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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울주 고헌산 백운산(071210)

by 숲길로 2007. 12. 15.
 

코스 : 울주 상북면 태종마을(10:35) - 소호고개(11:00) - 백운산(12:40) - 소호령 - 고헌산(15:20) - 두 번째 돌탑 - 외항재 갈림길 - 소호리 쪽 북능선 - 소호리(16:40) - 도로따라 - 태종마을(17:20)

 

 


작년쯤인가, 단석산에서 본 고헌 백운산 방향 겹겹 산하 그림이 너무 좋았고, 지난 가을 문복산릉에서 본 시원스런 백운산릉 모습도 늘 마음에 있었다.


자꾸만 가라앉는 계절, 가벼움의 힘으로 산을 오른다.

잿빛으로 무겁게 드리워진 하늘 아래 눈발친 가지산을 본다. 하강과 상승의 팽팽한 긴장이 저 굴곡을 만들었다. 날아오르고 싶으면 가라앉고 가라앉으면 다시 가벼워진다. 신념보다 열정에 더 휘둘리던 시절의 흔적, 궤도에 묶인 별의 들끓는 몸이 서서히 식어가며 움켜쥐듯 휘어놓은 허공의 가파른 금들... 겨울산은 가볍고도 무겁다.

푸르름 없는 겨울산을 보고 있노라면, 비바람의 침식으로 밖으로부터 빚어진 산이 아니라 한없는 세월 스스로를 죄고 풀며 안으로부터 만들어진 산이라 믿고 싶어진다.



태종마을 전원주택지 앞을 지나 임도를 따라 소호고개로 오른다. 오르고 보니 계곡 쪽으로 제대로 된 등산로가 있다. 

백운산 능선은 전반적으로 가파르지 않고 호젓하게 걷는 맛이 좋은 편이다. 곳곳에 억새숲도 예쁘다. 그러나 덤불 우거진 곳이 더러 있어 여름에는 애를 먹겠다. 문복산에서 보면 암릉이 제법 그럴듯해 보였던 거 같은데, 막상 올라보니 재미난 바윗길 구간이나 암릉미라 할 만한 곳은 없다(지도상의 고래등바위는 매우 과장된 표현이다). 그러나 좋은 조망처를 제공하는 바위들이 있어 자주 발길을 멈추게 한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데 좀 특이한 날씨다. 높은 구름이 드리워지고 바람이 없어서일까? 열시 남짓이면 걷혀야 할 아침안개가 꽤 늦도록 산자락을 감돌며 서성이고 있다. 먼 산빛이 신비롭다. 고헌산 정상에서 가야산과 팔공산까지 바라보았을 때 그 신비로움은 절정에 달했다.

백운산 정상부는 별 특징이 없다. 조망도 오히려 이전 봉우리들이 낫다.

백운산 정상에서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여태 산 다니며 만난 최악의 길인 듯하다. 능선 따라 마련한 방화선 임도가 가파른 구간에선 흙이 모두 씻겨내려 황폐한 자갈길이 되어 보기에도 흉하고 걷기에도 불편하다. 평탄한 곳에선 질척거린다. 흐린 날씨길 망정이지 햇살까지 따가우면 거의 돌아버리지 않을까 싶다.


고헌산 조망은 최고다. 가지산과 문복산은 여태 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다. 지금까지의 가지산 인상은 둔각의 꼭지점과 너른 산자락을 가진 의젓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고헌에서 보는 가지산은 사뭇 화려하다. 주봉에서 상운산, 쌍두봉까지 한눈에 들며 날카로움이 살아있다.

  

정맥길은 외항재로 이어지지만 우리 갈길은 소호리다. 방화선 자갈길을 벗어나 그 능선으로 드는 초입은 아주 뚜렷하진 않다. 덤불까지 우거져 무심코 가다간 놓치기 십상이겠다.

이어지는 능선길은 발이 푹푹 빠지는 부드러운 낙엽길이다. 즐겁게 걸을 만하나 조망은 전혀 없다. 소호리 가까워지자 길이 흐려진다. 적당히 진행한다. 안부에 다다르니 오른쪽으로 큰골로 이어지는 농로도 보인다. 산길을 조금이라도 더 걸으려 끝까지 간다. 상록수 조림지를 통과하여 포장 농로로 내려선다.

잘 나가는 전원주택 마을인 소호리를 건성 둘러보며 도로 따라 걷는다. 주차해 놓은 <머물고 싶은 곳> 직전 도로변까지는 3km 남짓... 걷는 사이 차츰 어두워진다. 저무는 시골 밤길 걷는 맛이 나름 괜찮다.

 

능선 올라서 돌아본 단석산(왼쪽) 

 토함산과 치술령쪽

 더 오른쪽

 당겨보다

단석산 오른쪽을 당겨보다 

 토함산쪽을 당겨보다

 돌아보다

 문복산릉과 그 왼쪽으로 가지산이 머리를 내밀다

 문복산릉 전경 - 하산 후 걸어야 할 도로가 한 눈에 

 당겨본 문복산릉

 백운산(왼쪽)과 고헌산, 그 사이로 천성산이 보인다

 가지산과 능동  재약 능선

 백운산 정상 앞두고 돌아보다

아직도 아침 안개 감도는 고헌산

 

 

 돌아보다

 멀리 대운산 천성산, 그리고 고개 내민 영축산

 당겨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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