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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기맥, 지맥

거제지맥 학동재 ~ 북병산 ~ 명치 170731

by 숲길로 2013. 8. 2.

 

 

코스 : 그물기고개(학동재 09:00) - 448봉(09:55) - 442봉(11:00 점심) - 망치재(11:55) - 북병산(12:45) - 임도(북병산 삼거리) - 406봉 - 반씨재(반송치 14:30) - 515봉(15:40) - 명치(16:45) - 문동폭포 - 주차장(17:00)

 

남국의 여름숲, 기대만큼이나 푸르고 깊다.

꽃시절 봄날에 몇 차례 걸었던 거제도 산릉, 여름의 울창 숲길과 바람 능선 걷는 맛이 퍽이나 낯설고 이채롭다. 묵은 기억들 위로 새로운 계절의 빛이 겹쳐진다. 안개 헤집으며 돌아보는 거기 그 시간, 멀어질수록 깊어지는 풍경들...       

 

반도 내륙 산들에서 보기 힘든 나무들 가득한 숲, 산책하듯 걷는다. 곳곳 툭툭 불거지는 벼랑에서 돌아보거나 굽어본다. 높은산 마루는 안개 속에 잠기고, 매끈하게 원호 그리는 학동 몽돌과 망치, 구조라 등의 해안선들은 겨우 보일락말락이다. 닿으면 물들듯 고운 바다물빛 기억에 새겨진 곳들이라 새삼 아쉽고도 낯선 풍경이다.  

오후 들면서 바람 제법이다. 북병산 오름길이 한결 수월하다. 쨍한 시야 아니어도 정상부 일대 조망암릉이 좋다. 바람에 맨머리 들이밀며 안개로 더욱 짙푸르러지는 산자락 굽어본다. 발걸음 쉬 떨어지지 않으니 오래 머문다.

반씨재 이후는 산길 재미 좀 덜하다. 429봉에서 488봉 사이는 간벌목지대이며, 산정부 유난히 너르고 펑퍼짐한 515봉 이후부턴 휑하니 너른 길이다. 오솔산길 걷는 맛보담 운동삼아 걷기좋은 지역민 산책로다. 

마른 장마에 물말라가는 문동폭포와 계곡, 휴가철이라 사람들 많이 보인다. 접시물만큼 고인 웅덩이들에서 첨벙대는 모습이 조금은 안쓰런 풍경이다.  

 

학동고개 오르면 첨부터 울창숲길이다. 버섯재배지였던지 좌우로 참나무토막 기대놓은 곳 지나간다.

 

여유로운 진행이다. 초반부터 가속하며 칙칙폭폭 줄기차게 밀고가는 정맥팀과 비교된다.

 

그런데 바람이 없다.

꽤 더운 산행이 될듯한 예감...

 

첫 조망바위에서 돌아본다. 노자산은 안개속이다.

 

빼꼼하게 시야 열리는 학동쪽도 마찬가지다.

수평과 지평 모두 삼키고서 멀뚱하니 게으른 안개...

 

비록 조망 아쉽지만 숲길만은 일품이다.

울울창창 남국의 활엽숲, 간혹 굵은 소나무 섞여 더 이채롭다.

 

능선방향 바뀌면서 바람도 슬슬 불어든다. 통신시설물 있는 448봉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특급 산책로.

 

길 옆으론 짙푸른 사초가 초원을 이루었다.

 

 

 

아름드리 나무에 안겨보기도 하며...

 

 

 

조망바위에서 학동 굽어본다. 아득한 수평과 계절 물빛 느낄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

 

 

 

448봉 지나 나타나는 조망암봉에서.

 

첨엔 저 먼 봉우리가 북병산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442봉.

 

서남쪽. 섬들이 예쁠텐데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서북향, 구천리쪽

 

진행방향. 맨 뒷 봉우리 너머 있는 북병산은 안개속이라 보이지 않는다.

