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과 여행/경상권

가지산 봄 끝자락에서 080505

by 숲길로 2008. 5. 9.

코스 : 천문사 - 배넘이재 - 학심이골 - 학소대폭포 - 가지 북릉 - 북봉 - 가지산 - 상운산 - 쌍두봉 - 천문사(놀미가미 10시간 반)

 

 

가지산은 영남 알프스 마지막 봄빛이었다.

봄빛 궁금하던 배넘이재 울창한 숲길과 학심이골 산빛은 신록으로 건너가 버렸다. 1000 고도 이상 능선에는 이제 철쭉이 피어나고  북봉과 가지 주릉에서 굽어보는 깊은 골들은 마지막 연두의 봄빛을 뿜고 있었지만, 불과 이틀 전의 운문릉에서 굽어보던 것과는 또 달랐다. 하루가 무섭게 산빛은 변해간다.

산 높고 골 깊은 곳마다 봄은 깊었으니,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몸 또한 계절을 앓는다.

진달래보다 늦게 피는 철쭉이 하늘빛을 더 담았을 텐데, 내 맹목과 어둔 귀는 자꾸 사라지는 계절로만 열리려 한다. 아둔한 치정이다.  

그러므로 봄빛에 대해 말하기보다 그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그리고 귀 기울이기...

 

나이 든다는 것은 어쩌면 저 덧없는 것들의 표정, 하염없는 시간의 광채가 궁금하고 또 궁금하지만 막상 그 속에선 그저 눈부시고 어쩔 줄 몰라 넋 놓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영남 알프스, 오월 가기 전에 또 어느 골 어느 산릉이 헤맬 만할런가...

 


 

학소대 폭포에서 북봉릉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뚜렷치 않다. 능선을 감돌아 주계곡쪽으로 내려가는 흐린 길을 따르다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곳에서 그냥 치오른다. 너덜과 잡목이 좀 있지만 그리 험하진 않다.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방향을 잡아 20여분 가니 북릉 폐헬기장에서 갈라져 내려서는 길과 만난다.

가지산 정상부의 국기게양대와 이정표 기둥은 아주 흉측하다. 정상석만 놓아도 될 자리에 꼭 그런 금속 시설물을 두어야 할까?

쌀바위 아래 거창한 구조물은 또 뭔지...

그러고 보니 오늘 본 중 가장 황당한 건 산행 기점의 천문사.

언제부턴가, 키를 훨씬 넘는 담장치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관 해치는 흉물스러움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예전처럼 절을 거쳐 가질 못하고 공사중인 담장 뒷길로 들어서야 한다.

절에서 하는 일 치곤 여러모로 참 고약하다 싶다.

 

학심이골 진입로는 바야흐로 신록.

 

벼랑길 오르며 굽어보다

 

비룡폭

 

학소대폭 

 

다가가며 보는 북봉

 

심심이골 지류 봄빛

 

가지산 정상 오르는 능선 중간에 있는 저 바위에서 북봉을 돌아보는 맛이 일품이다  

 

북봉 조망은 길 오른쪽에 숨어 있는 바위가 더 낫다.

 

운문산과 북봉. 멀리 문바위와 억산릉도...

  

학심이 지계곡 봄빛

 

정상에서 돌아보는 북봉

 

멀리 천황산과 아랫재 가는 능선. 임도가 볼쌍사나운 귀바위쪽 주릉보다 더 재밌는 길이다. 

 

당겨본 모습 

 

쌀바위쪽

 

다시 북봉

 

중봉 능선

 

쌀바우 가며

      

'산과 여행 > 경상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매산 080507  (0) 2008.05.09
가지산 늦은 봄 2  (0) 2008.05.09
운문산릉 봄놀이 3  (0) 2008.05.02
운문산릉 봄놀이 2  (0) 2008.05.02
운문산릉 봄놀이 080501  (0) 200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