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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대간

대간릉 구룡산 110113

by 숲길로 2011. 1. 15.

코스 : 도래기재(09:30) - 임도횡단(09:55) - 상금정 갈림(10:50) - 구룡산(11:50) - 고직령 - 점심 - 곰넘이재(13:30) - 신선봉(14:30) - 차돌배기(15:25) - 석문동(16:50)

 

(고직령 산신각은 등로에선 확인 불가. 신선봉 조망 표시는 실제와 다르다)  

 

애초 갈 맘 먹지도 않았었는데 날씨 아까워 불쑥 나선 산행.

어제 황매산 조망산행 여운이 길다. 집에 돌아와 일기예보 확인하니 춥고 쾌청, 바람마저 약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상태 그럭저럭 굴릴만하다. 일단 대간팀에 편승.

 

오늘 코스, 구룡산 제외하곤 전 구간 조망 없다. 다양한 각도의 원경 좀 볼려면 눈과 덤불 헤치고 품팔아야 한다. 물론 구룡산 눈맛 하나만도 모든 아쉬움 상쇄할만큼 강렬하다. 세상 끝인 양 둥근 벽으로 우뚝 막아선 태백 마루... 푸른 하늘 아래 형언키 힘든 빛깔로 흘러내리는 골골 금들은 섬뜩하도록 박진한데, 문득 되돌아보는 소백 눈빛은 먼 그리움으로 아련하다.

 

아침햇살 받으며 산으로 산으로...

 

세지 않은 바람이 무척 차갑다. 두터운 옷 뚫고 허벅지 얼얼 무감각해질 지경이다. 

그래서인가, 다들 엄청 빨리 걷는다. 난 어제 예닐곱 시간 눈산행 후라 몸 무겁다. 사진 한 장 찍는 사이 맨 꼴찌. 헐~~ 

 

임도 건너는 지점 인상적인 소나무. 우째 좀 징그럽게 생겼다야~ 

뒤집어진 뿌리, 대개 땅 속 어둠 속에 감추어 두곤 하는 식물적 생명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듯한 수형이다.

  

돌아보는 조망 아쉬워 잎진 숲 사이로 똑딱. 옥돌봉이다. 

 

같은 지점, 임도 건너보며

오늘 가야할 봉과 능선인 듯하다. 가장 높은 게 구룡산릉이겠고 그 오른쪽 차돌배기봉, 그 오른쪽은 각화산으로 이어지고, 또 그 너머는 선달로 이어지는 능선 아닐라나...   

  

역시 숲 사이, 문수와 옥돌.

 

올라야 할 구룡산릉.

앞 모습이나 뒷모습이나 구룡산은 그 이름 썩 어울린다. 단, 아홉 용이 아니라 거대한 한 마리 구렁이 웅크린 듯하다.

 

집에 와서 알아본 구룡산 공식 유래는, 아홉 용이 승천하다 어떤 아낙이 '뱀 봐라' 하며 꼬리 당기는 바람에 놀라 떨어져 뱀이 되었다는 것. 

'뱀 봐라'는 대목은 낯익다. 즉 구룡산 특유가 아니라 꽤 보편적인 틀이다. 여기엔 신화적 상상이 역사와 과학적 자연 경험에 의해 깨져가던 때와, 초기 신화를 지배하던 여성의 지위가 남성에 의해 대체되고 밀려나 급기야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어가던 때의 인상이 겹쳐 있는 듯하다. 불멸 존재로의 초월을 방해하는 여자. 여전히 되풀이되는 고전적이고 상투적인 편견 레퍼터리지만, 성적 코드 부각시키며 유혹/매혹이란 주제로 변용될 경우 얘기는 한결 흥미로워진다. 허나 찬란한 위선과 체면의 그늘 아래 야성과 욕망을 깊이 파묻어버린 유교 문화는 그 측면을 확고히 거세하려 했다. 그래서 짐짓 소박하면서 교훈적인 전설들의 외형 아래 깊이깊이 잠복한 욕망의 역동을 짐작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터. 

