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송촌(11:00) - 관음봉 - 바람재(점심) - 불썬봉(달마봉 13:40) - 481봉 직전 - 미황사(14:38) - 부도밭(14:53) - 주차장(15:10) 맑고 찬바람
(지도가 그리 정확치 않다. 하긴 별 고도 없이 코스 빤하고 조망이 좋아 독도가 거의 필요없다)
왕복 9시간여 차 타고 3시간 반 산행하고 30분 절 구경... 참 어이없는 짓이다.
젊은 시절, 가족 나들이 삼아 여기저기 유적 답사 다닐 때 미황사를 들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산이야 어딜 가랴만, 절집 고풍은 한 순간에 흔적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미황사 또한 그러한 듯.
건물 많지 않았다던 절집인데, 그간 얼마나 불사를 벌였는지 신축 건물들 가득하고 지금도 포클레인 소음 쉼없이 울리고 있다. 가장 기막힌 건 부도밭 가는 길이다. 상록 동백 곁눈질하며 느리게 걷고 싶은, 산자락 감돌아 흐르는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었다는데, 거침없이 밀어붙여 도로를 내고 차량 드나든다. 도로 끝엔 거창한 건물 지어 올렸다. 계절따라 빛깔 바뀌는 햇살만이 영원의 적막 더불어 딩구는 부도밭 바로 옆에.
치미는 분노와 허탈 끝에 걸리는 비슷한 풍경, 4대강이니 머니 하며 곱디고운 강바닥 온통 삽질해대며 공사판 만들고 있는 짓거리...
결과적으로, 미황사에서 넉넉한 시간 가지고 싶어 단축해버린 산행 코스가 아쉽다.
문바위 지나 펼쳐질 또다른 풍경이 궁금하다. 도솔봉까지 걸을 수 있다면 가장 좋을 테지만, 오늘과 같은 조건이라면 바람재로 올라 하숙골재까지라도 함 내쳐 보아야겠다.
송촌저수지 부근에서
저수지 지나 숲길로 든다. 땅끝마을 남국이라 근래 익숙한 계절빛이 아니다.
능선 사면은 온통 각진 바위 너덜.
안부 오르기 전 돌아본 모습. 날이 맑아 두륜산이 아주 뚜렷하다.
날카롭게 절리 중인 암릉. 그래서 화려하다기보다 산만하고 위태롭게 느껴지는 편.
길은 저 봉우리 지난 안부에서 능선에 붙는다.
주능선 선명한 하늘금 보이는 완도
돌아보다
두륜산 다시 빼꼼. 천관산도 뚜렷하고
또 돌아보다. 조망 좋지 않다면 그닥 볼품 있는 모습은 아닐 터.
남쪽 물빛 당겨보다
북서쪽인데...
뾰족한 저 산이 뭘까?
이제 달마산정이 보인다.
바람 차므로 총총 간다.
바람재답게 바람 사납지만 조금 지난 바위 아래는 봄날씨다.
워낙 빤한 코스, 일행에 묻혀 쫒기듯 가느니 뒤쳐지자 싶어 일찌감치 점심상 편다.
점심 먹으며 똑딱거린 모습들
정상 향해 가며 돌아본 바위, 위태롭게 앉았다.
같잖은 남도 가을빛이지만 역광에 눈부신 모습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사진은 영 아니지만...
다시 돌아본 모습. 바위가 영 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