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매전면 지전리 보건소(11:00) - 543봉(12:10) - 대남바위산(729m 13:45) - 대남바위(14:00 점심) - 청도환경관리센터(15:30) - 593.5봉 - 575.6봉(16:40) - 오례산성(17:20) - 지전2리(부처골) - 출발지점(18:30)
(경로는 빨간 점선)
산자락마다 붉게 물드는 진달래 시절에 참 황당하고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지전리에서 대남바위산 오르는 능선, 들머리부터 진달래는 눈 비비고 찾아도 없다. 정상 다 가도록 만난 진달래는 딱 두 그루! 가히 스펀지 퀴즈감이다.
가령, 우리나라에 진달래 없는 산도 있을까요?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말하건데, 고도감 좋고 조망 시원한 대남바위와 오름길의 동창천 굽어보는 조망처 한 두군데만 아니라면 대남바위산 남능선은 전혀 비추천이다. 그러나 도중엔 철쭉군락도 있고 그늘 깊은 솔숲길도 있다. 호젓 산길 묵묵 걷는 맛 취향이라면 그리 싫지 않을 터.
한편, 오례산은 딱 맘에 든다. 특히 옛 성터로 둘러싸인 고원분지는 억새숲만 무성한데 성축 안으로 몇 발자욱 옮기는 사이 폐허 특유의 운치가 물씬 풍겨온다. 신랏적 큰 제사 올리던 명산 어쩌고 할 것도 없이, 시쳇말로 강렬한 포스와 함께 느껴지는 짜릿한 삘~. 저무는 해에 쫓겨 제대로 둘러볼 엄두 내지 못했으니, 조만간 제대로 답사할 기회 보아야겠다.
아래에서 보는 오례산은 정상부에 머리띠 두르듯 바위벽이 둘러쳐져 있다. 잠깐 기웃거린 그 바위들 의외로 널찍하여 오래 머물만 하고 조망 빼어나다. 지나치며 본 바로는, 대운암 뒤쪽 봉우리부터 죽 이어지는 그런 암릉부들과 성터 내부까지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해가 빠듯할 게다.
전반적인 등로 상태는 그닥 양호하진 않다. 줄곧 능선 따라가는 편이지만 살짝 우회하거나 흐린 곳도 있다. 그 경우 굳이 길 찾을 필요없이 시그널 따라가거나 그도 귀찮으면 방향만 정확히 잡아 치고 나가면 된다. 종종 가시덩굴이 옷자락 잡아채며 까칠하게 굴기도 한다. 또 발목까지 빠지는 참나무 낙엽은 미끄럽기도 하거니와 밟는 소리가 퍽 소란스러워 나중엔 귀가 아플 정도.
위 지도상의 '청도군'이란 큰 글씨 중 '도'와 '군' 자 사이 구간은 더 높은 봉우리가 등로 좌우로 이어지는 펑퍼짐한 지역이므로 독도에 주의를 요한다.
593.5봉 또한 주의지점이다. 정상 묵은 헬기장 지나 낡은 울타리 따라 계속 가면 동능선으로 향하게 된다. 우리도 무심코 몇 걸음 가다 아차 싶어 방향 틀어 비탈 따고 가파르게 내려섰다. 비슷하게 가파른 비탈 워낙 우거져 맨눈으로 흐린 길 가늠키 수월치 않으므로 오례산쪽 능선 정확한 방향만 잡아 가는게 포인트.
가장 반가웠던 지전2리에서 오례산 바로 오르는 길.
마을 뒤 감밭 가로질러 산소들 거쳐 능선으로 붙는데, 지전리에서 보이는 오례산 큰 두 봉우리 중 오른쪽 봉우리에서 뻗어내리는 맨 왼쪽 능선을 따른다. 구체적으로, 지전2리 경로당 지나 가야할 능선 보며 길 옆 철전주들에 칠해진 빨간 페인트 표시 따르면 된다. 마을 뒤에서 길 흩어지니 오른쪽 계곡으로 들면 곤란하다. 산길 들면 조폐 산악회 리본이 있다.
