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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기 강원권+소백

인제 방태산에서 개인산으로(1/2) 140720

by 숲길로 2014. 7. 25.

 

 

코스 : 한니동 계곡 들머리(07:50) - 깃대봉(11:05) - 배달은석(11:55 점심) - 주억봉(13:5) - 구룡덕봉 전 안테나봉(14:45) - 개인산(16:45) - 침석봉(15:45) - 어두원골 만남(17:00)  

(원본 출처 : 산어귀 산악회) 침석봉 하산길은 확인하여 수정.

 

과연 크고 아름다운 산이다.

누군가 방태는 여름산이라 했다. 그 말이 맞는갑다. 물들듯 짙푸른 계절, 숲은 깊고 꽃들은 아름답다.

오늘 코스 중 배달은석 전후에서 흰바위 조금 두드러질 뿐, 깃대봉에서 침석봉까지 전능선이 울창숲이거나 사이사이 들꽃 초원이다. 

그래서 역시 여름산인 듯하다.

꽃밭은 깃대봉에서 배달은석 안부까지, 주억봉 정상 일부, 구룡덕봉 식생 복원구역 일원, 그리고 개인산릉 내려서는 들머리에 형성되어 있다.

물론 가파르지 않은 육산릉 마루따라 울창숲 그늘 아래로도 수없이 많은 꽃들이 피어 있다.       

날씨는 지난 주에 비해 더웠다. 같은 산줄기임에도 주억봉 서쪽이 더 더웠는데, 지형적인 이유인지 시간차 때문인지 모르겠다.

 

갠적인 소감으로는, 지난주의 기시감 뒤섞인 방태산릉보다 초행의 미답지 개인산릉이 더 좋았다. 

특히 들머리 꽃밭 너머 원근 산릉들 건너보는 느낌은 구룡덕 조망데크와는 또다른 맛이었고,

한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울창 숲길을 호젓하게 걷는 맛은 유명산 방태가 줄 수 없는 각별한 것이었다. 

숫돌봉 쪽은 가보질 않아서 모르겠고, 침석봉까지는 조망 전혀 없어 조금 답답한 감이 있다.

여력 된다면 하늘 맑은 계절, 개인산에서 침석봉 사이 암봉 두엇쯤 우회없이 올라본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길 한켠에 주차해 놓고 한니동 들머리 다가서다가,

어느 집 골목에 참하게 가꾸어진 꽃들이 예뻐 한장 담아본다.

방태산길은 저 울타리 왼쪽으로 나 있다.

 

물소리 크지 않은 용늪골, 개울 건너 몇 걸음 가지 않아 산신제당 만난다.

관광용 전시가 아닌 실제의 쓸모를 아직 지니고 있는 듯해 반갑다.

몇 가구 안 되는 일대 주민들이 산에 의지하여 살고 있음은 누천년 이래 그대로일 터이니

저 제당이 기능 유지하고 있을 이유는 충분한 셈.

 

울창숲 속으로 든다.

이른 아침부터 좀 덥다. 풀섶에 맺힌 이슬 털며 가도 이상할 게 없는 시간인데..

 

밤나무 고목 한그루 눈길을 끈다.

전설대로 율곡 선생이 심었다면 거의 500년 가까이 살아오고 있는 셈. 

 

 

내용이 좀 묘하다.

성급하게 읽으면, 꽤나 유명한 저 전설의 무대가 바로 여기이며, 저 밤나무는 율곡선생의 부친이 심은 바로 그 나무 중 한 그루인 듯하다.

그런데 다시 보니 저 밤나무는 부친이 아니라 율곡이 심은 거라 한다. 그러니까 여기는 거기가 아니다.

 

율곡은 여기에 왜 왔을까?

드높은 방태산릉이 당시의 주요 교통로였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니,

경관 좋은 내린천 따라 우리처럼 유람이라도 오셨을라나?

  

기분좋은 산길 이어진다. 깊이 들수록, 높이 오를수록 조금 시원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주로 한니동 계곡으로 부르지만, 본래 이름은 용늪골이다.

한니동 계곡이나 용늪골이나 둘다 버리기 아까운 예쁜 이름이니, 내 맘대로 번갈아 부르면 되겠다.   

물길 우회하여 건너는 곳이지만, 수량 별로 없어 바로 건너본다.

 

 

길이 꽤 넓어진 듯하다.

