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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지리 설악 제주

세석의 봄 080514

by 숲길로 2008. 5. 15.

코스 : 거림 - 남부릉 갈림길 - 음양수 - 남부릉 거슬러 - 헬기장 - 영신대 - 지리 주릉 - 영신봉 - 세석산장 - 촛대봉 - 시루봉 - 도장골 - 거림(기웃기웃 뱅뱅 8시간 반 남짓)

 

 

 

동행한 친구 말마따나, 거림에서 세석산장 500미터 전방까지 2시간 걸렸는데, 거기서부터 곳곳 기웃거리며 에둘러 가니 남은 500 미터가 2시간 이상 걸린 기막힌 산행. 그러나 지리 봄빛 너무도 고와 부쩍 길어진 오월 해조차 짧게 느껴지던 하루였다.


산장 마당, 라면 반주 한 잔 앞에 놓고 나른히 바라보니 지피듯 환히 피어오르는 진달래와 연두. 세석 너른 벌판 가득한 봄빛 봄빛... 

저기 어디 한 시절 능선과 골골을 물들였던 역사의 피흔적 있는가. 절창 봄볕에 가뭇없이 사라져가는 인간사의 기억들이 덧없다. 자연의 시간 이겨낼 어떤 단단함이나 무거움도 우리는 지니지 못했으니, 그 사라짐의 찰나에 풍경은 떠오르고 걸린다.


전날 비 왔는데도 봄가뭄이 대단하다. 쨀쨀 고이는 음양수는 떠 마시려 내미는 손길이 민망할 지경이고, 늘 풍부하던 세석 음수대도 파이프 말라버렸다. 바위 아래 고이는 물을 바가지로 조심스레 떠 본다.

비 온 물 불어 있지나 않을까 걱정했던 도장골은 하산길 바쁜 걸음에 와룡폭조차 아쉬움 없이 지나쳐 왔다.


첨 들러본 영신대. 역시 예상대로 조망보다 안온함 앞서는 곳이다. (추측컨대) 옛날 영신사 절터답게, 경승 찾아 다녀갈 곳이라기보다 오래 머물며 지낼 거처로 어울린다. 다만 수도처로 좋아 보였던 묘향대에 비해, 신비스런 빛깔과 자태의 암벽 품은 거칠고 높은 능선이 병풍처럼 뒤를 둘러쳤고, 무섭도록 깊게 가라앉은 계곡이 전방 시야를 비켜나지 않으니, 과연 기도처로 더 어울릴 듯한 입지가 아닌가 싶다.

     

 

세석 오르는 도중에 있는 까칠한 바위에서 올려다 본 시루봉.

  

남부릉 전망바위에서 보는 영신봉 쪽

 

촛대봉과 시루봉

 

돌아본 남부릉. 삼신봉 너머 남쪽은 아직 구름이 낮아 광양 백운산릉도 보이지 않는다. 

  

산빛을 당겨보다 

 

남부릉 암릉들

 

 

 

진달래로 붉게 물든 세석평전  

 

 

 

굽어본 대성골 상류. 저 곳의 산빛은 어느 계절에 보아도 아름답다 

 

영신대 내려서며 올려다보다

 

영신대에서 

 

다시 굽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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