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운두령(08:30) - 계방산(09:53) - 1462 삼각점봉(10:53) - 방아다리 안부 사거리(11:35) - 점심 - 뽀지개봉 - 1315봉 - 1371 삼각점봉(14:17) - 1537 조망암봉(14:46) - 호령봉(15:27) - 서대 삼거리(15:49) - 우통수(16:44) - 상원사 주차장(17:30)
(1537 전망바위봉 전 1315봉에 표기된 삼각점과 헬기장이 실제론 다음 봉우리인 1371봉에 있다)
오대의 가을숲은 언어의 피안, 첩첩 먼산릉으로 메아리치는 빛의 무량수전.
혹은 말과 침묵 사이에서 솟아나는 숲과 나무, 그들이 더불어 꾸는 꿈의 무한.
사립문 굳게 닫힌 서대 수정암이나 오채로 물드는 능선숲에 잠긴 적멸의 궁전조차 이 계절에는 중언부언이다.
단풍 그늘 띄워놓고 마시는 우통수 물맛이 더없이 좋다. 목구멍 타고와 오장육부로 지펴드는 오대의 우주.
산빛에 심신 물든다. 사계의 기억 길어올리며 범람하는 빛의 길들.
가장 빛나는 중심은 보이지 않는다. 절대광원 혹은 맹점처럼, 앞서간 번개처럼.
오래 맞서오던 것들 비로소 고요히 겹쳐진다.
너와 내가, 말과 침묵이, 빛과 무명이, 중심과 가장자리가, 불륜과 회심이, 허공과 대지가...
안팎도 깊이도 잃었으니 끝내 아득하다. 빛하늘로 펼쳐지는 사물의 순수한 표면들 뿐.
오대 계방 잇는 장중한 능선, 꽤 궁금했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에 걷는다. 단풍과 최고의 조망 한번에 누리는 대박 산행.
오늘의 탐식이 또다른 갈증 부를지라도 지금 이순간만은 다 얻고 이룬 듯.
운두령 뒤돌아보며
동남쪽. 박지산 같은데 확신은 없다.
단풍 물들어오는 능선을 오른다.
겨울에만 몇 차례 걸었던 길, 이 계절에 오르니 낯설기만 하다.
물색 그다지 곱지 않다. 가뭄에다 더위까지...
지난달까지도 유난히 힘든 해였다.
가파른 구간 끝나고 1492봉까지는 능선길 부드럽게 이어진다.
1492 전망봉에서 숨 돌리며 돌아보다.
여태 올라본 중 최고의 조망이다. 무시무시한 눈맛이다.
담 구간 보래 회령, 태기산릉과 청태 대미, 금당 거문, 너머로 멀리 치악 백덕까지...
안개 잠긴 곳은 춘천쯤이겠고,
왼쪽 뾰족한 공작산, 오른쪽 맨 멀리 화악 명지산, 화악 앞으로 암봉 두드러지는 가리산.
더 가까이는 아미산과 둥두렷한 응봉산.
방태산군과 암릉 선명한 설악산릉. 그 앞으로 점봉 겹쳐지고.
주걱봉 왼쪽 멀리 까칠하게 보이는 건 금강일까?
맨 왼쪽은 대암산 북쪽 능선일 듯?
계방산정과 북으로 이어지는 능선, 조만간 걷게 될 줄기.
오른쪽 가리왕산 방향이 산빛이 인상적이다. 당겨본다.
맨 오른쪽 가리왕산, 왼쪽은 박지 상원산릉인 듯하고...
가운데 멀리 보이는 능선은 태백 함백에서 이어지는 두위지맥 줄기 아닐까 싶다.
다시 뒤돌아보다. 왼쪽 흥정산릉, 구름 내린 곳 왼쪽에서 가장 멀고 높이 보이는 용문산 등등..
가야할 오대산릉, 가운데 비로 호령과 조망암봉
메마르는 단풍이지만, 아침햇살 받아 눈부시다.
뒤돌아보다. 바위들 드러나는 문암(석화?)산 뒤로 멀리 사명산?
계방산 정상에서 뒤돌아보다. 운두령도 모습 드러냈다.
치악 백덕은 오늘 내내 단연 시원한 눈맛이고.
맨 왼쪽 발왕산, 가운데에서 조금 오른쪽 가리왕산, 그 좌우로 태백 소백산릉.
가리왕 오른쪽 중왕 두 봉우리, 그 앞으로 잠두 백석 등 주왕 지맥 겹겹 산릉들.
동대산과 황병산 대관령, 능경 고루포기 등등.. 남으로 대간릉.
