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한티재 - 파계봉 - 칼바위릉 - 서봉 - 오도재 - 스카이라인 종점 - 탑골 입구(놀미가미 8시간)
대구에 산다는 건 고개만 돌리면 팔공산 주릉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앞에는 앞산 뒤에는 팔공산, 집 나서면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는 산이다.
그러니 낯설고 새로운 맛은 아무래도 덜하다. 높은 봉우리에 올라 굽어보아도 마찬가지다. 낯익은 형태와 빛깔의 도시가 빤하다. 세부 모습이야 조금씩 변해 가겠지만 큰 틀은 거기서 거기다. 오랜 기억 그대로다.
그래서 팔공이 비록 명산이나 깊고 큰 산에 온 느낌이 선뜻 들지 않는다.
저 바닥에 매인 몸의 거리, 마음의 거리가 문제인 것이다.
거리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진다. 거리를 달리 할 수 없다면 시각이라도 바꿔야 한다. 가보지 못한 길을 더듬으며 기존의 인상과 기억을 새롭게 하거나, 같은 길이라도 계절산행의 미묘한 차이와 틈새를 파고 들 수 있어야 한다. 아직 다다르지 못한 요원한 경지다.
낯익은 대구 전경이 심드렁하여 뿌연 안개 너머로 겹쳐본다. 도회가 흐려지니 산은 한결 깊어진다.
파계봉 너머는 참 오랫만이다.
아득한 시간의 거리에 기대고 녹음의 그늘에 숨어 새 산빛을 얻는다.
초행마냥 다시 펼쳐지는 길의 열두굽이를 얻는다...
예상 최고기온 32도.
그러나 적당히 건조하여 예상과 달리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다.
바람이 살랑살랑 녹음을 흔드니, 숲이 열린 틈으로 낮은 각의 오전햇살이 든다.
걸음 가벼워져 더욱 즐거운 길이다.
파계봉까지는 조망없는 울창 숲길이지만 솔들의 서늘한 풍경도 있어 지루하지 않다.
파계봉 지나서 갈길 조망하며
칼바위 능선이 보인다. 당겨본다(아래)
작년 겨울 눈길 암릉 더듬으며 꽤 애먹었던 곳이다.
조망 삼매에 빠져...
근데 어디를 보시나?
아하, 부계 쪽을 보고 계셨네...!
지나온 길을 돌아보다. 한티재 너머 가산과 멀리 유학산도....
잘 생긴 솔그늘에서
비로봉 북릉 조망하며 삿대질.
조만간 함 가보게 될까?
칼바위 능선이 코앞이다.
더운 날씨임에도 조망암릉길은 즐겁다.
저 바위는 올라갈 순 있어도 그 너머로 내려갈 재간이 없다. 그래서 우회...
당겨 보다
우회하여 돌아보니, 흠~~
용쓰면 겨우 내려올만할까...?
바위 벽에 핀 꽃
칼바위길은 너무 짧아 감질난다. 벌써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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