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2번국도 월평 교차로(10:45) - 월평제 갈림(11:15) - 밤재 갈림(12:20) - 월각산 정상(350m) 우회) - 352봉(13:25) - 도갑산 갈림(13:50) - 점심 - 주지골 삼거리(14:55) - 문필봉(15:10) - 왕인 기념 공원(16:20)
(월평제와 대월리에서도 들머리 있으나, 2번 국도 교차로 램프 시작점에서 산소 가는 계단길 거쳐 진입)
(문필봉에서 바로 내려서는 길 표기는 잘못인 듯. 주지골 등로는 주지봉과의 안부에서 내려선다)
모든 뾰족한 끝
끝은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은 거다, 무한히 뻗어나가고 싶은 거다, 산이 뾰족한 건 더 오르고 싶은 의지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나이 탓일까
요즘 들어 다시 보니 그게 아니고, 이제 그만 오르자는 말씀 같기도 하다.
뾰족해 보이는 것은 뾰족하게 내민 게 아니라 그쯤에서 고요히 내려앉은 듯싶기도 하다. 막상 올라보면 멀리서 보이던 것과 달리 퍽 무던히 가라앉고 싶거나 오래오래 묵묵해지고 싶은 바위들 천지라서,
뾰족한 게 뾰족하게 살아 허공 가르며 날아가고 싶은 것만은 아니겠구나, 밤하늘 별의 한 꼭지에 닿아 부르르 떨거나 끝없이 반짝이고 싶은 욕망으로 충전된 것만은 아니겠구나 싶다.
여태도 뾰족한 그 자리, 어쩌면 충전이 아니라 방전 이후의 어떤 자리일 수도 있겠다 싶고, 그렇다면 우리 함께 뾰족해지는 것이 그와 더불기 위한 방법이 될 수는 도저히 없겠다 싶기도 하고...
뾰족하게로부터 내려오며 생각해 본다.
무뎌질까, 무뎌지면 얼마나 무뎌질까...
저 생각은 또 얼마나 뾰족한 건지 혹은 무딘 건지, 종잡을 수 없어 또다시 뾰족해지고 마는데...
돌아보니 산 또한 저만치 뾰족해진다.
뻔히 들여다보이는 내가 우습다는 듯, 우습지도 않다는 듯.
이틀 연속 남도 원행이다. 다리는 팽팽해지는데 몸은 무겁다.
월각산도 참 오래 벼르던 산이다. 2번 국도길로 오르며 보니 대월리 코스도 그럴듯해 보인다. 멋스런 암릉이 죽 뻗어내린다. 화려한 월각암릉이지만, 상당구간을 우회해야 함이 좀 아쉽다. 게다가 주지 문필봉까지 종주에 주어진 6시간 미만은 아무래도 빠듯해 보인다. 길 벗어나 암릉 여기저기 더듬을 여유가 없다.
월각암릉 지나면 고마고만한 기복으로 이어지는 진달래 숲길이다. 월각산 정상부는 오른쪽으로 350m 다녀와야 하는데, 무던한 육봉같아 보여 바쁜 걸음에 그냥 통과한다. 도갑산 갈림길 지나면 능선은 주지봉으로 연결되는데, 주지봉 오르는 등로는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문필봉 가는 방향에 붙는다. 문필 다녀와 주지를 거쳐 죽순으로 하산하면 가장 좋겠지만 여유가 없어 그냥 주지골로 내린다.
문필 주지봉은 6년 전에 다녀간 적 있지만 역시 구체적인 기억은 없다. 다만, 문필 오름길의 까칠함은 몸 깊이 잠긴 기억을 어렴풋 끄집어내는 느낌이다.
짱으로선 미답으로 남은 주지봉, 나중에 도갑산과 이어서 여유롭게 함 돌아보아야겠다.
산소에서 숨 돌리며 돌아보다. 별매산 전모가 든다.
다시 돌아보다.
드디어 월각 암릉이 나타난다.
기대보다 진달래가 많다.
돌아보다
월평제
돌아보니...
만덕산과 두륜산도 산마루 내밀었다.
장흥쪽 산들이 보기 좋다. 당겨본다.
가운데 봉우리 뒤로 삐죽한 굴곡이 인상적인 수인산, 오른쪽으로 제암 사자산, 가파른 비탈이 특징인 억불산
바로 앞 바위, 우회하지만 다녀올 순 있다. 조망 궁금하여서리...
우회하는 이들
역시...! 월각 바위숲의 화려한 진면모다.
우회하는 이들 굽어보다
가학 흑석 능선도 나타나고, 멀리 수평 너머는 진도일까?
우회해 온 암봉들. 시간 여유만 있다면 오를 수 있는만큼 되짚어보고 싶기도 한데...
진달래도 딱 제철이다
대월리 갈림길에서 그 방향으로 잠시 나가보니...
월각 정상보다 더 잘생긴 암봉. 예전엔 저게 월각산인 줄 알았었다.
돌아보고...
진달래 고운 자락인데 햇살이 아쉽다.
진행방향.
꽃에 취하고 바위숲에 취하고...
돌아보다
재미있게 생긴 바위가 있다.
월평제 너머...
예의 그 바위, 불켜진 촛대같다.
저 칼날로 누군가 간다.
돌아본 모습. Y자로 벌어진 능선이 인상적이다.
당겨본 월출. 왼쪽부터 노적, 향로, 천황, 사자?
장흥쪽 수인 제암 억불 천관산까지... 실제론 사진보다 더 가깝게 보인다.
그 특이한 바우. 부처님 앉은 자리 같기도 하고, 염소 한 마리 놀이터 같기도 하고.
좌우 어지간히 기웃거리는 우리보다 더 여유로운 분들이 있다^^. 산행은 저리 해야지 미친듯이 내달리기만 하믄 머 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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