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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지리 설악 제주

제주 한라산 관음사~성판악 코스 150214

by 숲길로 2015. 2. 18.



코스 : 관음사 코스 주차장(07:15) - 계곡 건넘(08:15) - 삼각봉 대피소(09:55) - 왕관릉 올라섬(10:45) - 동릉 정상(11:50) - 진달래밭 대피소(13:50) - 사라오름(14:50) - 속밭 대피소(15:25) - 성판악 주차장(16:20)


한달만에 다시 찾은 한라산, 저번에 눈비 때문에 오르지 않았던 관음사~성판악 코스 둘러본다.

포근하게 풀린 날씨라 눈꽃은 없지만 쨍하게 맑은 하늘 아래 발걸음 여유롭다. 딸아이 동행한 가족산행 날씨로는 더 바랄 나위 없지 않나 싶다.

삼각봉 대피소까지 조망없는 숲길 구간, 좀 지루한 감 있지만 고도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되는 식생이 이채로워 나름 눈길 끈다. 삼각봉 대피소 다다르면 여태의 조망갈증 일거에 만회하듯 시야 툭 트인다. 거대 함선의 뱃머리같은 삼각봉이 위압적으로 솟아있고, 북벽 아래 펼쳐진 탐라계곡 최상류부 겨울풍광은 참으로 호방하고 눈시원하다. 왕관릉 오름길 깔닥고개 치올리며 돌아본다. 장하게 뻗어가는 호랑이등짝같은 산줄기, 정상부에서 장구목 거쳐 큰두레왓 작은두레왓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썩 구미를 당긴다.  

동릉 정상 가기 전 미리 백록담 기웃거린다. 이십수년전 구두 신고 한바퀴 돌았던 분화구 마루금이 낯설고 반갑다. 바람막이만 챙겨입고 올라선 동릉 정상부, 차갑지 않은 바람이 제법 세차고 성판악쪽에서 올라온 인파로 붐빈다. 원경 아주 깨끗하진 않지만 가없이 펼쳐지는 시야... 아득한 수평, 너머 태평양.


눈덮인 비탈 굽어보며 성판악 내려서는 길, 줄지어 올라오는 행렬이 나름 구경거리다. 당초엔 우리도 이리 오르려다 딸아이 권유로 반대반향으로 진행했는데 썩 잘한 듯하다. 삼각봉과 좌우 능선, 북벽과 그 아래 탐라계곡 등 다이내믹한 근경을 박진하게 보며 올라서는 관음사 코스에 비해 성판악 코스는 좀 단조로와 보인다. 진달래밭 윗쪽 구간은 시야 막힘없고 광활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변화도 거의 없는 정적인 풍광이란 느낌이다. 물론 눈꽃 피거나 진달래 꽃시절엔 전혀 다른 모습과 상황일 터이니, 그런 점에서 눈雪은 일종의 가면이랄까.

양지바른 눈밭에 퍼질러 앉아 점심을 먹고, 장갑마저 벗고 휘적휘적 내리는 한라산 봄날... 사라오름에서 까마귀 더불어 성판악 굽어보며 유유자적하다가... 울창하면서도 식생 다채로운 숲길따라 총총 하산.

  

들머리 지나, 아직 눈 별로 없는 길.

내륙과 달리 미끈하게 빠진 참나무들이 눈길을 끄는 숲이다.  


골짜기도 기웃~

구멍 많은 현무암질의 제주 한라산 골짜기는 한여름 아니면 물 보기가 쉽지 않을려나?

 

냉장고로도 쓰였다는 구린굴이라던가?


이건 꽤 깊은 수직 구멍


숲, 숲...

함초롬히 잎 모아 접은 굴거리나무들도 보이고.

 



등로와 나란히 가는 레일이 놀이공원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기도..


개미등 능선에 올라 눈을 만져보니 최근에 내린 듯 보들보들..

 

한동안 조망없이 꾸준한 오름길


천이삼백 고도 지나서부터는 솔숲.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한라산은 이처럼 고도에 따른 색생변화가 아주 뚜렷하여 흥미롭다.

 

드디어 삼각봉 보인다






뒤돌아보다.

시야 깨끗하진 않으나 수평은 뚜렷하다.


