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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함양 대봉산(괘관산) 121213

by 숲길로 2012. 12. 15.

코스 : 빼빼재(10:45) - 헬기장(점심) - 옛 괘관산(삼각점봉 14:40) - 북봉(15:10) - 26번 국도 월평교 (17:25)

 

 

어제 금남 부귀산행이 좀 미진했더랬다.

하여, 하산길에 부랴부랴 낼 날씨 챙기고 가고픈 곳 물색하여 산악회편 예약.

 

촌시럽기 그지없는 '대봉산'으로 이름바뀐 갓걸이산, 괘관산. 꽤나 오랫만에 세번째로 오르는 산이지만 역시 대만족이다. 명산이다.

지난 주 내린 눈 녹지 않아 깨끗한 적설 푸짐하다. 어제 이어 또 러셀할 엄두 나지 않아 아예 뒤로 처진다. 힘 좋은 이들 선두에서 길 쳐나가고, 겨울 괘관산 북릉을 아이젠 스패츠 없이 들이댔다가 후미로 처진 용감한(?) 이들 사이에서, 탱자탱자 우리는 마냥 여유롭다. 꼭지와 길옆 조망처 죄다 기웃거린다.

바람없이 포근하게 풀려버린 날씨임에도 습도 낮고 시야 깨끗하다. 괘관산 올랐던 중 가장 나은 듯하다.

고남산에서 봉화 거쳐 월경 백운산, 다시 남덕유 덕유로 이어지는 대간릉은 속살과 실핏줄까지 들여다보이고, 검푸른 남벽 지리 장릉과 북으로 운장 너머 대둔산까지... 아득히 멀리 신기루처럼 섬처럼 떠도는 무등산까지...

세개의 암봉으로 연이어진 북릉, 눈 덮이니 역시 까칠하다. 그 때도 역시 겨울. 묵은 기억 새록새록 돋는다.

눈 붙은 바윗길 끝나면 심설 푹푹 하산길, 선두에서 눈구뎅이 헤치고 길 내느라 경황 없었던지 부실한 지도 탓인지, 내중산(762봉) 갈림 지나쳐 중산마을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가파른 사면 찢고 골로 내려선다. 그래도 종점은 역시 월평.

월평교 다다르니 해 떨어진 시각, 하산 늦어진 후미 도착하여 버스 출발은 7시 남짓.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빼빼재 들머리는 지난 주말 폭설 이후 선답 흔적이 없다. 

 

                                                 여유롭게 뒤쳐져 간다. 앞선 이들 고생 덕분에 썩 편하다.

  백운산 조망 감질나서리...

 

 

 숲 사이로 백운산릉

 

 1035봉(감투봉)에서 보는  갓걸이산(1251m). 예전 기록과의 일관성도 유지할 겸 그대로 갓걸이산이나 괘관산으로 적는다.

 

대봉산이란 이름 맘에 안 든다. 유치한 욕망 드러낸 개명 이유는 더더욱 그렇다. 

멋스럽기 그지없는 이름 버리고, 과일이나 연상시키는 저 촌스런 이름이라니. 한심한 함양군 인사들이다. 큰 건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 지리산 두류봉에는 뜬금없이 '대룡산'이란 빗돌 세워 놓았다. 게다가 함양군표 정상석은 죄다 한 틀에 찍어낸 듯 개성없고, 북한애들처럼 서툰 시뻘건 글씨다. 

저런 일들이 대개 누가 특별히 관심 가지거나 일부러 나서서 적극 말릴 일 없으니, 지역 유지나 지도자랍시고 20세기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안습한 안목을 남한 최고명산과 그 언저리에 마구 처발라대고 있다. 딱한 노릇이다.

자연을 망치는 게 꼭 물리적으로 훼손해야만이 아니다. 함부로 이름 지어 도배질해대는(마루금 종주 코스에서 흔히 보듯) 것 역시 풍경을 망치고 자연을 욕보이는 짓이다. 산을 인간 욕망의 노골적인 전시장 쯤으로 여기는 태도는 저급하고 천박하다. 산행하는 이들의 안목을 더욱 심미적으로 이끌어주진 못할망정 그래선 안 된다. 산을 좀 알거나 사랑한다고 자처하는 자라면 마땅히, 더더욱... 

 

 천황봉(1228)과 너머 황매산릉

 

 황매에서 감암 부암, 정수, 둔철, 왕산, 웅석, 그리고 지리 향해 오르는 왕등재

 

 아직 갈길 멀다

 

 남덕유 쪽. 당겨본다. 그 뒤로는 무룡산까지?

 

 혹시 백암까지?

 

 

 백운에서 남덕유까지 대간릉. 너머로 멀리 운장에서 구봉산릉. 당겨본다.

 

 백운산. 빼빼재에서 올라보진 못했는데 언젠가...

왼쪽으론 장안산과 팔공산도 보인다.

 

 올라온 능선.

 

 고남산과 봉화산 방향. 가장 멀리 보이는 건 무등산인 듯. 더 당겨본다.

 고남산 시설물도 보인다. 그 오른쪽으론 고리봉릉.

 

 

 

 돌아보다

 

 

                                                     가지 꺽인 고목

 

 

지리...

 

 

 

 

고도 얼추 다 높였다. 막무가내 '하산로' 라 적힌 웃기는 이정표 삼거리에서.

백운산 좌우 산릉을 놓고 짱과 설왕설래. 난 잘 모르겠으니 니가 다 이겼다 캐라~~

 

 올라온 능선

 

 

 

 

 

 북릉 고스란히 드러나는 저 조망을 위해... 길 벗어나 불과 몇 십m지만 허리까지 눈에 빠지며 헤엄쳐 다녀온다.

 가야할 세 암봉이 뚜렷하다.

 

 

 다시 남덕유, 당겨보고...

 

 연석, 운장, 복두, 구봉, 그리고 대둔산까지...

  갓걸이산 정상의 일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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