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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철마산에서 옥교산으로 080405

by 숲길로 2008. 4. 6.

코스 : 청도 초현리 - 철마산 - 아래화악산 - 옥교산 - 밀양 교동(전반은 여유롭게, 후반은 보통 걸음으로 8시간 남짓)

 

 

 

대구 - 대동 고속도로 청도 휴게소 지붕 너머로 빼꼼 보이는 철마산과, 유천에서 밀양 가는 25번 국도를 달릴 때마다 기역자를 뒤집어 놓은 듯 반듯한 의자 모양의 바위가 유난히 눈길을 끄는 옥교산. 늘 궁금하던 곳이었기에 숙제하듯 오르는 산이다.

철마산은 기대 이상이었고 옥교산은 좀 지루했다.


초현리에서 오르는 철마산 코스는 초입의 진달래 솔숲 능선, 정상부 못지않은 조망과 아기자기한 바윗길이 있는 암봉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만, 동북능선에 붙기 전쯤에서 바로 치오르는 흐린 길을 택하지 않고 뚜렷한 우회로를  따르면 암릉구간인 조망바위를 지나쳐 버릴 듯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화악산처럼 철마산 역시 북쪽으로 가파른 벼랑을 형성하여 능선에서 굽어보면 아주 시원스런 조망을 제공하는데, 가을이나 다른 봄날에 화악산과 묶어 철마산 동북릉 끝까지 한 번 걸어보고 싶다.

 

옥교산은 그 유명한 바위 부근을 제외하곤 별 특징없는 야산이다. 솔숲이 좋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조망이 빈약하여 요즘처럼 대기가 깨끗하지 않은 철에는 동서쪽 산릉들의 멋스런 하늘금과 너른 밀양벌 총총 박힌 저수지 물빛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니 아쉬움이 크다. 주 등로도 조망없는 능선날망을 일관되게 따르지 않고 종종 수월하게 우회한다. 능선 쪽으로도 흐린 길이 있지만 걷는 데 취해 무심코 가다 보면 어느 새 우회로에 들어 있다.

아래화악을 내려와 한참 후에 만나는 헬기장 지나며 진행방향에 주의해야 한다. 좋은 길 따라 그냥 가면 평밭쪽이므로 흐린 왼쪽길(리본 있음)로 접어들어야 한다. 우리도 100여m 가다가 방향이 아니다 싶어 되돌아왔다.    


하산지점인 밀양 교동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이 옥교산 아래 마을이 고향이라며 기차바위라 불렀다는 그 바위에 얽힌 전설을 전해 준다. 옛날 옛적 세상을 지은 마고할미가 옥교 병풍 두 바위에 다리를 걸치고 용변을 보았는데, 응가는 부북 무연리쪽으로, 쉬야는 상동 안인리 쪽으로(혹은 그 반대던가?) 떨어져 마을 이름이 거시기 머시기가 되었다는... 얘기다. 아주 재밌게 듣고도 마을 이름은 금새 까먹어 버렸다.

예전에 도로에서 먼빛으로 그 바위를 보았을 때는 병풍바위가 옥교바위라 생각했다. 옥교는 옥으로 만든 가마인데, 산 아래서 보면 병풍바위가 그 이름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지금 옥교바위라 부르는 그 바위는 멀리서 잘 띄지도 않는데, 옛날에도 과연 지금처럼 남쪽 것을 옥교, 북쪽 것을 병풍이라 불렀는지 좀 의심스럽긴 하다.

 

오르며 돌아본 건너편 능선은 진달래 꽃밭

 

초현리에서 오르는 지능선은 진달래 만발한 솔숲길이다.

  

전망암릉에서 굽어보다

오른쪽은 철마산에서 유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왼쪽이 초현리에서 올라온 능선.

 

원적암 . 당초에는 저길 거쳐 올 계획이었으나 땡볕 포장길 걷기 싫어 능선 끝자락으로 들었다.  

 

멀리 낙화산 - 꾀고리봉 능선 

 

암릉에서 올려다보는 철마산 정상부 

 

절창에 물드는 산자락 봄빛 너머 한재 미나리 단지 비닐 하우스.

워낙 대규모라 장관이라면 장관인데, 산에서 보는 풍경으로 썩 보기 좋은 건 아니다.

  

한재쪽 산자락 봄빛. 기술 부족으로 봄빛의 포슬한 윤기가 살아나지 않는다. 가을같당...ㅠㅠ

 

올라온 능선 멀리 소나무 있는 저 암봉이 빼어난 조망대였다.  

 

철마 능선에서 진행방향의 화악산을 올려다보다 

 

아래 화악에서 굽어보다

 

아래화악에서 돌아본 철마산.

철마산과 아래화악 사이 둥두렷한 저 508봉 일대는 키 큰 진달래 군락지인데 일주일쯤 지나면 절정일 거 같다.   

 

가산저수지와 신 위양지

 

옥교산. 가마처럼 생긴 그 바위가 드디어 형태를 드러낸다

 

위양지와 가산 저수지. 주위에 나무들이 많은 위양지는 가까이서 보아도 매우 아름다울 듯하다.

 

옥교산 전, 길 벗어나 있는 전망대에서  돌아보니 아래화악의 치솟는 품새가 아주 강렬하다.

지나온 방향에 대한 유일한 전망대이므로 반드시 들러 볼만하다. 옥교산 전 봉우리 펑퍼짐한 정상부에 올라서서 왼쪽의 좋은 길을 따르지 말고 오른쪽 능선 가장자리를 따라가며 살피면 관목 사이로 전망대가 있다.

 

 

 

가마같은 그 바위에서 진행 방향을 보다.

저 봉우리가 옥교산이고 저 바위가 옥교 바위라는데.... 동의하기가 좀... 

 

옥교바위라 부르는 곳에서 돌아보다. 지금은 병풍바위라 부르는 저 바위가 궁금해서 예까지 온 것....

 

이후로는 솔숲 능선이 좋으나 좀 지루한 길. 마지막 산불 초소에선 아주 조망이 좋다.

초소에서 하산은 지루한 임도를 따라도 되지만, 남쪽 솔숲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임도와 근접하는 지점에서 춘복 아파트 쪽으로 내려서는 것이 낫다. 아파트 옹벽 뒷길을 따라가다가 공장 앞에서 도로를 만나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교동 사무소다.

자가차량을 한재 삼거리에서 초현리 쪽 수십미터 공터에 세워두었기에 택시를 타니, 미터기로 8800원. 경남북 도경계를 넘었으므로 기꺼이 10000원 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