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미시령(05:20) - 울산바위 갈림(06:10) - 황철봉(07:30) - 저항령(08:05) - 마등봉(10:20) - 오세암 갈림(11:00 점심) - 오세암(12:10) - 영시암(13:10) - 백담사(14:50) - 셔틀 이용 - 용대리
동해 새벽빛 보며 오르는 미시령 싸늘한 바람이 좋다. 무박산행의 묘미다.
시야에 드는 사방 산릉들 초록 동색으로 짙푸르러 가지만, 때마침 철쭉 한창이니 마냥 단조롭지만은 않다. 유난히 분홍 강한 꽃빛은 싱싱하기 그지없다. 작년 가을에 걸었던 길, 안개 일렁이며 신비롭던 그 산릉들 자취 없는데, 민망토록 선명한 저 마루금들... 금강까지 이어지는 북으로 먼 대간릉.
허나 먼 것은 더 멀리 놓는다. 겹겹 원근법 따라 굽이굽이 물物들의 행렬을 따라...
불과 몇 주 사이 서너번째 설악, 풍경의 소비란 삼킬수록 더해지는 허깃증이랄 밖에.
황철 저항 마등... 봉우리마다 쏟아지는 바위더미, 초록 산하 등진 저 너덜의 계절은 어디쯤일까?
하늘길 따라 쉼없이 지나가는 별자리와 오르내리는 구름 아래 꿈쩍 없이 누워 태산 이룬 돌덩어리들.
오르는 걸음 사이사이에 놓인 거리를 들여다본다. 동녘 햇살 부신 아침인데 돌들 수만큼이나 많은 돌틈으로 어둠들, 어쩔줄 모르는 시간을 저마다 캄캄히 가둬놓고 짐짓 바람만 분다.
만어산 일만 마리 물고기들 뜬 눈들처럼 누웠더니, 저항 황철 너덜 찬 돌들은 검은 별무리로 누웠다. 별만 쳐다보고 누운 돌의 눈들. 여태도 알지 못하는 길, 서로에게 향하는 길 하나 만들지 못하는 수백 수천 갈래의 시선들. 끝내 하나 아닌 어둠들.
감은 눈 탁탁 밟고 오른다. 눈과 어둠 사이사이, 가시처럼 박힌 늑골 아래 무엇같은....
옛날은 그런대로 옛날이라서, 산 속 가도가도 길입니다. 끝나지 않으니 보이지도 않습니다. 눈 감고 걷는 길.
계절 밖으로 웅크린 시간의 침묵이 너덜이라면, 살(矢)처럼 사라지는 어제의 연두는 시간의 광채였던가요. 인因과 연緣의 바깥으로 난 길을 그들에게 묻습니다. 이마 붉어지는 시간에 돌아보는 서쪽입니다.
미시령 오르며 돌아보는 서쪽
그리고 동해...
미시령 북쪽 돌아보다
아침햇살 드는 울창 숲 걷는 느낌이 좋다
1318봉과 황철봉
황철 너덜 오르며 돌아보는 울산바위와 달마봉
북으로 대간릉. 상봉, 마산, 향로봉, 그리고 맨 뒤로 금강...
오늘 지나온 길 돌아보다
다시 북으로...
동해 물빛과 산빛 고와 함께 담아보려 욕심부렸지만...
오늘 코스, 내내 철쭉 꽃길이다
1318봉에서 보는 대청봉 방향
여기 철쭉은 분홍 빛깔이 강하여 제법 화려하게 느껴진다.
황철봉 가며 숲 사이로 똑닥대다
황철봉 좀 지난 암봉. 예전에 잘못된 황철봉 표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내려서며 보는 대간릉. 대청봉 아래 마등봉.
서쪽 능선
저항령 향해 가파르게 떨어지는 길
돌아보다
저항령 내려서며 건너보다
저항 너덜 오르며 굽어보는 골짜기
돌아보는 황철봉
이쪽 비탈도 철쭉이 고운 편
이 비탈, 진달래 군락지라 꽃시절엔 귀청 사면 못지 않게 보기 좋겠다.
바람찬 암봉에서 보는 진행방향.
저 암봉들 모두 우회한다. 그래서 마등봉까지는 은근 조망 감질나는 지루한 구간이다.
짱은 내설악 곳곳 짚어가며 머시라 하고...
우회 암릉. 낙석 걱정될만큼 암질 푸석하니 불안정한 곳이다.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는, 우회해 온 암릉
황철봉
진행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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