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은티마을 - 호리골재 - 구왕봉 - 지름티재(스님들 지킴) - 지능선 우회 - 주등로 - 희양산 - 시루봉 - 능선따라 가다 암릉 만나서 - 가파른 왼쪽 비탈따라 하산 - 은티(여유롭게 8시간)
통상 문경 희양산이라 부르지만 봉암사의 산문 폐쇄 탓에 문경쪽에선 산행이 불가능하니, 괴산 연풍 은티마을을 거쳐 주로 산을 오르내린다. 백운대라 부르는 정상석 부근은 문경 땅에 속하므로 그를 빙자하여 굳이 우기면 모르겠지만, 산줄기도 도경계를 따라가니 괴산 희양산이라 하는 게 더 그럴듯하겠다.
구왕 희양의 설경은 대단했다.
그러나 대기가 너무 흐리다. 멀고 가까운 산릉의 눈빛도 많이 흐리다. 또 싯누런 거대 수직 암장이 발달한 바위 명산들임에도 불구하고 희양산 정상부를 제외하면 능선상에서 전망좋은 포인트가 부족한 편이다(이는 장성봉 - 애기암봉 능선과 비슷하다). 다양한 각도의 조망을 찾아 심설을 잠시 러셀하며 구왕봉 지능선을 두어 군데 이어보았으나 금새 조망대가 나타나지 않는다. 잎지고 눈없는 계절이라면 좀 더 멀리까지 가 볼수 있으려나... 여하튼 아쉽다.
그래도 여덟시간 내내 풍성한 눈을 밟고 오르내리며, 거침없는 암장만큼이나 꼿꼿하기로 유명한 문경 괴산 겨울 소나무들의 고고한 자태를 만끽했으니 설경 산행의 진수라 할 만하다...
산행길에 대한 뱀다리 두어 마디 :
지름티재에는 스님 세분이 지키고 있었다. 희양산이 대체 어떤 곳인가? 신라말 9산 선문의 하나인 희양산파의 개조 지증이 봉암사를 터잡으며, 절이 아니면 산도적 소굴이 되리라 했던 곳이다.
춘 날씨에 복면하고 길 막아선 스님들 모습이 그 시절 산도적을 보는듯 민망한데, 저 봉쇄를 숨어들어 도둑 산행해야 하는 내 처지 또한 그와 다를 바 무엇이랴... 이래저래 지증의 탁월한 예견은 적중한 듯하다.
굳이 저리 틀어막는 이유를 물었더니, 등산객들이 너무 시끄럽게 군다고 한다. 게다가 바윗길 험한 악산이라 사고라도 나면... 119 출동하고 어쩌면 헬기까지 뜰 테고 ... 엔간히 요란할 테니 산길 틀어막는 야박한 처사가 이해될 듯도 하다. 스님 아닌 나도 산에서 소리 지르고 시끄러운 인간들은 증말 싫은데 적멸경을 매진하는 그들이야 오죽할까...
말 몇 마디 섞어보다 떼쓰기 싫어 포기하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능선도 아닌 비탈따라 20여분 기어올라 우회하여 등로에 붙었다.
시루봉 이후로는 러셀이 되어 있지 않다. 그대로 진행했는데 얼마 가다가 암릉이 막아선다. 왼쪽 우회로를 기웃거렸지만 보이지 않아, 비교적 뚜렷한 길(되돌아가는 듯한 방향)을 따라 내려섰다. 그러나 길이라기엔 너무 가파르다. 그냥 비탈 따고 쏟아지는 탈출로다. 아마 그 암릉 직전에서 내려서지 않고 암릉을 우회하여 능선따라 직진하는 길이 있을 듯하다. 다른 계절에 거꾸로 오르며 확인해 보아야겠다.
구왕봉 전망대에서 - 오른쪽으로 애기암봉과 멀리 둔덕산
은티마을을 굽어보다
희양산
희양 암릉들
구왕봉 내려오며 보는 지름티재 부근
희양산 오르며 돌아본 구왕봉
구왕봉의 얼어붙은 폭포 비스무리한...
구왕 암릉
구왕봉 산비탈
당겨본 봉암사
희양산 정상 능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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