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외초리 주차장(10:00) - 찰비고개(11:00) - 한우산(11:50) - 정자(점심) - 쇠목재 - 자굴산(14:00) - 바람덤(14:20) - 써레봉 조망바위 - 절터샘(14:38) - 내조리 주차장(15:30)
명절 끝, 무거워진 몸 워밍업 삼아 나선 산행.
오래 전 늦겨울의 기억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산성산까지 돌아보고 싶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그닥 여유롭지 못할 듯하여 찰비고개로 바로 오른다. 능선의 햇살과 바람은 가을빛 물씬하다. 소박하여 더 여유로운 억새 숲길을 느리게 걷는다. 은빛 억새와 푸른 하늘과 바람이 무채의 기억을 새롭게 물들인다. 옛날의 모든 산은 또한 바로 이 순간의 산.
거창하게 자리잡은 한우산 정상석, 눈 따갑게 빛나는 관광도로와 곳곳의 정자와 시설물들... 많이 낯설다.
깊은 맛 사라져버린 산. 산은 그대로인데 손길 발길 흔적이 무서울 따름.
허나 가을빛 깊어진 하늘과 땅, 흰구름마저 드높은 덕분이었을까, 황매평전 메마른 풀빛은 잡힐 듯 선연하고 지리 천왕조차 그리 높거나 웅장해 보이지 않는다. 남으로 눈 돌리면, 수평으로 고요한 흰 빛의 도시 진주. 눈부신 가을 햇살 아래서 한없이 바라보는 먼 먼 풍경들...
저리 빛나지만 그 모든 것, 다만 한 시절의 빛이요 바람이려니 돌아서는 발길 또한 가볍고 거침없다.
예전엔 금지샘 쪽으로 바로 내려오느라 살펴보지 못한 바람덤 일대. 늘 바라보면서 닮아버린 것일까? 암질은 달라도 자태만은 지리의 그것과 비슷해진 바위들, 일찌감치 물드는 잎들과 어울려 묘한 신비감마저 묻어난다.
물맛 좋은 절터샘 지나 운치 있는 산비탈길 따라 다다른 진등 능선. 어릴 적 동네 뒷산길 같은 느낌이다. 아마 수백년이나 그 이상 묵은 듯한 산길, 오르내리는 발길과 물길에 닳고 닳아 골 깊게 패였다. 그냥 두어도 좋으련만 또 무슨 공사를 벌이려는지 자재 나르는 이들이 띈다. 수고 하신다고 인삿말 건넸지만, 그건 그들의 노고와 경제를 향한 것이었을 뿐 그 성취의 기대와는 무관한 이율배반적 언사.
돌아오는 길에 바라보는 저녁 하늘빛.
시시각각 바뀌는 저 하늘빛 닮은 계절 , 담엔 지리로 갈까 설악으로 갈까... 마음만 바쁘다.
찰비고개 오르며
찰비고개에서 건너보는 지리와 황매
잠시 길 벗어나 기웃거린 이끼 낀 비탈 암벽
당겨본 지리. 그 앞으로 웅석과 둔철.
돌아본 산성산. 남으로 성벽처럼 암릉이 드러나 있어 그 이름인 듯.
당겨본 모습. 왼쪽 멀리 가야산.
다시 지리와 황매
단풍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지만, 저 들녘은 산이 아니므로...
당겨본 황매
한우산 정상 가는 억새 능선
돌아본 산성산. 산성산정 일대도 억새숲이다.
다시 지리...
햇살 싫지 않은 계절...
한우산정 돌아보며
꽃시절, 차량으로 나들이 한다면 참고 될만한.
돌아보다
한우산 임도.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그 길인데, 오래 전 상스럽게 포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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