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지호리 양지마을 정자(09:10) - 수태지(09:25) - 서능선 - 선암산(11:20) - 수태사 동능선 - 점심 - 솔숲봉(옥녀봉향 분기봉13:55) - 지호리 출발지점(14:25)
옥녀봉 북쪽 능선에서 눈여겨 두었던 선암산 남향 능선들, 짧게 한 바퀴 돌아본다.
수태지에서 서쪽 능선(이하 서릉으로 부름)으로 붙어 오르면 되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근래 군위군에서 깔끔히 등로 정비하고 이정 설치해 놓았다.
암릉 곳곳 박힌 서릉 자체도 조망 좋고 오르는 재미 쏠쏠하지만, 건너편 동릉 지능선의 층층 테라스 암릉 건너보는 맛이 일품이다. 사실 옥녀봉 북릉에서 보는 먼 빛으로도 그 모습의 박진경이 퍽 궁금했었다. 밀양 천황산 필봉 매바위 비슷한데, 규모는 작으나 여러 층이라 나름 볼맛이다.
조망 없으나 워낙 부드럽게 가로뻗는 선암산 정상부, 뱀산 지나 동서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 내처 걷는 재미도 좋을 듯하나, 선암산 암릉 진면목이 오늘 목적이니 직진 충동 억누르고 동릉으로 접어든다. 동릉 날등은 서릉보다 바위 덜 불거지지만, 거느린 지능선들 출중하고 길 옆 살짝 기웃거리는 수고로움 아끼지 않는다면 전혀 아쉬움 없을만치 조망 포인트들 촘촘하다. 또 옥녀봉 북쪽 능선만큼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숲길 쾌적하고 429.7봉 지나 옥녀봉향 줄기와 헤어지는 마지막 봉우리는 마사토질의 울창솔숲이다. 고도 낮추며 한동안 뜸하던 조망 포인트도 이 지점에서 예기치 않게 나타나 멋진 선암산 전경을 선사한다.
동서 능선에서 굽어보는 수태지 상류 계곡, 꽤나 비경 감추어 놓았을 듯 협곡풍인데, 절집 분위기 참 좋더라는 수태사와 묶어서 소풍삼아 함 돌아보아도 좋지 않을라나 싶다.
배바위란 뜻의 선암산船岩山과 바로 옆 육봉 뜬금없는 이름 뱀산, 거기에 물 한가득 수태사水泰寺까지 더하면 이름들 유래에 궁금증 동할 수밖에 없다.
군위쪽 선암산은 가파른 바위산이다. 물 귀한 산이다. 골에 자리잡은 절은 그래서 이름마저 물 넉넉히 담아서 수태사, 그 아래 저수지는 마르나 차나 물 한가득 수태지다. 큰 물이 둘씩이나 겹쳤으니 하얀 광폭 삼층 돛을 단 선암호 하나쯤 두둥실 띄워낼 만하다.
어떤 기록엔 뱀 많다고 배암산이 한자로 와전되어 선암산이 되었다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일 성 싶다. 경상도에 뱀 안 많은 산 어디 있는가.
선암산 옆봉 뱀산은 사실 선암산과 별다른 이름 가질 이유 없는 봉우리다. 의흥에서 보기에 선암산이 주봉이라면 고로에선 뱀산쪽이 주봉처럼 보일 수도 있긴 하다. 같은 산을 두고 부르는 이름이 전혀 다를 수 있지만, 그 와전된 유래를 합리적으로 짐작해 보건데 최초 이름의 고유권은 선암에 주어져야 마땅할 성 싶다.
참고로, 동릉 전 구간 송이금줄 쳐져 있어 계절에 따라 함부로 드나들긴 좀 곤란하겠고, 마지막 봉에서 양지마을 향하는 길은 솔숲 사이로 진행방향 시야 전혀 확보되지 않으니 갈림지점 놓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 있겠다.
수태지 가며 보는 선암산.
수태지 둑 좌우로 바위 불거진 능선들이 보인다. 왼쪽으로 올라 오른쪽 능선따라 마을까지 내려오는 소박한 코스다.
정상은 왼쪽 가장 높은 봉우리다.
지호리 양지마을 정자 앞에 주차하고 수태사 가는 포장길 따라간다.
포장길 대신 바로 옆 산소 능선을 따라도 되지만 선암산 보며 가려고 그냥 길로 간다.
주차공터 있는 수태지둑 옆, 등로 입구의 안내판.
수태지 둑에서 보는 선암산.
저 층층 암릉을 돛으로 읽은 걸까? 홍수와 연관된 전설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풍수지리에서 흔히 보이는, 기원을 담은 역발상 작명일까?
우리나라 산봉들 중엔 배(船, 舟)나 그에 관련된 이름 흔하다. 대홍수때 배를 묶었다는 배바위가 전국 어디나 보이고, 꽤나 역동적인 상상을 담은 주행舟行봉이란 이름도 있다.
둑에서 돌아보다.
가운데 봉우리가 지난번 옥녀봉과 이어 걸으며 선암산 보고 입맛 다셨던 곳. 그 능선 뒤로 옥녀와 조림이 끝만 봉긋하다.
선암산릉.
저만치 앞에 산불초소도 보인다.
초소에서 돌아보다. 맨 뒤로 희끗한 게 화산릉.
왼쪽으로 옥녀와 조림. 오른쪽은 군위 효령 방향.
다가가며 보는 선암, 배바우.
