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엄홍길 기념관(11:00) - 장의사(11:35) - 휴게소능선 갈림길(11:55) - 사면길 - 당동고개(12:30) - 거류산(13:00 점심) - 거북바위 - 감동저수지(14:50) - 동광초등 앞(15:10)
큰 기대 없이 남녁 바다 조망산행 갔다가 뜻밖에 멋진 숲 하나 만나고 온다.
장의사 방향 갈림길에서 접어든 사면길을 당동고개까지 이어간다. 7부 능선쯤 산자락 에둘러 가는 오솔길, 누렇게 메말라가는 나뭇잎들 눈부셔 가는 계절의 그림자 더욱 깊게 하고, 이름 모르나 수형 퍽 아름답던 나무들이 만드는 숲은 야산답지 않게 깊고 그윽하다.
5년쯤 전에 함 올랐던 산, 한 줌 남은 기억이라곤 우뚝한 정상부와 곳곳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시원스런 바다 풍경. 휘리릭 능선따라 내려와 코스가 좀 짧다 여기며 공사중인 엄홍길 기념관 건물을 휘둥그레진 눈으로 올려다보던 장면...
그러나 코스와 시절 달리하니 기존의 인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보이는 게 달라지니 오른 지 오랜 산들, 하나 둘 다시 궁금해진다.
어쩌면 나이 탓일까? 언제부터인가 능선 조망보다 숲의 모습이 더 궁금해지는 건...
듬성한 억새 돌아보며 완만하게 오르는 들머리
주능선과 장의사 갈림에서 망설임 없이 장의사 길로 들어선다. 1.3km 더 길다고 되어 있다.
조망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거제 산방산.
장의사 가는 사면길, 늦가을 운치가 그만이다.
장의사는 갈림길에서 100m 내려갔다 와야 한다.
특이한 이름이라 한자가 궁금했는데 藏義寺로 쓴다. 깊은 숲과 어울리는 이름이다. 절집은 별 인상적인 편 아니나 부근 고목들이 좋다. 전방의 나무들을 좀 쳐서 바다 전망까지 확보하면 한결 낫지 않을까 싶다.
절 뒤쪽 숲.
장의사란 발음이 주는 선입감 때문일까, 절 뒤에는 무덤으로 짐작되는 돌무리가 꽤 보인다. 유골을 화장하여 묻고 그 위에 큰 돌을 쌓지 않았을까 싶다. 개중엔 추모시를 적어 놓은 것도 있다.
다시 오솔길로...
모든 사면길에 으례 빠지지 않는 너덜도 있고...
장의사 지나 나타나는 고개에 갈림길 이정.
주릉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름길은 휴게소, 사면길은 거류산이라 적혀 있다. 잠깐 망설이는 사이 짱은 주저없이 사면길로 접어든다. 역시!! 잘 선택한 거 같다.
거류산 사면길 분위기를 특별히 그윽하게 만드는 건 바로 이 나무들이다.
좀 거친 듯한 수피 질감과 적당한 광택 지닌 잿빛 색감이 좋고, 절도있게 꺽어지는 관절부에 무수한 잔가지들 매단 큰 가지들 뻗는 모습이 아주 멋스럽다. 즉 수형이 꽤 우아하고 신비로운 데가 있다. 잎들은 전혀 단풍이 들지 않고 푸른 채 메마르는데 아쉽고도 이채롭다.
대체 무슨 나무일까? 전에도 본 적 있을 테지만, 오늘처럼 깊은 인상은 첨이다. 이제 이름 함 들으면 절대 잊지 않을 거 같다.
한참 동안 이 나무 숲이 이어진다.
한 고개 돌아서니, 바다가 다시 보이고...
거류산도 한눈에 든다. 그러나 거북이 형태는 잘 살지 않는다.
건너 구절산
당동고개에서
예전엔 못 본, 거류산성 성축.
당동만
능선 너머 벽방산이 자꾸 몸을 드러내고...
사량도, 두미도 , 욕지도도 뚜렷했다. 열심히 섬겨대는 짱.
정상 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 먹는 사이 누군가 또 올라왔다.
정상 내려서며 다시 함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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