 

날씨 탓에 더없이 높고 멀어보이는 봉우리

에구 숨막혀라~~ 한숨 폭폭 쉬며

양화고개 향해 내려선다.

 

이름모를 예쁜 꽃도 똑딱이며...

 

양화고개. 위지도상 211 안부지점

 

억새로 덮인 산소

 

길옆 조망바위에서 보는 구조라 방향. 섬은 윤돌도.

 

양화쪽

 

망치재까지는 오르내림이 제법이다. 땀께나 뽑지만 숲 워낙 울창하여  걷는 맛은 좋다.

 

돌아보다. 시설물 있는 곳이 448봉

 

 

 

이채로운 나무들 보는 맛만으로도 즐거운 숲길...

 

돌아보다

 

442봉 전망바위에서 굽어보는 구천리쪽

 

 

 

314봉에서 북으로 뻗어나간 줄기의 봉우리.

 

평소와 달리, 고맙게도 일행중 어느 분이 싸오신 샌드위치 한조각으로 아침 대신했더니...

두시간여 기운 쓰고 나니 밥배가 금새 투정이다. 이대로는 도저히 북병산 오를 순 없겠다.

442봉에서 이른 점심상 편다.

 

망치고개 가는 길, 역시 숲이 좋다.

 

 

 

 

 

망치재 내려서기 전에 건너보는 북병산릉.

고개의 건물은 망치정수장. 

 

망치고개

 

북병산 오르며 돌아보다

 

망치쪽

 

 

 

잠시 암릉구간 이어진다

 

조금만 더 시야 깨끗했으면..

 

 

 

뒤돌아보다

 

다시 숲길. 이 구간이 아주 일품이다. 다른 계절에 꼭 다시 와보고 싶을만치..

 

 

 

엷은 안개 밀려드는 남국 숲길..

소사나무던가? 심줄 불거지는 가지많은 저 우줄우줄한 나무들, 꽃철 봄날이나 바람부는 가을엔 불꽃처럼 타오르는 착시 일으키곤 하던...   

 

 

 

 

 

 

길가엔 별처럼 생긴 꽃들도 총총..

 

물구나무선 오징어나 문어들마냥, 수많은 미끈한 가지들 흔들어대는 나무들 사이를 지나... 

 

 

 

 

 

정상부 직전엔 시설물 있다

 

돌아보다

 

서늘한 안개 쉼없이 밀려왔다 밀려간다

 

 

 

 

 

북쪽하늘 병풍처럼 가로막고 있다 하여 북병이라 했다.

 

 

 

다시, 망치 굽어보다.

형체없어 잡히지 않는 안개의 역동이 매순간 풍경을 다시 쓴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똑딱인다

 

 

 

능선자락 잠시 드러나는 사이...

 

 

 

 

 

진행방향, 저 둥두렷한 봉우리 일대 숲도 아주 멋진 곳. 

 

일행 기다리며 한참 쉰다.

 

 

 

일행들 나타나고..

 

다시 울창 숲길따라 진행이다.

 

 

 

신원사향 삼거리. 지도엔 양원사가 보이는데 같은 절일까?

 

한동안 사초 무성한 초원이다

 

흔치 않은 숲길이다.

 

 

 

 

 

 

반씨재 방향으로 직진하는 능선 벗어나 임도삼거리 향해 내려간다.

지형도로 읽히는 각도 이상 급우회전이라 잠깐 헷갈릴 만하다.

 

내려서며 건너보는 진행할 능선. 

민둥봉 거쳐 뒷봉우리까지 올라갔다 다시 왼쪽 능선으로 내려와야 하는 디귿자 코스.

조금 전 급우회전 지점에서 직진하거나, 저 아래 임도에서 내려서면 코스 단축하여 반씨재까지 수월하게 갈 듯.

   

임도 보인다.

 

임도 내려서는 이 지점이 북병산 삼거리.

