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웅진리(10:50) - 주릉 갈림길(12:10) - 정상(12:50) - 문바위봉 갈림길(14:30) - 문바위(14:40) - 추곡약수 아래 주차장(16:50)
사방 네 고을 환히 굽어 보인다 하여 사명四明산이라 했다. 그러나 오늘처럼 몇 걸음 발 아래조차 캄캄하다면, 누군가 뾰루퉁하게 불러 주었던 사명四冥에 더 맞장구치고 싶어진다.
비 내린 직후 습한 날씨 물먹은 몸은 천근만근... 워낙 우거진 능선, 흔치 않은 조망처에 이르러도 시야 닫혀 있으니 아쉬움 더하다. 남과 북 소양호와 파로호는 흐린 끝자락만 겨우 엿보았고, 가파른 계곡 쏟으며 기복 실하게 굽이쳐가는 짙푸른 원근 능선들은 하산길 숲 사이 틈틈 넘본 게 전부다.
그러나 정상에서 문바위봉 이르는 큰 줄기 곳곳 무섭도록 우거진 숲과 이름모를 유월 꽃과 풀들은 짖궂은 날씨 원망 잠시 잊어도 좋을만치 인상적이었다. 빼어난 조망대 많지 않은 강원 내륙의 육산들이 흔히 그러하듯 세상 가장 멀리에서 나 홀로인 양, 짙은 숲향 마시며 망연히 내쳐 걷는 맛 또한 각별하다.
38선 이북의 심산유곡, 공간적 거리 못지 않게 마음의 거리 또한 아득한 곳이었으니,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돌아옴이 더욱 애틋하여 뒷모습 더욱 장하고 커 보이던 산.
소양호 북으로 돌아돌아 가는 멀미나던 길, 이제 거침없는 터널로 이어졌으니 배후령 터널마저 뜷리는 그 날, 쾌청 하늘 고르고 골라 다시 한 번 올라 볼까나...?
웅진리 마을길은 새로 포장공사 중인 듯...
멀리 보이는 능선은 도솔지맥 월북현 좌우쯤이겠다.
숲으로 들기 전 뒤돌아본다. 싱그럽게 모 자라고 있는 저 너머 먼 산은 어디일까?
선정사 지나 비포장 산책로는 울창한 삼림욕장이라 할 만하고...
아침까지 비 내렸던 듯 꼽꼽한 흙길... 폐부 깊이 파고드는 숲내음 싱그럽고 골짜기 물소리는 우렁차다.
틈틈 기웃거리니 물 불어난 곳곳 작은 폭포다. 숨 돌리며 한 두컷 똑딱...
깊고 깊은 숲 사이로 돌길 흙길 번갈아 이어진다.
계곡 벗어나기 직전 다시 아쉬움 남아 숨 고르며 한 번 더 똑딱.
이제부터 가파른 지능선 따라 오른다. 주릉 만나기까지 약 1km, 30분 정도 제법 숨찬 구간이다.
지능선에서 건너보는 주릉은 구름 속이다. 혹시나 했던 기대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돌아보는 숲 사이 빼꼼한 소양호를 당겨보니...
주릉에 닿으면 정상까지 500m는 아주 편한 울창 숲길 산책로다.
정상 직전, 월명봉 향 북능선 갈림길.
구름바다 정상에서
주릉 어디선가, 역시 숲 사이로 엿본 파로호
길 벗어나 잠시 올라본 바위에서 굽어본 파로호 방향.
그럼 저 봉우리가 설안재봉?
좀더 왼쪽
1180봉 헬기장에서 보는 소양호쪽.
조금 당겨본다.
한동안 이어지는 부드러운 숲길은 원시적 야성이 느껴지는 특급 삼림욕장
문바위
문 노릇하는 두 바위봉 잇는 출렁다리 있지만 너무 낡아 아무도 건너려 않는다.
왼쪽 바위에 있는 칠성탑. 소박한 솜씨가 오히려 돋보인다.
멀리 보이는 건 소양호.
죽엽산과 설안재봉?
서쪽.
가야할 능선인데 오른쪽 뾰족봉은 슬쩍 우회하고 그 다음 봉이 도솔지맥 분기봉.
돌아본 사명산 정상부는 아직 구름 속.
뾰족봉 오르다 돌아보니...
숲 사이로 빼꼼 문바위가 보여 당겨본 모습.
이후 내내 조망이 없다. 아름다운 숲길이지만 좀 지루한 감이 든다.
하산릉 분기봉 전 안부에서 계곡길이 있다면 바로 내려서 알탕이나 하려 했는데...
길은 고사하고 곰탱이도 굴러떨어질만큼 가파르다.
오늘 코스에서 확연 느끼지만, 이 지역 산세는 육산릉이면서도 기복이 상당하고 좌우 비탈도 엄청 가파르다. 그래서 바위산 아니어도 멀리서 보기엔 제법 멋스럽고 활달하다.
워낙 습한 날씨, 계곡 만나자말자 적당히 치고 들어가 그대로 퐁당...
추곡약수는 들리지 않았는데, 귀하게 떠 온 분에게 한 모금 얻어마시니 전형적으로 철분 강한 탄산약수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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