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덕태산장(10:20) - 점전폭포(10:45) - 덕태산 정상(12:10) - 헬기장(12:25) - 1150봉(12:50) - 시루봉(13:15) - 헬기장(13:20) - 바람 피해 점심 - 홍두깨치(14:30) - 점전폭포(15:25) - 출발지(16:50)
눈이,
사라져 버렸다. 감쪽같이, 눈 녹듯이...
불과 엿새 전, 선각 오르며 곳곳에서 무릎까지 잠기던 눈.
사라진 자리에 다시 눈 내렸다. 엷게 눈발 친 자리 발자욱 찍으며 간다.
비단결 드리운 듯 무겁지도 두텁지도 않으니, 큰 눈 눈녹듯 녹은 자리에 숲과 나무들 다시 활짝 꽃피웠다.
오랜 세월 천천히 휘어진 허리께 한 줌 눈 묻히고 한껏 거드름 중인 고목과, 흐린 하늘 도와 고요히 묵상중인 바위들. 먼 산정에 일렁이는 안개 밀어내는 바람은 차가웠지만 한없이 더뎠다. 꽃길 숲길은 환해졌다 어두워졌다를 되풀이했고 그 때마다 걸음도 흔들렸다.
능선 내내 바람 차서 밥상 차릴 곳 찾지 못하다가 홍두깨치 내려서기 좀 전 길 막고 엉거주춤.
조금 지루하던 임도는 계곡 굽어보고 뒤돌아보는 맛으로 간다. 더운 계절엔 재미 없겠다.
지난 주 선각은 환상 조망이었고 이번 덕태는 황홀 눈꽃길.
먼 걸음하기 수월치 않은 산들, 이만하면 더 바랄 나위 없이 누렸다 할 만하다.
임도에서 올려다본 덕태산. 정상부에 꽃 희끗하다.
지나치며 보는 점전폭포. 지난 주엔 한겨울이었는데 지금은 물소리 요란하다.
한 며칠 포근할 때 내린 비에 눈 녹은 물이렷다.
덕태산 들머리는 투구봉 들머리 반대편, 이정표 뚜렷하다.
능선 조망바위에서 올려다본 덕태산릉. 가파르긴 해도 투구봉쪽보다 훨 수월하다.
뒤돌아본 선각산릉. 오른쪽부터 투구 중선각 선각.
흐린 하늘 아래 엷게 친 눈발, 멍한 눈으로 바라보면 환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도 칠팔백 넘어서쯤부터 꽃놀이 모드.
조망 바위에서 굽어보다.
앙다문 걸까, 무어라 웅얼거리려 벌리는 중일까...?
덕태산정에서
부드러운 꽃길 이어진다.
돌아보아도 바람만...
헬기장에서
돌아본 덕태산
아래서 올려다 볼 때와 달리 막상 능선에선 덕태산 주봉이 큰 의미가 없다.
능선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오히려 시루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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