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주차장(10:30) - 선암사 - 비로암 갈림길(11:15) - 비로암(12:05) - 작은 굴목재(12:30) - 장박골에서 점심 - 연산봉 사거리(13:25) - 연산봉(13:35) - 천자암봉(15:45) - 천자암(14:30) - 송광사 운구재(05:10) - 송광사(15:45) - 주차장(16:05) 구름 많다가 흐리고 찬바람.
빛으로 풀어낸 나무들의 노래, 잦아드는 마지막 가락이 노을 향하여 길게 걸렸으니, 가지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과 아직 매달린 꽃 그림자의 무게균형이 한결 기우뚱해지는 시절.
잎들, 하늘만 바라보던 날 너무 많았다 싶은 걸까. 어둔 계절 쪽으로 부드럽게 휘어지는 시간을 날카롭게 꺽으며 서슴없이 뛰어내리는 찰나, 차마 바람이 머뭇거리고
꽃 진다 해도 꽃 아닌 게 아니니, 오솔길 가득 덮은 나뭇잎들 밟고 지나가기 꽃자리만큼 민망하여 그대 또한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세월은 흐르고 그대와 나 쉼없이 늙어가고....
짱이 가을 조계를 본 적 없다 하여 산악회 동행.
붐비는 주말, 되도록이면 호젓하게 늦가을 정취 즐길만한 코스로 그려본다.
가는 길 남강 휴게소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쾌청. 잠시 간사해진다. 조망 좋을 듯한데 능선산행을 해야 하나...? 그러나 들머리 도착하니 구름 많고 바람 제법이다. 계획코스대로 진행.
사위어 가는 단풍빛 건너보며 겨울 준비하는 호젓 오솔길 걷는다. 늘 그렇듯 이 계절에는 산사면 에둘러가는 길들이 궁금하다. 능선이나 계곡길보다 조용한 편인데다, 두터운 낙엽 밟으며 사면의 짙은 고목숲 바라보는 맛이 좋고, 늦게까지 단풍 남아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
예전에 그냥 지나쳤던 비로암 들러본다. 소박함 돋보이는 수행처, 먼 산 바라보는 깊은 적막이 인상적이다.
바람 찬 작은 굴목치, 서둘러 내려서니 바람 피해 점심먹는 이들과 보리밥집 향하는 이들로 붐빈다. 장박골은 첨 들어와 보는데 단풍 좀 남아 있으려나 은근히 기대했지만 잎 다 져버린 스산한 겨울숲. 디귿자 능선 한가운데 골이 더 추울 거란 건 미처 생각치 못했다.
연산봉 사거리 오르는 짧은 길, 무척 조용하다. 너머 피아골 역시 홍골보다 훨 조용하겠다.
다시 만난 산악회 일행에 묻혀 조망 제일 연산봉 올랐다가 송광 굴목치 지나니 또다시 호젓한 숲길. 여유롭게 암자 둘러보고 운구재 가는 능선 사면길 든다. 꽤 차던 바람조차 없다. 멋진 산책로다.
운구재 내려서 송광사 가는 길 접어드니 다시 단풍이 보인다. 홍골보다 부드러운 길, 한 세월 접어가는 늦단풍들 자태와 빛깔이 퍽이나 정갈하다. 다시 찾을 날까지 조계의 마지막 기억 삼을만 하다.
선암사 드는 길에서
승선교, 가장 상투적인 구도로
어제 내린 비 덕분일까? 계곡은 수량 제법이다.
선암사 여기저기...
오름길 단풍빛, 늦가을 정취 물씬한 길이다.
비로암 가는 길에서
비로암에서
비로암에서 바라본 모습
돌아본 비로암
작은 굴목재 가며 너덜에서 굽어보는 숲.
장밭골에서 점심 먹은 후,
물소리가 좋아 잠시 기웃거려본 계곡, 여름이면 제법 폭포꼴이겠다.
아닌게 아니라, 여름에 올 기회 된다면 장박골을 끝까지 거슬러보는 것도 괜찮을 터. 화려함 없어도 울창 깊은 맛은 그럴듯 하겠다.
장박골에서 연산봉 사거리 가는 길은 완전히 겨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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