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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무등산(080103)

by 숲길로 2008. 1. 4.

코스 : 학운초등 - 새인봉 - 중머리재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중봉 - 중머리재 - 토끼등 - 문빈정사(5시간 50분)

 

수십년(47년이라던가)만의 무등산 폭설...!

모습이 궁금했다.


워낙 풀려버린 날씨 탓에 오르내리는 길은 질척거렸고 원경은 흐린 안개에 묻혔다.

그러나 새인봉 능선에서 바라보는 좌우의 설경은 눈이 세상을 삼켜버린 섬뜩함만 겨우 가신 정도다. 과연 무등의 겨울 진경이다.  

중머리재 지나자 눈산행 맛이 칼칼하니 깊어진다. 상고대와 눈꽃이 어울려 꽃터널을 이루었다.

장불재부터 정상 능선은 구름 일렁이며 조망이 없다. 엷게 뿌리는 눈발에 마른 억새 서걱이는 장불재 억새평원도 아름다웠으나 백마릉의 설경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입석대와 서석대의 전경도 볼 수 없었다. 게다가 무등산 주상절리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작년 7월부터 울타리를 쳐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니, 입석대 아래 바람 피해 점심을 먹을 수도 없고 서석대에 올라 날아갈 듯 개폼도 잡을 수도 없게 되었다. 발길 좀 닿는다고 바위가 닳냐, 부서지냐...? 투덜투덜...

그러나 시야 가득 펼쳐지는 은세계는 그 자체로 황홀하고, 서석대 내려서는 길은 쏟아지듯 미끄럼 타며 발이 푹푹 빠진다. 따뜻한 남쪽 나라 무등산에서 심설산행이라니...!

중봉 오르며 돌아보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러고 보니 여태 억새초원 설경을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가...


중봉 내려서다 바람 피해 점심을 먹는데, 새끼 들쥐 한 마리가 밥상으로 기어오른다. 얼마나 굶주렸기에? 새인봉에서는 새들이 사람들 주위를 얼쩡거리더니만... 땅에서 먹을 것을 구하는 산짐승들에겐 저 풍성한 눈잔치가 재앙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증심사 계곡으로 향하지 않고 토끼등으로 길을 잡는다. 중머리재에서 토끼등까지는 초행길인데 산비탈을 따라 감도는 멋진 산책 코스다. 도중에 작은 너덜지대와 백운암터에선 조망도 트인다.

덕산너덜의 설경이 궁금하여 토끼등에서 잠시 갈등한다. 딱 이십분 정도면 충분하겠지만, 시간이 빠듯하다. 하산길 서두르기 싫어 그냥 내려선다. 눈녹은 물이 길을 따라 내를 이루며 흐른다. 며칠 후면 산자락의 눈은 남아있지도 않겠다.


내려오는 길 내내 못 보고 온 덕산너덜이 맘에 걸리지만 어쩌랴, 훗날 다시 올 핑계라 여기며 총총 하산...

 

 

새인봉릉에서 굽어본 동조골

 

건너다 본 증심사와 춘설다원 

 

 천재단 오름길 부근

 

새인봉 암릉 

 

 

새 발자국(위)과 배고픈 겨울새(아래) 

 

 

 

 

 

 

겨울 진경 솔숲 

 

 

중머리재에서 

 

중머리재 굽어보며

 

장불재 지나 입석대 가며

 

울타리 쳐 못 들어가게 한 입석대  

 

 

눈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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