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여행/경기 강원권+소백

가평 연인산 명지산 151122

숲길로 2015. 11. 23. 20:22



코스 : 백둔리(10:00) - 소망능선 - 연인산(11:40) - 점심 - 애재비고개(12:47) - 명지3봉(13:37) - 명지2봉 - 명지산(14:38) - 익근리 주차장(16:55)


연인에서 명지까지, 늦가을 낙엽숲길이 참 아름다운 능선이다.

아름드리 참나무들 즐비하고 각종 활엽수들 무성하여 연두 봄빛이나 단풍시절도 참 곱겠다.

붐비지 않는 계절, 산빛 볼맛 덜한 대신

크고 깊은 산세 음미하면서 아름다운 수형 드러낸 나무들 우러르며 호젓하게 걷는 맛이 일품이다.

흐린 하늘 막힌 조망 탓함 없이 숲과 나무들만에 취해 걷는 겹겹 산마루길, 춥지 않은 11월의 진종일.

산세는 묵직한 육산릉이지만 곳곳에 불거진 신비로운 느낌의 바위와 가파른 벼랑들이 눈길을 끄는데    

하늘 맑고 여유로운 걸음이었다면, 제멋대로 우거진 숲 헤치고 나가 길옆 조망바위들 기웃거리는 재미도 있었을려나...


기회된다면 코스나 방향 달리하여 다른 계절에도 걸어보고 싶은 곳,

대금산으로 이어지는 지맥 남줄기와 귀목봉 거쳐 한북정맥 이어지는 구간까지도 함 밟아보았으면 싶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걷는 명지산,

멀지만 않다면 계절 번갈아가며 자주자주 기웃거리고 싶은 산...


마을길따라 소망능선 들머리 가며 돌아본 백둔리 11월

 

포근한 날씨 덕에 길가 단풍은 오래토록 곱다. 나날이 단조로워져가는 산빛에 저항이라도 하듯...  


낙엽송 노랗게 물든 소망능선 보인다.

늦가을 억새 일렁이는 길 아래선 며칠간 내린 비로 청량한 물소리 들려온다.

마냥 여유롭게 어슬렁거리고 싶지만

해짧은 계절, 빠듯한 산행시간이 신경쓰여 다들 걸음 바쁘다.

  



승용차만 진입 가능한 소망능선 들머리 주차장.

장수능선쪽으로도 진행 가능하다.


아무런 소망없이 소망능선 오른다


붐비지 않는 낙엽길, 꾸준한 오름이지만 걷는 맛 쏠쏠하다.


일부 구간은 낙엽송 깔비 노랗게 덮여 있어 이채로움 더한다

 

곳곳 마른 단풍잎들이 많이 보인다.

단풍철에는 아주 볼만하겠지만 인파 붐비기도 할 터.


장수능선과 만나는 삼거리 지나 연인산정 향해 가며 


숲 사이로 빼꼼 화악산 건너보다.

워낙 포근한 날씨, 높은 구름 덮이고 대기는 흐리다. 원경 조망 기대 접는다.


햇살 없으니 바람이 조금 차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산길 걷기엔 딱 좋은 날씨.


잎 다 떨구고 줄기와 가지 드러낸 참나무들, 

심상치 않은 자태들이 앞으로 펼쳐질 풍경을 짐작케 한다. 부풀어오르는 기대감... 


흰바위들 드러난 명지 2,3봉 능선 너머 화악산릉


연인산정에서 보는 서남쪽 1055봉.

우정봉 대금산으로 이어지는 명지지맥 방향인데 언제 밟아볼 기회될려나...?

  

잘룩한 전패고개 지나 왼쪽으로 명지지맥 매봉, 가운데 멀리 흐릿한 건 축령 서리산 쯤일 듯.


가운데 매봉, 왼쪽 나뭇가지 뒤로 칼봉산?


저 집은 무얼까...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무인대피소라고.


운악산(왼쪽)과 한북정맥, 오른쪽 뾰족한 게 청계산인 듯.

한북정맥은 수피령에서 운악산까지만이라도 걸어보고 싶은데, 갠적으로 들이대기 수월치 않아 차일피일 하다보니 언제나 가능할런지...   


이제 가야할 산줄기와 왼쪽 뾰족한 귀목봉.

귀목과 명지 사이 보이는 건 한북 국망봉?




뒤돌아본 연인산정


능선숲길이 썩 마음에 든다.


책 쌓아놓은 듯 가로줄무늬 선명한 기이한 형태의 바위들이 눈길 끈다.






이 능선 곳곳 왼쪽 사면으로 저보다 큰 바위들이 벼랑 이룬 곳 더러 보인다.

다른 때라면 조망 겸하여 함 기웃거려 볼만할 듯.








나무와 숲,

길 더불어 흐르고...


햇살 부시면 또 어떤 느낌일까?

수많은 가지 저마다 빛나며 반짝여 올 텐데...

먼 산은 멀어 더욱 멀고,

부지런히 놀리는 발 아래 바스락대는 낙엽과 고르게 흐르는 숨소리...   


