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말 그 사진이 그 사진이네...^^
가운데가 갈라진 길따란 바우가 인상적이다.
정상도 많이 가까워졌다.
그 바우 , 지나와서 돌아보다.
고도 올리니 지나온 길이 발아래 시원스럽게 뻗쳐 눕는다.
정상 전에서 서상쪽으로 뻗는 능선이다. 길이 되겠다.
월봉 정상과 그 뒤로 금원산.
흐미... 이 바위무더기.
발자국 흔적 없는 길, 눈 푹푹 빠지며 올라갔는데, 끙끙대며 바우에 매달려 올랐는데, 더 진행이 불가하다.
뒤에서 눈치보던 짱은 잽싸게 되돌아서 가 버리고... 혼자 오른쪽으로 우회해보려고 기웃거렸는데...
관목 우거지고 바위 낙차도 심상치 않다... 후퇴!
후퇴하며 본 모습.
그 바우에서 지나온 길 돌아보다.
정상 직전 바우. 멀리서 보면 머시기 무데기같던 바우다.
역시 바로 내려가기가 힘들겠다. 반대쪽에서 오르는 건 어떨까...?
위 사진의 바위 위에는 이렇게 홈이 패여...
그 바우, 뒷모습이다. 바로 올라갈만 해 보이는데...? 어려울라나?
헬기장 즈음에서 이어지는 서상쪽 지능선. 그 너머로 거망 황석 괘관산이...
요즘 자꾸 저런 지능선길에 군침이 도니, 것두 큰일이다.
조망없는 정상을 휑하니 지나쳐 도착한 헬기장에서(중식터).
황석 거망 능선이 한 눈에 든다.
큰목재로 내려서며 본 금원 기백능선.
이리저리 나 있는 임도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큰 목재 지나 금원, 거망 능선 나뉘는 삼거리에서 돌아본 월봉산.
까칠하던 암릉 어디 있었더냐는 듯 부드럽고 음전하다.
은신치 가며. 가운데 푹 꺼진 곳이 은신치.
한십년쯤 됐을까? 황석에서 거망 거쳐 은신치로 내려선 적이 있는데, 기억에는 은신치가 억새밭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니 전혀 아니다. 거망산 직전 지장골 안부의 풍경이 은신치 기억을 차지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은신암이 굽어보인다. 낡은 함석지붕같다.
마당에서 금원 기백릉이 웅장하게 건너다보이리라.
그 당시에 들렀던 거 같기도 하고 이닌 거 같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내려서는 은신치길, 은신암 갈림길 지나면 부드러운 낙엽오솔길이다.
저 길을 다시 만나는 순간 몸은 사라진 줄 알았던 그 시간을 순식간에 불러냈다.
대체 내 몸 어디에 있었을까? 그 시간은...?
이제야 알겠다. 어째서 기억 속의 은신치가 억새밭이어야 했던가를.
그 날의 황석 거망 산행, 다른 기억은 거의 사라졌지만 한없이 편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던 저 낙엽길만은 여태도 생생하다. 그 느낌에 깊이 물든 은신치란 이름은, 시간과 함께 흐려져 가는 다른 기억들 중에서 아름다웠던 몇 몇 파편들을 불러와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망각과 사라짐으로부터 지키는 대신 그 풍경들을 은신치란 이름 속으로 품어버렸다.
억새와 낙엽오솔길로 이어지는 나의 아름다운 은신치.
그것은 시공간의 질서를 바꾸거나 사실을 왜곡해서라도,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을 불멸로 남기려는 기억의 간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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