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지도 참조) : 옥천리 주차장 - 관룡사 - 안부 - 692봉 - 구룡산 - 관룡산 - 화왕산 - 배바위 - 685봉 - 능선 따라 - 잠시 알바 - 옥천리 주차장(곳곳을 기웃거리며 8시간반)
푸른 하늘 아래 병풍같은 구룡 암릉은 아름다웠고 화왕산 억새는 제 철이었다.
초입은 별다른 표시가 없지만 길은 뚜렷하다. 관룡사 입구 바로 지나 청룡암 이정표 앞에서 보면 오른쪽 공터 끝에 계곡쪽으로 길이 보인다. 계곡을 건너니 리본이 하나 있다. 길은 개울같은 계곡을 2군데 더 건너며 줄곧 동쪽으로 간다. 산주인이 달아놓은 장황한 내용의 입산금지 현수막(첫번째) 직전 길림길이 있지만 현수막쪽(오른쪽)으로 간다. 두번째 현수막에서 길은 왼쪽으로 비스듬하게 능선을 향해 오른다. 잠시 가파르게 치니 능선이다.
진행은 왼쪽이지만 오른쪽 지척에 조망대가 있으므로 다녀올 만하다. 물론 이후부터는 암릉을 오르며 곳곳이 조망대다. 오른쪽을 보면 노단이 저수지에서 오르는 길도 탐스럽고 그 중간 능선도 멋져 보인다. 다 한번쯤 가볼만한 길들이겠다. 왼쪽으로는 용선대와 관룡사, 고개 내민 화왕산, 병풍암릉 아래 자리잡은 청룡암... 눈 두는 곳마다 보기좋아 바윗길도 힘들지 않다.
정면의 암봉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길이 있다. 오른쪽으로 돌아 능선에 붙는다. 노단이 방향으로도 능선길이 뚜렷하다. 조망 좋은 곳까지 잠시 갔다가 돌아온다. 이후 암릉들은 우회하거나 바로 오르는데 조망이 워낙 좋으므로 갈 수 있는만큼 가 보는 게 좋다.
구룡산 정상부는 조망없는 헬기장이다. 오른쪽으로 부곡 영취산 종주길(부곡온천 표지판)이 있다. 이정표 앞에 뜻밖에 낯익은 분이 보인다. 산박사 이선생 부부로 북쪽 고암면의 청간쪽에서 이어지는 암릉길을 따라 올랐는데 한구간에서 애를 좀 먹었다신다.
관룡산쪽으로 잠시 가니 벼랑 조망대가 있고 좀 전에 올랐던 암봉과 능선이 보기 좋다. 중간에 다리 짧은 사람은 조금 까다로운 밧줄달린 바위 내림길이 있으나 우회로도 있다. 이후 청룡암 갈림길 전후로 계룡산 자연성릉의 한 구간 같은 암릉길이 잠시 이어진다. 특히 청룡암을 굽어보는 바위조망대는 우회하지 말고 필히 올라볼만하다. 백길 바위절벽 아래 서 있는 암자의 모습에는 칼끝처럼 겨누어진 득도의 염(念)이 아연한 긴장으로 서려 있다.
관룡산에서 오른쪽(북쪽)으로 숲길 따라 한참 가면 임도. 임도를 따르면 수월하지만 안 가본 길이 궁금하여 곧장 직진하여 숲으로 든다. 제법 숨차게 오르니 삼거리다. 갈길은 왼쪽. 오른쪽으로 가면 청간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질 것이다. 화왕산 가는 능선길은 고만고만 제법 숨차게 오르내린다. 가끔 북쪽 조망도 트인다.
허준 세트장 뒤쪽에 이르니 넓은 시야가 열리며 억새와 가을꽃이 어우러진 꽃밭이 펼쳐진다. 작은 비석도 하나 보이는데 별자리 더듬던 이였던 듯하다. 별을 보며 억새밭에 눕다... 아름다운 죽음의 풍경이다.
동문에서 오르는 산성길과 만나는 지점부터 억새는 절창이다. 화왕산 억새는 영남알프스 신불평원이나 사자평 일대와 달리 키를 넘는다. 오후 햇살의 역광으로 빛나며 바람결에 나부끼는 억새숲길을 걷노라니 제대로 눈을 뜰 수 없을만큼 눈부시다. 한없이 가벼워지며 찬란한 은새...
화왕산 정상 지나 그럭저럭 배바우도 지나고... 지난 봄, 석대산에서 화왕산으로 오던 때와는 달리 걸음을 빨리한다. 은근히 더운 날씨다. 가보지 못한 장군바위 능선으로 하산하고 싶기도 하지만 차량 회수가 귀찮아서 원점회귀한다.
대부분의 능선들이 솔숲으로 덮여 있는 화왕산 인근 산들은 지금 송이 채취꾼들로 한창 바쁘다. 오름부터 입산금지 표지와 송이꾼들을 만나고 그들이 밟고 다닌 지능선길을 따라 하산한다. 조망없는 지능선길은 걷기엔 편했지만 좀 지루하다. 차리리 말흘리 쪽에 차를 두고 버스편으로 옥천리에 가서 산행을 시작하는 게 낫겠다.
버스편 : 창녕 버스 터미널에서 현풍쪽으로 150m 지점, 영신 버스(055-533-4221)
터미널 -> 옥천리행 7:00, 9:40, 12:00
옥천리 -> 터미널행 14:40, 16:20, 18:30
관룡사 너머 보는 구룡암릉
오른쪽 암봉 좌우로 오르는 길이 있다.
남쪽 영취, 석대, 구현산
화왕산이 빼꼼하다
멀리 청도 남산과 화악산
노단이 저수지쪽
구룡산 병풍암릉 아래 청룡사가 보인다
관룡산 직전 마지막 암봉에서 되둘아보다
관룡산 헬기장에서
허준 세트장 뒷능선에서
가야할 봉우리들
화왕 암릉(아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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