발왕산 중심으로 당겨본다. 뒷쪽으로는 대간릉 우람하게 지나간다.
조금 오른쪽
가리왕 부근 더 당겨본 모습. 맨 뒷줄기가 태백 함백과 두위지맥일듯.
설악 건너보며 북으로 능선 이어간다
다가올 듯 멀어지는 가야할 산릉들..
뒤돌아보다. 사진이 실제 보는 것보담 훨 덜 곱다.
얼룩한 바윗덩이같은 문암산이 유독 눈길 끌고 그 오른쪽 뒤로 맹현봉.
소계방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미끈하니 멋스럽다.
우린 담담 봉우리에서 우회전.
겨울로 가는 능선숲.
그래도 아직은 아직은 단풍산행 삘~~
겨울 기억 불러일으키는 나무들
뒤돌아보는 계방 정상부
조망 워낙 시원하니 자주 똑닥인다.
호령봉이 지척이지만, 바로앞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져 이어지니 가야할 길은 멀다.
다시, 소계방 능선
뒤돌아보다
1487 좀 지난 지점, 이후 한동안 조망 트이지 않는다.
발왕 왼쪽 뒤로 뾰족한 봉우리, 청옥산 쯤일까?
이제부터 단풍놀이 모드
길 살짝 벗어나니 가리왕쪽으로 슬쩍 시야 트인다. 주왕지맥이 한눈에 든다.
1462 삼각점봉에서 뒤돌아본 계방산릉.
이 봉우리 조금 지나면
남한강 지류인 동강과 서강을 나누며 잠두 백석, 중왕 가리왕 등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주왕지맥 분기점이다.
다시 단풍길 이어가다가..
주왕지맥 분기점 지나 가파르게 내려선다. 능선이 아니라 급사면처럼 느껴진다.
봉우리 둘 더 지난 안부.
좌우로 길 뚜렷하다. 홍천 내면 을수골과 평창 진부 방아다리 잇는 고개다.
호젓하게 이어지는 참나무숲길이지만 단풍나무도 많다.
숲세상을 노란 빛으로 은은하게 물들인다.
썩 볼만했는데, 햇살 너무 강하여 제 빛깔 나지 않는다.
단풍은 지금 천이삼백대 고도에서 가장 고운 듯하다.
천사백 넘으면 잎 메말라 떨어지고, 운두령 부근은 아직 푸른 빛 강했으니.
살아온 세월의 깊이 가늠키 어려워, 보고만 있어도 숙연해지는 노목들...
계방에서 오대로 이어지는 육중한 이 능선, 퍽 궁금했던 곳이기도 한데 기대 이상이다.
깊은 맛 일품이라 사계의 모습 모두 궁금해진다.
자연미 넘치는 능선, 짐짓 다듬고 가꾸어놓은 인위 없으니 제멋대로 거칠고 아름답다.
마주보고 닮으며 늙어가는..
사방 둘러보면 숲은 깊고 넉넉하다. 막샷으로 똑닥인다.
울울창창 녹음철 모습도 궁금하다. 고산릉이니 아주 더울 것 같진 않다.
햇살 덜 강하면 오히려 더 고울 성 싶은 깊고깊은 오대의 단풍숲.
석기시대 돌도끼 들고 나대던 시절 이래의 본능일까? 식탐 많은 아이, 진수성찬 앞에 놓고 앉은 듯 여기저기 똑딱인다.
키 낮은 산죽숲이 걷는 길의 운치 더한다.
??
은근한 기복능선이지만 지나칠 수 없는 곳곳..
절정의 단풍 속으로...
몰 보시나?
소계방쪽인가?
그런데... 높은 구름대 밀려들고 있다. 조만간 햇살 사라진다.
엷은 그늘이지만 바람 없어 조금 덥게 느껴지는 길.
그러나 한동안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길
햇살 없으니 단풍빛 오히려 은은하다.
뒤돌아봄은 때로 치명적 유혹, 그게 모든 신화의 불멸 코드다.
하나의 이야기는 바로 그 대목에서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
자작의 흰 수피가 단풍빛과 어우러지니 사뭇 비현실적인 느낌...
삼각점봉이라 잘못 표기되어 잠시 헷갈린 1315봉과 1371 삼각점봉 지나... 1537 조망암봉 향해 간다.
단풍 고운 능선이었지만, 한동안 조망 전혀 트이지 않았으니 조금 궁금한 바가 있긴 하다.
1537 조망암봉
조망암봉에서 계방산 이후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을수골
방태산쪽
호령봉과 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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