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 사랑의 추억 (under the sand 2000)
감독 : 프랑수아 오종
출연 :
샬로트 램플링 외
있는 그대로 존재를 음미하고 만남의 빛 아래 함께 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자는 남편이 없어져 버렸음에도 마치 그가 옆에 있는 듯이 행동한다. 그러나 그 부재의 거부가 사실은 완벽한 부재의 확인임이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난다. 그녀는 남편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의 뒤쪽 - 그의 그림자나 있을 법한 방향 - 으로 달려간다. 그가 없는 자리에서 그의 실재를 느낀다.
함께 살아오며 그녀는 단 한번도 있는 그대로의 남편의 존재를 인정치 못했다. 그의 사라짐은 그 귀결일 뿐이다.
타인의 존재는 내 실존의 근거이지만 또한 나를 침범한다. 만남이 늘 반가움과 놀라움만은 아니다. 고통일 수도 인내일 수도 있다. 낯설음이란 그런 것이다. 그녀는 그 낯설음을 용납하지 못한다.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익숙해진 일상 속에서 남편은 마침내 타자로서 사라진다. 아니, 그녀가 그를 없애 버린다. 없애버림으로써 온전히 소유한다. 만남 의 자리에 소유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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