골짜기 들어서 저 층층 암릉 올려다보면 배바우 이름이 실감날지 모르겠다.
층층 테라스 암릉.
저기가 썩 궁금한데 내 능력으론 불가할 듯. 물론 암릉 우회하며 틈새로 기어오르면 오를만 하겠지만...
그 경우 능선산행이 아니라 골산행이 되어버리겠네.
근래 만든 듯 깨끗하다. 인파 붐비는 산도 아닌데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나 싶긴 하다.
기웃기웃, 가웃갸웃...
기웃기웃은 조망 포인트 찾아 모가지 뽑는 소리고...
갸웃갸웃은 아무래도 내는 저긴 못 오르겠다 싶어 좌절하며 모가지 흔드는 소리고...
아침 기온 떨어져 시야 깨끗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별로다. 좀 실망.
수태사 굽어보인다. 당겨본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꼭 함 가보고 싶은 절이다.
진행 능선
협곡 삘이 난다. 단풍철 모습은 어떨까?
저 바위에선 서쪽 조망이 좀 나오겠다
과연...! 서쪽자락이 훤히 든다.
그 바위에서 지나온 봉우리 돌아보다. 멀리 팔공지맥 능선이 시원하게 뻗는다. 옥녀도 키 많이 자랐다.
동쪽 효령 방면. 저쪽 산에 대해 별 아는 바가 없다.
저 암릉, 조금씩 각 비틀어가며 보는 재미... 이제 둔중하게 날선 수직벽이 되었다.
저기엔 난간 시설까지 했네?
흐미~~ 뭐 이러실 거까지야...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던 곳
암릉 구간 끝나고 육산릉 이어진다. 가운데가 선암산정.
다시 함 더 돌아보다.
의성 가음면과 경계능선. 저 봉에서도 갈림길 있었을 텐데 반대쪽만 살피느라 확인치 못했다.
우회하는 바위에 올라 마지막으로 돌아보다
선암산 정상부.
능선상에서만 보면 아주 펑퍼짐하고 부드럽다. 의성쪽에서 복두산과 이어서 환주할 경우, 이름과 달리 선암산을 전형적인 육산으로 여길 만하다.
뱀산 방향으로 간다.
북쪽 복두산릉이 궁금한데 조망 트이는 곳 띄질 않는다.
다행 조망처 한군데 찾았다. 북두와 복두, 매봉산릉이 한 눈에 든다.
그게 그거 같은 이름의 저 산릉과 이 선암산릉을 단번에 이어야 할 이유 없다면, 북두로 올라 복두산 거쳐 매봉산 전 서쪽 분기능선을 따라 원점회귀하는 것도 좋겠다. 그럴 경우 복두산릉 남면 전경을 한결 박진하고 알뜰하게 조망할 수 있다. 물론 코스 짧아지는 게 흠이긴 하다.
북두에서 매봉산 거쳐 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 너머로 희끗한 곳이 춘산명소재지.
그 뒤로는 늑두 구무 등 좀 묘한 이름을 가진 산릉들. 구무산은 청송 의성 경계다.
내쳐 뱀산 쪽으로 진행하고픈 충동 억누르고 수태사 동릉으로 접어든다.
길은 걷기 좋은 편.
송이막 있던 곳 같다. 기막힌 온돌난방시설인데, 저 위에 천막집 지었던 흔적이 있다.
근데... 돌틈 제대로 안 막으면 불길 올라와 엉덩이 구워먹을 텐데...
서릉쪽 조망 활짝 열리고...
오른쪽이 선암산 정상부
옥녀봉이 단연 뾰족하고 조림산도 예쁘다.
이 앞으로 보이는 지능선들, 뒷태 저리 무던하지만 남면은 까칠하기 그지없다.
양지마을로 이어지는 하산릉 끝자락도 보인다.
밀고 당기며...
송이 금줄. 곳곳에 경고문도 보인다.
지능선 따라 조금 나가서 굽어본다
다시, 수태사
건너편, 기웃 갸웃거리며 올랐던 능선
동능선에서 보는 층층 테라스 암릉. 네 발로 꼭 함 기어올라보고 싶은 충동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동쪽 아미 방가산릉과 남으로 이어지는 팔공지맥
한동안 조망없는 솔숲길...
남향하던 능선이 옥녀봉향 능선 분기봉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선암산 전경이 한눈에 들게 된다.
마사토질 솔숲이라 몇 군데 빈틈으로 조망 트인다.
조금씩 당겨본다. 겹쳐지는 저 능선들 모두 길이 되겠다. 수태지와 백일지 쪽으로 떨어지는 지능선이다.
오른쪽 줄기가 옥녀봉향 능선, 왼쪽은 뱀산에서 남으로 이어져 고로댐에 닿는 능선(왼쪽 봉우리는 위 지도상 546.8봉).
위 사진의 좀 더 오른쪽. 맨 오른쪽 뒤가 옥녀봉이다.
육중하게 뻗는 선암산릉.
저 모습 앞에선, 선암산과 뱀산이 하나의 산을 가리키는 두 이름이란 게 너무 당연해 보인다.
달덩이같은 옥녀
더 오른쪽
잦아드는 산줄기 너머 지호리가 보인다.
능선 끝까지 가지 않고 내려서는 길 있다. 저 마을정자(양지쉼터) 앞이 주차지점이다.
산자락 벗어나며 돌아보는 선암산. 의젓하니 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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