꽤 힘든 여름 산행이라 임도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결국 모두 마루금따라 진행.  

406봉까지 꾸준한 오름이지만 바람이 워낙 좋아 많이 힘들진 않았다. 

 

 

 

북병산 돌아보다. 암벽이 눈길끈다.

 

역시 북병산릉

 

왼쪽 멀리 뾰족한 488봉, 그 뒤로 펑퍼짐한 515봉에서 오른쪽 옥녀봉까지.

 

위 지도상 406봉, 이정표엔 363봉이라 표기. 실고도는 모르겠다.

지형도상 363.7 삼각점은 좀 더 진행해서 있다는데 미확인.

 

산죽숲도 보인다. 오늘의 섬산행 코스에선 이 또한 이채롭다.  

 

 

 

산성 흔적이다.

 

임도로 갈까... 망설였던 게 무색하리만치 수월하고 기분좋게 가는 길. 

바람 좋고 숲 좋고..

 

반씨재.

 

고개 건너 바람맞이 그늘에서 일행들 기다리며 한참 휴식.

다시 천천히 오른다. 능선 동쪽 사면 따라 오르는데, 올라서서 보니 고개 방향 마루금으로도 길 뚜렷하다.

올라선 지점(고개 동쪽) 반대쪽으로도 오르는 길이 있는 걸까?      

 

429봉 이후는 서쪽 사면으로 간벌목 능선. 사진 가운데 봉우리는 지도상 409봉인듯.

 

뒤돌아보다. 북병산이 흐릿..

 

488봉 지난 지점에서 건너보는 옥녀봉. 이름답게 예쁘다.

 

515봉 가는 길.

 

 

515봉은 바로 치오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감돌아 오른다.

동서지맥 남북지맥 교차점 네거리엔 정자 쉼터 있다. 지형도상으로도 알 수 있듯 515봉 정상부 일대는 수천평은 될 듯 너르고 평평한 숲이다.

아쉬운 건, 오늘의 최고봉이자 두 지맥 교차하는 교통 요지임에도 조망 트이는 곳이 없다. 게다가 통신용 안테나 설치하느라 그랬는지 숲이 훼손된 곳 많아 좀 어수선해 보인다. 세월 더 지나야 상처 아물겠다.   

 

 

요즘 산정 곳곳 많이 보이는 안테나. 휴대폰 문명의 불가피한 부산물이다.

 

515봉 이후는 대로다. 능선도 따르지 않고 수월한 사면길이다. 좀 지친 터라 외려 반갑다.

 

첫 고개 쉼터.

515봉 지나면 고개에서 곧장 하산이라 여기고 있던 터라 여기가 명치라 판단한다.

지도를 보았지만, 515봉에서 명치까지의 거리와 방향도, 그 사이의 봉우리도 눈에 들지 않는다.

잠시 쉬고 쪼르르 내려선다.

얼마나 가면 물 만날까 싶어 다시 지도 꺼내보는데... 어라?

명치까지는 봉우리 하나 더 넘어야 한다. 거리와 방향도 아니다. 에라이, 등신~~

1분도 안되는 잠깐이지만 되돌아오르는 알바는 더 숨차다.   

 

조망쉼터에서 건너보는 대우조선의 하늘.

 

돌아본 515봉. 과연 무척이나 펑퍼짐한 정상부다.

 

명치

 

해달별 유치원에서 달아논 새집들이 앙증맞다

 

국립공원 닮아가는지... 웬 반갑잖은 돌포장길? 돈많은 거제답다.

 

 

 

물없는 문동폭포

 

씻을만한 곳 마땅치 않다. 휴가철이라, 물 좀 있는 곳은 나들이나온 이들 총총 앉았다.

부족한 수량이라 그리 깨끗해 뵈지도 않는다. 

결국 수량 더 빈약하지만 물 맑아뵈는 옆게곡에서 대충 땀만 훔친다. 한결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