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백무주차장(08:05) - 창암사거리(08:55) - 칠선폭포(09:40) - 마폭포(11:30) - 마폭우골 - 주능선(14:20) - 천왕봉(14:50) - 중봉(15:10) - 중봉능선 - 칠선골(18:00) - 백무주차장(19:40) gps로 18km 정도.
다시 지리로 든다. 마폭우골 올라 천왕봉 거쳐 중봉능선으로 내려온다.
마폭우골 여러 갈래 중 이번에 오른 줄기는, 초입 협곡폭포의 위용이 인상적이나 이후 구간은 그닥 볼품 없는 듯하다. 제석봉 북동사면 쪽을 날카롭게 찢는 너른 사태지역이 눈길 끌지만 예쁜 이끼암반이나 크고작은 폭포 등은 띄지 않는다. 그래서 깊고 우거진 맛과는 별도로 그윽함이 좀 아쉬운데, 흔치않은 금괭이눈이 무척 많아 통신골의 앵초처럼 별스런 느낌 자아내며 청량감을 준다.
혹 다시 기회 된다면 협곡폭포 보고 돌아나와 왼쪽 지계곡(통천문 날머리)으로 오르는 게 계곡미 즐기기엔 더 나을 듯.
비 한번 지나간 며칠 사이 정상의 진달래는 다 스러져간다. 햇살 따갑고 숨 턱턱 막히는, 또다른 모습의 오월 상봉...
한때 헛것들로 읽히던 빛들 사라지고 난 자리 가파르게 돋아오는 신록,
망연히 굽어본다.
수년전, 지루하고 무언가 미진했던 기억 갱신해보려 했던 중봉능선은 이번에도 썩 좋은 인상은 아니다.
시간에 쫒겨 바쁜 탓도 있겠지만, 조망없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산죽길과 후반부 수시로 흐려지는 길과 번거로운 우회...
어쨌거나 해 많이 길어졌다. 7시 훌쩍 넘었는데도 불 밝히지 않고 하산이니
백무동 밀려드는 어둠처럼 빵빵하게 부푸는 지리의 하루.
백무에서 창암릉 넘어 칠선 가는 길,
울창한 신록숲에 드는 아침햇살이 마냥 좋다.
아직은 덥지도 않다.
창암릉 망바위 들러 오늘 오르내릴 칠선골 일대 속살을 들여다본다.
빨간 표시지점이 오르 게 될 마폭우골 날머리일 듯.
마폭우골을 이루는 세 지류 중 가운뎃골로 오르는 셈인데, 왼쪽 골(파랑)은 통천문 쪽, 오른쪽(노랑)은 호구당터 쪽일 듯.
초암릉과 두류릉
칠선폭에서
대륙폭
삼천폭
이후 구간, 다른 때와 달리 계곡 기웃거리지 않고 사면등로따라 부지런히 간다.
마폭우골에서 많은 시간을 가지려면 칠선 주곡을 빨리 통과하는 게 상책.
마폭 직전 눈길 끄는 지계곡이 있다.
결과적인 얘기지만,
마폭우골보담 저 계곡이 더 멋질 듯하다.
기록 찾아보니..
별다른 이름이 없어 제석봉북골로 불리는데
이끼암반이 꽤 그럴듯해 보인다.
제석봉 구절초 피는 늦여름쯤 함 다녀올까나...?
마폭에서
우골 올라서며 돌아보다
돌아보는 초록과 먼 산빛이...
산만한 골짜기엔 늦은 봄빛 눈부시게 쏟아지고..
흠...
여기서 일찌감치 점심상 편다.
이끼 위로 돋아난 건...
온통 금괭이눈, 정말 많다.
한여름이라면 물맞이 한바탕하믄 참 좋겠는데...
드디어 유명한 협곡이 보이고...
합수점.
왼쪽은 통천문쪽으로 이어지는 골짜기.
역시 결과적으로 보아, 저 왼쪽 계곡이 그윽한 맛이 좀 나은 듯.
다시 기회된다면 정면 협곡폭포만 보고 돌아나와 왼쪽 계곡으로 오르고 싶다.
이게 삼층폭포일까?
봄비 잦은 덕에 수량 제법이라 볼만하다.
아지매, 바로 올라붙을 기세다.
하긴 여기 마폭우골도 짱이 주장한 코스였다.
내빼지만 말고 좀 서보라고 불러세운다.
오른쪽으로 직등도 가능하겠다.
직등하자 우기는 짱 말대로 잠깐 붙어보니...
잡고 디딜 곳 많으나 바위가 그리 단단하지 않고 깨져 조심스럽다. 몇 걸음만에 되돌아 내려선다.
산 오래오래 댕길려면 우쨌든지 안전제일!
우회해 올라온 상단에서
짱은 먼산 살피느라 여념이 없고...
폭포 상류는 사태지역이라 황량하다. 오래 살지 못할 나무들도 더러 보인다.