이 길로 내려섰던 게 고작 십년쯤 되었을려나? 별 감흥없이 휘리리 내려왔던 기억인데 여태 남아있는 잔상은 거의 없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새롭기도 하다.

 

 

뉘신지?

 

수차례 물을 건넌다. 그때마다 골 기웃거려 본다.

제법 예쁜 곳이다.

 

새하얀 빛 점점 무리지어 흔들거리는 까치수염은 여름산행의 느낌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꽃 중 하나다.

 

올해는 어딜 가나 개망초가 많이 보인다. 가물면 많이 피는 꽃이거니, 지레짐작한다.

계란꽃이란 예쁜 별칭도 있다지만, 난 '개'자를 떼낸 망초가 가장 입에 익었다.

조선이 망하던 해(1910년) 유난히 많이 피어 그 이름이라는데, 맞는 얘긴지는 모르겠다.    

 

골 자주 기웃거리며 간다.

별 화려함 없어도, 계곡길 오르며 골짜기 자태를 보아주지 않으면 예의가 아닐 듯하고,

그런대로 예쁜 곳 보이기도 한다.

 

수량 많으면 아담한 소폭이겠다.

 

상류 오를수록 이끼도 무성해지고..

 

다시 길로 접어들어서..

 

길로 가다가 골짜기 이끼빛 보이니 또 기웃거리게 된다.

 

골따라 잠시 올라와 돌아보다

 

중말나리?

 

 

 

또다시 혼자서 이끼 기웃거리며

 

동자꽃이 한창 만발이다. 여름산행 타이밍으론 잘 맞춘 셈이다.

햇살 담뿍 받고 있는 나리아씨.

 

사실 같은 종의 꽃사진을 또 찍으며 망설였다.

허나 내가 꽃공부 나온 것도  아니고, 꽃들 또한 종을 떠나 저마다 예쁠 따름이다.   

 

이끼 좋은 물가에서 잠시 쉬면서 남매간에 다정한 모습.

 

산길이 조금 가팔라진다.

여태 여유롭게 왔더니 좀 힘들다. 

 

아니, 나만 힘든 건가...?

저 사람들은 잘만 가네.

 

좀 내쳐보려 하지만 꽃들에 또 발목 잡히고..

산꼬리풀과 노루오줌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아니, 멀대같이 삐죽한 저 넘들은 큰산꼬리풀인가?

 

요 놈들은 그냥 긴산꼬리풀같다.

 

마지막으로 이끼 함 더 기웃..

 

골 벗어나 숲 우거진 초원 가로지르듯 오른다. 이채로운 광경이다.

 

흰물봉선

 

가파르게 치오른다. 따라갈려니 숨차다.

 

모싯대

 

노랑물봉선

 

깃대봉 지능선에 붙어올라 한숨 돌리다

 

길은 능선을 바로 치오르지 않고 에두른다.

다들 지도 꺼내 확인 중.

 

드디어 배달은석(봉)도 시야에 든다

 

암봉 우회하며

 

 

양지 종류인 듯

 

배달은석 뒤로 피라밋같은 주억봉과, 오른쪽으로 시원하게 뻗는 개인산릉까지..

 

먼 산 아래... 지척은 꽃밭. 당귀인가?

 

방태의 명품 초원 굽어보며...

발길 떨어지지 않아 한참 서성댄다.

말로만 듣던 방태 여름꽃밭, 이제야 올랐음을 실감한다.

꽃에 취해 가뿐한 걸음으로 능선 오른다. 

우회해온 능선이 궁금해 깃대봉 반대방향으로 나가본다.

 

한니동 계곡 감싸는 좌우 줄기가 한눈에 든다.

뭉툭한 봉에서 뻗어나가 잦아드는 줄기가 계곡 좌우 나누고 있다.

도중에 보니 서쪽 지계곡으로 갈림길 뚜렷했다.

너머로 가운데 듬직하니 걸린 줄기는 맹현봉, 더 멀리 왼쪽으로는 문암 석화산릉일 듯. 

오는 길에 창촌을 거쳤으나 안개땜에 문암 석화산릉을 지척에서 올려다볼 기회는 갖지 못했다.    

 

깃대봉에서 상남면 쪽으로 뻗는 줄기 바라보다.

사진 오른쪽이 매화동 계곡이고, 두 갈래로 나뉘는 줄기 중 왼쪽 끝봉우리는 수리봉(945m)

성찬 꽃놀이에 조망까지 좋길 바라는 건 과욕일까?