지전리 보건소에 주차하고 도로쪽으로 나와 매전면 소재지 쪽으로 잠시 가면 나타나는 산소 옆이 들머리.
오르며 보니, 지전교회 뒷편 솔숲으로도 오르는 길이 있다.
어쨌거나... 들머리부터 그 흔한 진달래 한 그루 안 보이니 근교산 봄 산길이 허전하기 그지없다.
이제나 저제나... 오르는데 30분여 만에 겨우 한 그루, 이후 한 시간여 만에 또 한 그루...
참 삭막하다.
첫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동창천, 왼쪽은 소천봉 오른쪽은 오례산 자락
당겨본 동창천은 많이 가물다. 지난 가을 이래 운문호 담수율은 사상 최저.
운문호가 동창천을 말려버린 이래 댐에 명줄을 달고 살아가는 강....
육화산과 종지봉(오른쪽)
붓같은... 무신 나문지는 모르겠고.
543봉은 삼각점 있다. 한동안 수월케 가다가 가파르게 치올린다.
길 벗어나 조망바위 보이기에 감지덕지 부리나케 올라본다.
지나온 능선과 어저께 돌았던 산릉이 한 눈에 든다. 당겨본다.
용암 소천, 너머로 젖꼭지같은 백암봉...
이 포인트가 이 능선 최고의 조망대. 역시 살짝 길 벗어나 있다. 물론 길 자체도 별 뚜렷찮지만...
응봉 감돌아 굽이 흐르는 동창천 물길 너머로 육화산과 흰덤봉 능선이 활짝 펼쳐지고, 그 뒤로 영남알프스 명산릉이 겹겹 마루금 긋는다.
응봉이라 불리는 저 봉우리, 몇 년전 재선충 발견으로 대대적인 방역이 이루어진 곳인데, 인근 용암 소천쪽 능선 솔들도 병든 이들 많아 보였다. 걱정스런 노릇이다.
청도학생야영장 쪽으로 내리는 흰덤봉 줄기 너머로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가지산 북봉까지...
장연리 돈숙재 또는 산창우라 이름지은 집도 조그맣게 보인다. 먼 산에서 낯익은 곳을 바라보는 즐거움...
온막과 장연리 사이 너른 벌판
짱은 산줄기 삼매경에...
대남바위산 치오르기 전 고개에서 잠시 쉬며
왼쪽으로 산불났던 호화동산, 육화산릉 너머로 (맨눈으로 보기엔) 지룡산, 등심바위까지 가늠되었다.
대남바위산정에서 본 시루봉 쪽. 비룡 호랑산도 보이고 곰티쪽, 얼마전 생긴 골프장이 흉하다.
삭고개는 앞 봉우리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대남바위산정은 좀 정비를 한 흔적이다.
위 사진도 나무를 좀 쳐 낸 덕분에 가능했던 조망.
그런데 대남바위는 대체 어디 있노? 투덜거리며 내려선다.
부야 저수지가 굽어보이고, 곰티 너머 멀리 우뚝한 용각산 의젓한 선의산의 대비가 멋스럽다.
가파르게 고도 낮추니 비로소 눈에 드는 대남바위
전반적으로 볼 게 없는 능선에서 단연 상인물이다. 저기서 점심 먹으면 되겠다.
대남바위 주변은 피진 않았지만 진달래가 아주 많다.
주말이라 글라이더들도 보이고...
대남바우산에서 한 포즈
가야할 능선 오른쪽으로 화악산 남산릉
돌아본 대남바위산
건태재까지는 여유로운 옛길이다. 진달래도 총총...
건태재 지나 새로난 도로 옆길을 따라가며 돌아보다.
가운데가 대남바위산이고 왼쪽 약간 볼록한 곳이 대남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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