식물세계를 파괴하면서 되돌아온 원초적 광물성 우주의 한 단면이랄까...
바람도 없이 강렬한 정오햇살에 짱배기 따가워 후딱 내뺀다.
머하노?
안 덥나?
먼산 살피는 게 그리도 좋나?
그늘찾아 올라가며 곁눈질하는 사태지역.
합수부 보인다.
가려는 왼쪽 계곡이 그늘도 낫겠다. 오른쪽은 사태골이다.
뒤돌아보다
호구당터로 이어지는 오른쪽 지계곡.
사태는 계곡만이 아니라 오른쪽 사면으로도 이어진다.
멀리서 보면 알수 있듯, 제석봉 북사면을 넓고 길게 찢고 있는 사태면 가장 아랫자락인 셈.
골이 좀 예뻐진다
괭이눈은 오르는 내내 지천이고...
햇살에 너무 익었는지 좀 노리짱..?
벗겨지기 전엔 이끼가 고왔을 법도 한데...
물줄기 잦아들고...
마른 골짜기 오른다.
골짜기 숲 사이로 촛대봉과 두류릉이 보인다.
볼품없이 메마른 골 벗어나고 싶은 유혹 강렬하지만
좌우로는 더 우거진 듯해 그냥 골을 고수하며 오른다.
또 조망바위에 서다.
창암산 마주보는 백운 금대 줄기 이어지는 삼봉산릉,
너머로 먼 산릉들이 아스라하다.
오월 들어서니 사월보다 깨끗한 날씨가 많다.
평소 안하던 짓(?)도 해가며..
어영부영 올라서니
주릉 바로 아래 훌렁 벗겨진 조망터 있다.
따가운 햇살 무릅쓰고 한참을 돌아본다.
올라온 골짜기 산빛도 아직은 제법이고...
서쪽 바위벽
나중에 하산할 중봉능선,
초암 두류릉에 비해 좀 가파르게 떨어진다.
주릉 올라서서 건너보는 중봉릉
천왕봉 향해 가다.
바람 한점 없는 대기에 햇살 무쟈게 따갑다.
엊저녁에 본 기상청 산악예보엔
지리산 상봉 바람이 10m/초 이상, 기온은 종일 10도 남짓이랬는데...??
능선 봄빛, 오랫만에 보니 여전히 반갑다.
통천문 우에서 돌아보다
마폭우골
가을 단풍시절엔 저 사태지역으로 오르며 시원한 조망을 즐기는 것도 좋을 듯.
천왕남릉, 며칠 사이 진달래빛이 많이 가신 듯....
낯익은 곳.
중봉 가며
당겨본 중봉릉
뒤돌아보다
중봉에서 써레봉쪽 굽어보다
중봉골과 구비치는 황금릉
다시, 돌아본 상봉
당겨본 정상부
중봉능선 접어들어
하봉으로 이어지는 줄기
나도옥잠화라던가?
중봉릉에 많이 보인다
사태지점 위에서 건너본 상봉
조망바위에서 굽어보는 중봉릉
초암릉쪽
에전에 우회했던 암릉구간을 이번엔 곧장 통과하려고 흐린 길 더듬으며 잠시 우왕좌왕하는 중에...
남쪽으로 빼꼼한 구녕이 보여 행여 상봉이 보이려나 싶어 들어가 보았지만
시원한 조망은 트이지 않는다. 힘만 빼고 되돌아온다.
가파르게 내려서니 거대한 암벽 사이로 길이 된다.
암릉 지나 한동안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에서
이후 내내 산죽길 이어진다. 키를 넘는 거친 녀석들은 아니나 조망처가 없어 단조롭고 지루하다.
중봉릉 후반부는 까칠한 바위들 더러 나타나고 길 흐린 구간도 있다. 무심코 우회하다가 알바도 하고..
좌우 두 칠선골 물소리 들으며 가는 능선 막바지, 금방이라도 날머리일 듯한데 좀처럼 고도 낮추지 않고 꾸준히 이어진다.
좀 지겹다. 끝나도 끝난 게 아닌, 긴긴 칠선 하산길이 또 기다리고 있는 이 능선,
그만 벗어나고 싶다.
예전에도 이랬었던 거 같다... 그 느낌을 리프레쉬하려고 다시 중봉릉 들어섰는데 이번에도 결과는 좋지 않은 듯.
시간에 쫒기지 않고 걷는 길이라면 마냥 호젓하고 여유로웠을까...?
오전 시간에 중봉릉을 아래서 올라보면 어떤 느낌일까...?
막바지 가파른 비탈 째고 칠선골 등로로 내려선다.
고대하던 물 만났으니 풍덩~ 목욕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
간단히 요기 후 발 담그고 세수만 하고 출발이다.
어둡기 전에 하산해야지...
창암릉 넘어오며 돌아본 중봉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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