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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기 강원권+소백

정선 두위봉 100614

by 숲길로 2010. 6. 15.

코스 : 자미원(10:40) - 연못(12:05) - 주능선(12:15) - 철쭉제단 - 정상(12:50 점심) - 도사골 갈림(14:35) - 휴양림(16:00) - 도로(16:15) 

 

 

철쭉과 나물로 유명한 산이지만, 꽃은 끝물이고 나물은 까막눈이다. 듣자니 나물 역시 늦었다 한다.

그러나 크고 깊은 강원도 고산답게 여름 산행지로도 나쁘지 않다. 숲 깊고 그늘 두터워 산책하듯 걷는 맛 좋고 눈길 가는 곳곳마다 온갖 꽃들 다투어 피어나 심심치 않다.

방태산, 금대봉, 함백산 등등 꽃 좋고 숲 좋은 강원도 큰 산들이 궁금해진다.

 

 

태백선 철길 지나가는 자미원 마을. 한가로이 선로 건너며 돌아보는 여름날 고요한 낮 풍경, 조금 쓸쓸한 듯 정겹다. 총총 세워진 이정표 가리키는대로, 소박하기 그지없는 예배당(공소) 앞을 지나 마을 뒷쪽 고랭지밭을 가로지른다.

고도는 이미 칠백을 넘었다.  일행 누군가 '하늘 아래 첫 동네'를 떠올리는데, 자미원이란 이름도 그래서인가.자미원 한자를 모르겠으나, 혹 북쪽 하늘 별자리 가리키는 그 뜻이라 한들 선뜻 수긍할 만하다. 

  

고랭지밭 가로질러 가며 

 

 

비로소 숲으로 드니 찔레향이 코를 찌른다. 장미보다 맑고 고운 초여름의 꽃.

 

 

사방보 공사 현장을 지나니 잠시 가파르다. 바람없이 습도 높은 날씨, 어지간한 고도임에도 제법 덥다. 

묵묵히 걷는다.

가풀막 한 기세 꺽이면 어디선가 물소리도 들리고...

어느 새 길은 능선인지 비탈인지 분간되지 않는 울창 숲속으로 이어진다. 깊고 푸른 아우성 잠겨든 적막 벗삼아 하염없이 걷고싶은 일품 산책로다. 

 

 

어제보단 한결 낫지만 꽤 덥다. 다리 둥둥 걷고 간다.

물푸레 종류일까?

 

털쥐손이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제철인갑다. 

듣자하니, 털쥐손이란 이름을 꽃쥐손이로 바꾸기로 했다고.

사실이라면 썩 고약한 일이다. 털쥐손이, 볼수록 재미있는 저 꽃 이미지를 더없이 감각적이고 예쁘게 담아내는 이름을 왜 막연하고 유치한 인상으로 개악하는 걸까?

꽃이란 허두만 붙으면 그저 예쁘다고 여기는 저 완고한 어리석음이라니...

  

쥐의 손같다 하여 쥐손이라는데... 기발하다. 대체, 쥐의 손이라니! 발이 아니고...

털 송송 난 꽃술은 쥐의 앞발보담 주둥이를 닮았다. 사실 쥐도 저 꽃만큼 예쁘게 생긴 짐승이다.   

  

그래서 나는 개명에도 불구하고 털쥐손이란 이름을 고수하기로 한다.

 

길옆 산죽들이 모두 꽃을 피우고 있다. 대나무는 꽃피면 죽는다던데... 목하 집단자살 중인가?

 

예쁜 연못에서.

연못가 표지판에, 이곳이 마지막 물가이니 목을 축이라고 친절하게(!) 적혀 있다.

누구? 나? 아님 지나가는 노루나 멧돼지들 보라고 적어 놓은 걸까?

 

승마 같은데...

 

얜 또 누굴까?

 

드디어 능선 조망 트이는 곳. 털쥐손이 꽃밭 너머 영월쪽 산릉들이 올망졸망하다.

  

쥐오줌풀이던가? 

끝물이나마 철쭉꽃도 보이고.

 

먼산릉만 담아본다 

 

철쭉군락지 지나며

 

능선 고목 참나무 숲길이 무척 맘에 든다. 

철쭉단에서 건너보다 

 

멀리 소백으로 향하는 대간릉이 가물가물... 

 

그나마 싱싱한...

  

 

 

     정상에서

 

직동 방면, 즉 서남쪽

 

헬기장에서 돌아보다 

 

담 봉우리 오르며 돌아보다 

 

 

신비로운 수형 자랑하는 참나무들과 갖가지 꽃들 있어 더  즐거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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