멋드러진 수형 맘껏 뽐내는 나무들은 오히려 또다른 의미로 제철 만난 듯.




사실, 날씨 썩 좋지도 않고 잎진 계절이라 큰 기대 않았었는데   

숲길 무척 아름답고 걷는 맛이 워낙 좋아, 내내 흐뭇하고 뿌듯한 느낌.




이제 아재비 고개 향하여 완만하게 하강~~






나무와 나무 사이 너르게 난 저 길, 봄이면 풀꽃들 무성하게 돋아올 테지...




속 비우고 귀 하나 얻은 저 나무

흐르는 계절 오가는 나날, 무엇을 듣고 있을까?

사시시철 열려있는 귀, 닫고 싶어도 닫을 수 없는...





애재비 고개 내려서기 전 적당한 곳에서 바람 피해 점심 요기.






아재비 고개 내려서며


별 특징 없이 무던해 뵈는 아재비고개지만 이름 유래가 단연 흥미를 끈다.

옛날 옛적 고개를 넘던 만삭의 여인이 하도 배가 고파 정신을 잃을 지경이 되어 어떤 짐승을 잡아먹었는데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낳은 아기더라는,

참혹하고 슬픈 이야기. 

아저씨의 다른 말인 아재비란 단어를 섬뜩하도록 새롭게 제시하면서, 삶의 가혹한 진실을 드러내주는 전설. 


말 나온 김에 일대 지명에 대해 잠깐 시비하자면, 

연인산이니 우정봉, 소망능선 따위는 당최 너무 몰개성하지 않나 싶다. 게다가 추상명사 즐기는 서양식 작명 흉내같아 낯간지럽기도 하다.

원래 이름이 있다면 그대로 쓰는 게 당연하거니와(우목봉이나 월출산),

새로이 명명한다 해도 토착성이나 지리적 특징을 반영하는 쪽이 더 낫지 않나 싶다.       


명지 3봉 향해 가다.

한때 방화선을 조성했는지 울창숲 사이가 꽤 너른 폭으로 트여 있지만 다행히 길은 오솔길이다. 

저 너른 공간 가득 채우며 푸른 싹 돋아올 때나 각종 꽃들 다투어 피어날 여름 모습이 궁금하다.




돌아보는 연인산릉


명지3봉 오름이 꽤나 팍팍하다. 자주 숨 돌리며 돌아본다.

오늘 코스 중 가장 힘든 구간인 듯.




이름이 몰까?




또 돌아보다


길은 바위 불거지는 능선 살짝 우회하며, 많이 가파른 곳은 계단으로 오르기도 한다.


저기만 치올리면 3봉이 멀지 않을 듯...

한해 한해, 아니 하루하루 무거워져가는 듯한 몸.








얼추 치올린 듯 싶은데...






꼿꼿 선 채로 마른 꽃


오른쪽 흰바위 보이는 곳이 3봉


3봉 직전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다

 

상판리 귀목동,

한북정맥과 명지지맥 나누는 조종천 최상류에 해당하는 곳.


뾰족한 귀목봉과 너머 좌우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명지3봉 흰바위에서 건너보는 귀목봉




명지산(1봉)


걸어온 줄기, 돌아본 연인산쪽 능선


3봉과 2봉 사이에 이어지는 암릉. 저 곳을 우회하며 길은 이어진다.


백둔리.

백둔리 원점으로 한바퀴 돌아보아도 좋을 듯.


2봉 가는 길


2봉에서 돌아본 3봉


3봉과 연인산릉,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연인산 너머 이어지는 명지지맥 줄기


2봉에서 보는 1봉

 





돌아본 3봉 능선


명지산 바위를 이루는 지질

 



2봉과 1봉 사이 능선 역시 고목 참나무가 많다. 작년 유월에 왔을 때도 감탄했던 기억.










구름 덮이는 화악을 당겨보다










정상 전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는 2,3봉


귀목봉과 한북정맥쪽


당겨본 정상부




정상에서 보는 사향봉 능선


2봉쪽


익근리향 명지계곡




하산릉에서 건너보는 화악지맥 가덕 북배 능선


가운데 멀리 흐릿한 건 화악지맥 끝에 달린 삼악산일 듯


사향봉 능선 버리고 가파르게 내려서다


메마른 단풍나무가 많이 보인다. 제철엔 산빛 좋을 듯


계곡 등로 만나서


며칠 비내린 후라 골마다 물이 철~철~


가문 여름보다 수량 훨 많은 듯.

















작년에 보았던 폭포는 들리지 않고 총총 내려선다.



평소보다 바삐 걷느라고 땀께나 흘린 터라

적당한 곳에서 개울로 내려선다.

아무리 포근하다 해도 경기북부의 11월 하순,

알탕하긴 버거워 발만 담근 채 대충 닦고

총총 하산.

멀대같이 허여멀건 돌부처 있는 승천사도 지나쳐

휑하니 주차장까지. 

캔맥주 한잔에 나른해지는 심신 

차에 부려놓고 쿨쿨~~