끝 토옥동 표지석(16:15)
돌이킬 수 없이 깊어지는 계절.
푸른 산, 푸른 내내 여름이겠으므로 성큼 걸어 들어간다. 녹음 우거진 숲길 땀 쏟으며 걷는다.
유월, 년중 가장 긴 낮을 가진 계절이다. 밤은 자꾸 아침으로 후퇴하다가, 반격하는 아침에 밀려 그냥 밤 속으로 달아나다가, 하얗게 항복하면 비로소 하지다. 태양의 고도를 묵묵 접수하며 기우뚱 기울어진 지구의 고개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기도 하는 날.
부끄럼 모르는 초록, 흰 꽃 매달고 조금도 쓸쓸하지 않는 날들. 씻은 듯 상처, 환히 감추고 꽃들과 푸른 노을과 더불어 당당한 저 기슭과 변방들.
푸른 그늘 짚으며 가는 헛된 발목, 나무 그림자 지나가는 고요한 그의 숨결 아래....
세석 철쭉 보러 나섰다가 차를 돌려 남덕유행 대간팀에 따라붙는다.
벌건 대낮에 육십령길 밟아본지 워낙 오래되어 내내 망설여 온 터다. 게다가 미답길 토옥동 하산이라니.
과연... 거의 낯설어지려는 길이며 풍경이다.
낮기온 무척 높다 했으나 다행 바람 솔솔하여 즐길만한 능선산행이다.
남덕유 정상부엔 철쭉이 곱고 길섶엔 낯익거나 낯선 꽃과 풀들, 궁금증 주고받으며 가는 재미가 있다.
흙구슬이란 뜻의 토옥동 계곡. 흙속의 진주로 새겨도 좋을 성 싶은 예쁜 이름인데, 비지정 코스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길 뚜렷하고 좋다. 여유롭게 계곡 따라 내려왔으면 싶지만 시간 빠듯하여 좋은 길따라 걷는다. 원래 토옥동 자리는 수해 탓인지 흔적도 없고, 이후부터는 짱배기 따가운 땡볕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단풍 좋은 가을날, 토옥동 계곡과 서봉 서능선을 잇는 원점코스를 함 그려보아야겠다.
육십령에서 올라서니 여름꽃 싸리가 한창이다.
한동안 기분좋은 솔숲길
은방울인 듯한데... 끝물인지 많이 메말랐다.
조망대에서 돌아보다.
맨 왼쪽 팔공산부터 펑퍼짐한 천상데미, 쌍봉으로 보이는 선각, 둥근 덕태, 길게 늘어진 성수로 흘러가는 능선이 장하게 펼쳐진다.
할미봉.
예전엔 이 전망 포인트를 모르고 지나쳤었던 거 같다.
할미봉 왼쪽 멀리, 운장 구봉 능선과 진안 고산릉이 아련하다.
괘관산 뒤로 지리가 떠오르고, 백운 깃대 장안이 시원하다.
지리 부근을 당겨본다.
옆 암봉에서 보는 할미봉
다시, 돌아본 모습
저 암봉 역시 오늘 참 다녀온다.
남덕유 위용
대포바위
돌아본 할미봉
운장산릉을 당겨보다
다가가며 올려다보는 남덕유
바위 지대에서
남덕유 참나무숲 또한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