허나 설악 점봉 오대 계방의 명산릉을 남북으로 펼쳐놓고 바라볼 조망 요지에서 욕심 좀 낸들 어떠리.. 

 

매화동 계곡 감싸는 산줄기

 

배달은석에서 매봉까지

 

배달은석에서 침석봉까지

 

매발톱.

산자락 마을 화단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지만

고산릉에서 보는 거라 그런지 유난히 싱싱하고 빛깔 강렬하다.

이름에 어울리는 포스가 느껴진다, 고 하면 좀 오버인가~?

 

마가목인 듯. 가을이면 저게 익어서 빨갛게 되는가부다.

 

서북능선 삼거리봉까지는 기분좋은 울창숲길

 

여로?

 

꿩의 다리

 

삼거리봉에서. 조망도 좋지만 꽃밭이기도 하다.

 

오른쪽 대골 우골. 방태산 계곡 중에서 특히 거친 맛 있다 하여 꽤 궁금한 곳인데

단풍시절 조망산행 겸하여 함 올라볼 기회 될려나..?

왼쪽으로 뻗은 서북릉의 북쪽 두 지능선 사이가 골안골인데,

당초 참석하기로 맘먹었던 산악회팀은 무박으로 올라 한두시간쯤 전에 여기를 통과했을 듯.   

  

가야할 능선 바라보다

 

개인산릉 침석봉까지 한눈에 들지만, 당장 더 궁금한 건 요 아래 안부.

오래전 방태산행에서 동행한 들꽃님이 여름꽃밭이라고 알려주었던 곳.

아닌게 아니라 이런 모습을 언제 어디서 볼수 있을까?

매발톱과 둥근이질풀과 동자꽃과 짚신나물이 한데 어우러진...

 

도저히 빨리 갈수 없네~~

 

뜻밖이라 더욱 반가웠던 산오이풀.

8월 하순쯤 지리산정을 뒤덮으며 만발하여 환절의 느낌으로 만나곤 하던 꽃이니

비록 덜 핀 모습이지만 지금 여기서 보리라곤 상상 못했다.

 

 

쑥부쟁이 종류 같은데 줄기쪽이 좀 별나서 우리끼리 썩 궁금해했다.

나중에 마루금 산악회 조샤프님 꽃산행기를 통해, 특이하게 키작은 개쑥부쟁이임을 알게 되었다.

 

저 아래쪽 초원도 썩 궁금하기 짝이 없는 꽃밭이지만...

갈길 멀어 저기까지 다녀올 부지런은 없다.

좀 짧은 코스에 한니동 하산이라면, 초원 거쳐 내려가다가 용늪골 등로에서 합류해도 될 듯. 

 

삼인삼색.

카메라에서 자유로운 짱은 초원에 부는 꽃바람을 만끽하고,

carpediem은 꽃사진 담기에 여념이 없다.

   

 

뒤돌아보다

 

시들어가는 술패랭이인줄 알았는데..

구름패랭이라고 한다.

미친년 풀어헤친 머리같은 꽃잎도 시든 게 아니고 제법 싱싱한 제모습이란 것이니, 거 참 재밌는 노릇.

  

 

꽃길 아니어도 마냥 시원스런 대목, 가을날이면 새파란 하늘 올려다보며 눈부실 초원이다.

 

참취?

 

개쑥부쟁이.

환경에 맞게 적응한 듯, 잎이 빽빽하고 줄기가 아주 다부진게 특징.

 

배달은석 오르며 깃대봉 돌아보다.

근데 왜 배달은봉이 아니고 석일까? 궁금하면서 재밌다.

 

양지의 일종?

 

배달은석 정상부.

슬슬 배고파지니 저기쯤서 점심 먹기로 한다.

 

오늘 후반부 코스 개인산릉 다시 함 건너본다.

예상보다 많이 더운 날씨지만, 예서 보기엔 별 기복없어 수월하게 걸을 수 있을 듯.

 

초원 기웃거리는데... 범꼬리가 보인다.

지리산릉엔 지금 저 범꼬리들이 한창 만발이라는데...

 

배달은봉(석) 오르며 뒤돌아보다.

 

숲그늘 짙은 공터에서 널럴하게 자리잡고 점심식사.

잠시 후 인기척 나며 청주에서 오셨다는 일행들도 옆에 자리잡는다. 

여름 휴일의 방태산, 이후에도 같은방향이나 교행으로 산악회팀들 더러 만나게 된다.  

 

물레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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