거대 함선 뱃머리를 바로 아래서 올려다보는 느낌






뒤돌아본 삼각봉 대피소


삼각봉 능선 낙석방책 옆길따라 탐라계곡 든다

 



정면의 왕관바위


탐라계곡과 북벽, 그리고 오른쪽 백설 덮인 장구목 능선


졸졸거리는 물맛을 보니...

좀 떨떠름한 게 탄산수 같기도 하고.


튼튼한 구름다리 건너며




뒤돌아보다




장구목에서 삼각봉 정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예전 용진각 대피소 부근 탐라계곡엔 캠프들 몇 보인다.

용진각이 태풍(나리?)에 쓸려간 후 개미목에 삼각봉 대피소가 생긴 건가? 






왕관릉 올라서는 가파른 길에서 뒤돌아보다

멋진 능선이다. 올해 안으로 함 밟아봐야쥐~~

 

왕관릉 올라서서


어여들 올라와~~


저 바위가 왕관바위.

이 지점에서도 조망이 넘 좋아 저기까지 가보려다가 말았다. 지나고 나니 좀 아쉽다.




가장 왼쪽이 백록담 능선 북벽. 그러니까 저 봉우리 뒷쪽이 실제 정상이겠고. 




용호상박, 이라고 하기엔...

뒷줄기가 좀 멧돼지같다.  (위 지도가 아닌) 실제 삼각봉이 돼지코.  








돌아보는 모습 넘 좋아 걸음 더뎌지는 길


왼쪽 장구목에서 위 지도상의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장구목은 386개의 제주 오름 중에서 가장 높은 오름이라 한다(1812.6m).

등고선 지형도를 보아도 알수 있듯,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한라산 지형 자체도 흥미롭거니와

비교적 뚜렷이 형성된 저런 능선 도중에 솟은 장구목같은 봉우리조차 한때 불뿜은 분화구였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재밌다. 


건너보는 북벽










멀리 작은두레왓도 머리 내밀었다.


드디어 백록담이 조금 들여다보이고..








동릉 정상 가기 전 길 벗어나 잠시 기웃거린다.

목책 너머 사람들 보이는 곳이, 길막힌 한라산 정상(1947.3m) 대신 짝퉁 정상 노릇하는 동릉 정상.


정상부는 저 오른쪽 어디쯤일 터. 




바라만 보는 정상, 길 잇지 못하고 돌아나오며...


정상에서 장구목 큰두레왓 작은두레왓으로 이어지는 줄기가 볼수록 멋스럽다.

머잖아 함 밟아볼 수 있으려나...






동릉 정상 가며 굽어보는 북동쪽

가운데 희끗한 봉우리가 흙붉은오름쯤이려나?


드디어

분화구가 예쁘기 그지없는 사라오름과 성판악(성널오름)도 보인다.


왼쪽에 흙붉은오름과 돌오름, 오른쪽에 사라오름과 성널오름.

흙붉은오름 뒤로 불칸디나 람사습지로 지정된 물장오리도 가늠된다.

 

동릉정상에서 보는 백록담.

이십수년전에 한바퀴 돌았던 곳이지만 막상 다시 대하니 당장이라도 한바퀴 돌고 싶은 충동 느낀다.



바람 제법 세차 오래 머물긴 힘들다




성판악 하산길 접어들며 굽어보는 동쪽.

흐릿하나마 우도와 성산포쪽도 보인다.


성판악쪽






비교적 한산했던 관음사쪽과 달리 성판악 길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다






뒤돌아보다


한라산 정상부 사면 중 가장 부드러운 쪽이다.





당겨본 사라와 성판악


진달래밭 대피소




마냥 여유로운 하산길






꽃일까 열매일까?


사라오름에서




뒤돌아보다. 흙붉은오름과 돌오름 보인다.


정상부도 시야에 들고


전망대에서




성판악을 멋지게 바라보는 동시에, 아침이면 멋진 일출 조망 포인트가 될 곳




주변 경관 아름답고 조망 워낙 좋아 오래 머물고 싶던...










성판악과 오른쪽 논고악 


저기가 사라오름에서 가장 높은 지점


주등로 돌아가며




숲 사이로 보는 흙붉은오름




길은 완만하고 참나무숲은 멋스럽다




고목 참나무가 꽤 많이 보인다






삼나무 조림지대






천고도 전후부터는 굴거리나무들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제주의 가로수로도 많이 보이는 굴거리나무, 함초롬히 잎 접고 있는 모습이 재밌다.





밤숙소에서 본 오징어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