 

구룡산릉 왼쪽

 

상금정 갈림에서 올려다보는 구룡산릉

 

역시 그 왼쪽

 

멀리 가물거리는 일월산쪽

지난번 옥돌봉 아래서 바라보며 그 방향이긴 해도 설마 했는데... 오늘 쾌청하늘 아래 확인컨데 과연 일월.

   

눈처마가 키를 넘는다. 약한 짐승이 피해 가야지~

 

 

구룡산정 직전 바위, 덤불 뚫고 눈 헤치고 기어올라 돌아보다.

멀리 도솔에서 죽령 건너 이어지는 소백 주릉, 그리고 선달 옥돌(맨 왼쪽)까지.

아래는 당겨본 모습.

 

오늘 본 중 뜻밖이라 더욱 눈맛 각별했던 능선.

백운산에서 꽃꺽이재(화절령) 지나 두위봉까지... 두위봉 앞으론 영월 매봉산.

 

주실령 건너 의젓한 문수산릉. 그 왼쪽 멀리 까칠한 육육봉 청량산릉도 보인다.

  

장산과 백운산. 당겨보면...   

장산(오른쪽)과 백운산

 

두위봉보다 더 왼쪽. 역시 좀 당겨본다. 

매봉산릉

 

더 왼쪽. 멀리 정선의 무슨 산일까?

 

태백 함백

 

태백 함백 장산

 

함백 장산

 

태백

 

일월(왼쪽)과 청량(좀 오른쪽 멀리)

 

일월쪽을 당겨보다. 일월 앞은 각화산

 

 

다시 문수산 쪽 

 

다시, 소백과 옥돌

 

떠나기 아쉬워 다시 돌아보는 태백

 

구룡 내려서며 건너보는 각화와 일월

 

종잇장같은 자작(?)의 껍질.

낭만 즐기는 이들이라면 두어장 모셔다 운치있는 산중 편지라도 쓸만하겠다.

 

돌아본 구룡, 아니 웅크린 구렁이

 

곰넘이재 지난 공터에서 돌아보는 구룡산릉. 방화선만 따라가면 이 공터를 비켜 지나치므로 주의.

 

방화선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그러나 이 정도 폭 방화선이 실상황에서 무신 소용 있을라나?

 

신선봉 오르며 돌아보는 옥돌(가운데)과 소백(멀리) 그리고 구룡(오른쪽)

 

신선봉 전, 길 벗어난 바위에서 건너보는  차돌배기봉(가운데)과 각화산(오른쪽).

 

신선봉 전후 산죽은 전부 죽었다. 왜들 저러실까???

살만큼 사신 건가, 세상이 무어 못마땅하신 건가.... 

 

역시 신선봉 전, 길 벗어난 조망처에 보는 각화산

 

같은 지점에서 보는 문수산릉

 

신선봉 오르내림은 꽤 가파르다. 무건 몸 끌고 두 군데나 길 벗어나 허덕댔으니 더 지친다.  

지도엔 신선봉 정상 조망 트인다 했지만 실제론 아니다. 나무들 웃자라기 전 옛날 얘기인 게다.

 

신선봉 내려서며. 숲 사이 왼쪽 맨 뒷줄은 아마 청옥산릉일 듯.

 

건너보는 문수산릉. 워낙 잘 생겨서 옥돌 선달 쪽에서부터 내내 눈길 가는 산이다.

 

 

차돌배기 직전 바위에 올라 돌아본 신선봉과 계곡(아래)  

 

차돌배기 거쳐 하산 능선 솔숲에서 숨 돌리며 

 

계곡 만나기 전에 돌아보다

 

계곡 만나기 직전 건너보고 굽어보다. 겨울날 오후에만 누리는 찰나의 빛.

 

골짜기가 많이 다쳤다. 뿌리뽑힌 나무들 돌밭에 함부로 딩굴고 있다.

이태 전이던가, 춘양 일대에 폭우 강타한 적 있었는데 그 때 흔적일 성 싶다.  

  

완만하고 거친 계곡따라 총총 하산...

차돌배기에서 석문동 6km,  수해 탓에 예전 길은 사라졌으니 적당히 가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