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수유는 조금 이르다. 내주쯤에나 활짝 필려나? 허나, 난만한 꽃송이보다 덜 핀 봉오리가 한결 야무져 보이니 그 또한 싫지 않다.
물길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걷는다. 어슬렁 기웃기웃~ 도로변 축제장 입구에서 화전 2리 윗마을까지 1시간, 내려올 때는 시멘 포장길 따라 삼십분. 꽃놀이 지대로 하려면 넉넉 두시간 이상은 잡아야 할 터.
개인적으로 올 기회 된다면 수평의 길 벗어나 높낮이 달리하는 눈높이 풍경이 궁금하다.
흐린 날씨와 덜 핀 꽃빛은 아무래도 좋았으나, 아쉬움은 다른 곳에 있었다. 고목 산수유 줄지어 있는 도랑과 둑방길이 최근 대대적으로 정비되었다. 빈틈없이 쌓아올린 축대는 일사불란 단조롭고, 이상한 징검돌 총총 박힌 산책로는 곳곳 도회풍 잔디 정원이다. 거기 더하여 푸닥거리 방불한 호들갑과 행사들...
산수유는 노랑 중에서도 비교적 흐리고 무거운 노랑에 속한다. 도랑가 수백년 묵은 산수유들, 그 오래고 무겁고 흐린 노랑들, 난데없는 호사가 황당하고 뜬금없었던 걸까, 더 이상 저 있을 자리 아니라 싶었을까?
흐린 하늘빛으로 자꾸만 달아난다. 보는 나도 민망한데... 오죽하실까.
자연스러움 배제하는 자연물의 축제. 매화든 산수유든, 그것을 가장 그답게 보고 느끼려면 가장 축제가 아닐 때를 찾아야 한다. 이 나라 모든 축제의 역설이다.
축제와 경제, 원래 그것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었다. 이제 축제는 경제이며, 축제의 경제다.
축제장 가는 길에 만난 산수유들
이런 시골길이라니...! 늙은 나무들 쑥스러워 더 물로 산으로 비스듬해진다.
튼실하게 쌓아올린 둑방.
대포를 든 이도 보인다
바람이 쓰다
저기가 윗마을, 숲실이라던가?
시간 여유가 되면 저 산비탈 밭자락 고목들이 더 궁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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